자객 열전 - 형가 1

2010. 7. 1. 08:55佳人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사마천의 사기

 

 오늘부터 며칠간 자객 중 그래도 역사에 기억되는 형가라는 사람에 대하여

알아볼까 하는데 형가(荊軻)는 진나라 시황제를 살해하려다

실패한 풍운아입니다.

 

시황제가 누굽니까?

바로 그 유명한 진나라의 왕으로 중국을 처음으로 통일했다고 폼 잡는 사람이 아닙니까?

맞습니다.

아주 잘난 인물이지요.

그래서 처음으로 다른 왕과는 차별화 전략을 쓴다고 처음으로

황제라 부르라고 온 세상에 알렸지요.

사실 왕이나 황제나 한 나라의 왕이지 이름 바꾼다고 달라지는 것 하나도 없습니다.

 

만약 형가의 시도가 성공했더라면 중원의 통일은 늦어졌고 지금 세계적으로

중국을 의미하는 China라는 영어로 부르는 나라 이름은 생겨나지도

았았을 것이고 역사 또 한 바뀌었을 겁니다.

 

형가의 조상은 제나라 사람이고 그는 위나라로 와서 살다가 제후국들을

돌아다니며 유랑생활을 합니다.

평소 독서와 검술을 좋아했다고 합니다. 

형가가 연나라에 왔을 때 전광선생이 그의 사람됨을 간파하고 후하게 대접을 합니다.

 

진나라에 볼모로 잡혀갔던 연나라 태자인 단(丹)이 연나라로 도망쳐 옵니다.

그는 이전에 조나라에 볼모로 간 적이 있는데 그곳에 함께 볼모로 와 있던 자초

(훗날 진나라 장양왕)의 아들인 영정(훗날 진나라 시황제) 또한 조나라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둘은 사이좋게 지냈습니다.

당시에는 이웃 제후국의 힘의 균형 때문에 수시로 왕의 자식이

이웃나라에 볼모아닌 볼모로 가 생활했지요.

여러 명의 자식 중 볼모로 가 있는 자식은 그야말로 별 볼 일 없는 자식입니다.

그러나 자초와 같이 여불위라는 시대의 장사꾼을 만나

팔자 고치는 경우도 가끔은 있습니다.

 

그 후 자초는 진나라로 도망을 가 장양왕이 되었고 뒤를 이어 즉위한 영정이

진나라 왕이 되었을 때 단은 또 이번에 진나라로 볼모가 되어 갑니다.

팔자도 참 기구합니다.

평생을 볼모로 이웃나라를 전전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래도 어렸을 때 둘은 매우 친하게 지냈으나 이제 처지가 달라졌다고

영정은 단을 예우해 주지 않습니다.

이런 게 더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단은 원한을 품고 또 도망을 쳐 돌아옵니다.

 

돌아오자마자 진나라 왕이 된 영정에게 복수할 생각부터 합니다.

그러나 이때부터 진나라는 다른 주위의 나라들과는 다르게 점점

강력한 나라가 되어가고 있어 모두들 두려워합니다.

 

하루는 태부인 국무에게 태자 단이 물어봅니다.

"어찌하면 진나라를 손 볼 수 있겠습니까?"

국무가 답합니다.

"택도 없는 소리... 개인의 원한 때문에 강력한 진나라를?

그냥 순수하게 손만 보시려면 몰라도....

그 이상을 생각한다는 것은 역린을 건드리는 일이라우"

"그러니 나는 어찌하면 좋겠수?"

" 지둘려 보슈..."

 

얼마 후 진나라 장수 번어기라는 사람이 진나라 왕 정에게 죄를 짓고 도망을 옵니다.

마음이 여린 단은 그를 거두려고 하자 국무가 나서 "아니되옵니다.

그를 거두어 준다면 폭군인 진나라 정이 성질냅니다.

이는 주린 호랑이가 다니는 길목에 고기를 놓아두는 일과 같아 그 화가 연나라에 미칩니다.

그러니 차라리 흉노로 보내서 진나라에게 빌미를 주지 말아야 합니다." 

 

"그래도 그렇지 내게  몸을 위탁한 사람을 어찌 내칠 수 있답니까?"

"기러기 털을 숯불에 태우는 것은 식은 죽 먹기나 독수리 같은 진나라의 노여움을

산다면 화투판에 패도 제대로 들지 않고 무모한 고를 불러 피박에 광박에

싹쓸이까지 당하는 바보 같은 일입니다.

그러나 우리 연나라에는 전광 선생이라는 고스톱의 달인이라는 분이 계시니

그 분과 한 번 만나 보시는 게 어떨까요?"

"오잉~ 빨리 모셔 오세요."

 

전광이 태자를 찾아옵니다.

태자는 몸소 버선발로 내려가 맞아들이고 전광 선생이 앉을자리를 손수 닦습니다.

주위의 사람을 물리자 가장 때리는 맛이 난다는 한국산 수입 모포를 바닥에 깔고

한 수 가르침을 청합니다.

 

"어찌하면 연나라와 진나라가 서로 맞짱을 뜰 수 있습니까?"

"준마는 한창 힘을 쓸 때는 하루에 천리를 달리지만, 늙고 한 물 가고 나면

게으른 말도 추월하지 못합니다.

제가 젊었을 때 총기가 있어 다른 사람들이 손에 든 패도 모두 읽었으나 지금은

눈이 어두워 제 손에 패도 제대로 읽기 어렵습니다.

제가 요즈음 뜬다고 하는 킹카 형가라는 사람을 추천해 드리겠습니다."

이게 뭬야? 기껏 판을 벌려 놓았는데 눈이 어두워 제 패도 읽지 못한다고라?

 

그래도 예를 갖추어 보내드리면서 "나와 선생이 나눈 이야기는 국가의 일급

기밀사항이오니 발설 금지!"라고 부탁하니 "Why not~"이라고 합니다.

선생이 가시고 난 뒤 아랫사람이 깔아 놓은 판을 걷으려고 하자

"그냥 냅 둬라~ 뉴 페이스가 온단다." 하며 말립니다.

 

다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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