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6. 12. 09:48ㆍ佳人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사마천의 사기
전제(專諸)는 오나라 당읍 사람입니다.
네... 바로 '오월동주니 와신상담'이니 하는 멋진 고사를 남긴 오나라 때 이야기입니다.
중국 4대 미녀 중 제일 맏언니 격인 서시도 같은 시기에 살았지요.
초나라에서 혼자 살자고 야반도주하듯 오나라로 도망쳐 온 오자서는 전제를 보는 순간
'으음~ 바로 이 녀석이야~ 큰 물건이 될 거야"하고 그 자리에서 전제에게 자객의 냄새를 맡습니다.
오자서의 코는 무슨 코이기에 그리도 냄새를 잘 맡습니까?
그때 오자서는 오나라가 초나라를 공격함으로 얻을 수 있는 실리를 말하던 중
공자 광이 나서며 "오자서는 아버지와 형을 초나라 왕에 의해 죽임을 당했습니다.
그래서 초나라를 치자고 하는 일은 오나라를 위한 일이 아니고 자기의 원수를 갚고자 함입니다.
하며 반대를 합니다.
공자 광은 그냥 광이나 팔지 왜 시건방을 떤답니까?
사실 오자서 입장에서는 아버지와 형의 원수를 갚고 싶기도 했으니 아무 말도 못 합니다.
사람이 속내를 들킨 것처럼 무안한 일도 없지요.
이에 오자서는 공자 광이 그냥 광을 팔기보다 직접 판에 뛰어들어 오광을 노리고
판을 싹쓸이하려는 대권에 뜻이 있음을 간파합니다.
선수는 선수를 안다고 했습니까?
그리고 속으로 "이놈이 꿈도 야무진 놈이로구나. 아직 다른 나라를 치는 문제는
당분간 입을 다물고 있어야 하겠다"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는 공자 광에게 협객의 냄새가 나는 전제를 추천합니다.
공자 광이 바로 나중에 월나라 구천과 대판 싸운 춘추시대 패자인 오나라 왕 합려가 됩니다.
그의 아들이 그 유명한 섶에서 잠을 자며 아비의 원수를 갚기 위해 와신(臥薪)했다는 부차이지요.
사실 공자 광은 아버지 세대에 형제들에게 이어지는 왕위 계승권에서 막내 삼촌인 계찰이
"나 안 해!"하고 도망을 가자 다음 세대로 넘어오면 장자의 큰아들인 자기가 왕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바로 세 번째 삼촌인 여말이 양위하며 자기 아들이며 공자 광의 사촌 동생인
요를 왕으로 추대하는 바람에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꼴이 되어버려 심기가
매우 불편해 있던 참입니다.
그렇다고 완전히 포기는 하지 않고 훗날을 도모하기로 작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9년 후 초나라 왕인 평왕이 세상을 떠나자 국상 중임을 기회로 초나라를 치러 들어갔는데
오히려 역습을 받고 오도 가도 못하는 처지에 있게 되고 오나라 도읍은 비어 있었습니다.
날이면 날마다 있는 기회가 아닙니다.
광은 전제를 은밀히 불러 "지금이 기회다. 지금 하지 못하면 앞으로
영원히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나야말로 장자로 진정한 후계자이니 마땅히 내가 왕위에 올라야 하고 어느 사람도
나의 정통성을 의심할 사람은 오나라에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전제가 말합니다.
"오나라 왕 요는 아들이 아직 어리고 동생은 군사를 거느리고 초나라로 들어갔다가 배후를
공격당하고 오도 가도 못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군사들이 출동하고 도읍은 텅 비어 있습니다.
알것슈~ 제가 하쥬."
사실 공자 광은 이 말이 듣고 싶었고 그리고 머리를 조아리며 오광 패를 전제에게 보여주며
"내 몸이 곧 그대의 몸이오."
이게 뭔 말인가요?
실패하면 같이 죽어도 성공하면 자기만 왕이 되는데....
이 말에 정말 자기가 한 몸인지 알고 자기 목숨마저 버리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게 무슨 로봇 대권 브이 합체하는 일도 아니고 말입니다.
세상을 살다 보면 이런 일이 가끔 있지요.
어렵게 사업을 시작할 때 오너는 늘 이런 말을 합니다.
그러나 망하면 같이 쪽박을 차도 흥하면 자기는 사장이 되지만
같이 고생한 사람은 영원한 종업원입니다.
그 후에 입사한 사람이 능력이라도 있으면 젠장 머지않아 잘리기도 하지요.
드디어 오나라 왕 요 12년 4월 거사일...
광은 무장한 군사를 지하실에 숨겨 놓고 술자리를 마련하여 왕을 초대합니다.
왕은 기분이 찝찝해 자신의 호위병을 왕궁으로부터 광의 집까지 늘어 세우고 출입문과
계단에도 자기 사람들로 세웠으며 특히 자신이 앉은자리 양쪽으로
긴 창을 든 호위병을 세웠습니다.
드디어 연회가 시작되고 여흥이 무르익자 공자 광은 가오량지어우(高梁酒)에 취한 듯
일어나다가 일부러 넘어지고 발을 다쳤다고 거짓말을 하고 지하실로 내려갑니다.
그곳에 대기하고 있던 전제에게 생선 뱃속에 비수를 감추고 들어 오라고 합니다.
구운 생선을 들고 왕 앞에 들어온 전제는 순식간에 생선 배를 가르고 비수를 꺼내
요 왕을 찌릅니다.
왕은 전문가인 전제에 의해 그 자리서 죽고 전제 또한 왕 주위에 있던
호위병들의 창에 찔려 죽습니다.
"내 몸이 곧 그대의 몸이오."라고 했는데 전혀 아니군요? 젠장 전제만 죽습니다.
결국, 전제는 광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한 소모품에 불과했습니다.
광은 매복시켜 놓았던 군사를 풀어서 요 왕이 데려온 군사를 모두 죽여버리고
스스로 왕위에 오릅니다.
그가 곧 풍운의 패자라는 합려입니다.
그래도 전제의 아들에게는 상경이라는 벼슬을 주었습니다.
졸지에 전제의 아들은 아버지의 목숨과 바꾼 벼슬을 하게 됩니다.
세상에 아버지는 무엇입니까?
자식 벼슬길을 터주기 위해 목숨마저 버려야 합니까?
이렇게 전제의 죽음을 딛고 왕위에 오른 합려.....
그도 결국 월나라 구천과 패권을 두고 싸웠으나 전쟁 중에 입은 작은 부상 때문에
목숨마저 잃습니다.
그의 유언에 따라 아들인 부차가 대를 이어 구천과 전쟁을 하게 되며 '와신상담'이니
'오월동주'니 하는 멋진 말을 후세에 남기게 됩니다.
이 두 사람의 싸움에 중국 4대 미녀 중에 제일 맏언니 격인 서시가 등장합니다.
정말 재미있는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시대를 전제라는 자객에 의해 만들어 지지요.
서시의 드라마틱한 삶....
이 이야기는 제 블로그 여인 열전 편의 서시 이야기를 읽어 보셔도 됩니다.
'佳人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 사마천의 사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객 열전 - 섭정 (0) | 2010.06.26 |
---|---|
자객 열전 - 예양 (0) | 2010.06.19 |
자객 열전 - 조말 (0) | 2010.06.08 |
이사 열전 9 -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0) | 2010.06.04 |
이사 열전 8 - 첩이 안방마님과 경쟁하면... (0) | 2010.06.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