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객 열전 - 조말

2010. 6. 8. 08:43佳人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사마천의 사기

오늘 이야기는 자객열전의 조말 이야기입니다.

노나라 사람인 曹沫은 장공을 섬겼습니다.

그러나 장수로 전투에 나서 제나라와 싸워 세 번을 모두 패하고 맙니다.

그러니 장수로는 재능이 없다는 말입니다.

 

번번이 패하자 장공은 겁을 먹고 종묘사직이나 지키자는 마음으로 땅을 바치며

제나라와 화친을 하려 하였으나 조말은 여전히 아끼며 옆에 두었습니다.

정말 속도 좋습니다.

진작 잘라야 하는 데 그놈의 정이 뭔지.....

 

제나라 환공은 전쟁에 패한 노나라 장공으로부터 화친을 하자는 연락을 받고

"그래! 하자."라며 오라고 연락합니다.

그리고 미팅장소를 가 화친의 대가로 노나라 땅 일부를 제나라에 바치기로 합니다.

더러워도 어찌합니까?

땅으로 주었다가 나중에 몰래 힘을 키워 다시 찾아오면 되잖아요.

세월이 지나면 그 땅의 주인은 둘 다 아니고 엄한 다른 사람의 땅이 되고 마는데...

 

그러나 서로 만나 맹약을 논의할 때 갑자기 일이 터진 겁니다.

갑자기 노나라 대표의 수행원으로 따라온 패장인 조말이 묻거나 따지지도 않고

비수를 들고 단상으로 순식간에 뛰어올라 사고를 쳤습니다.

바로 환공의 목에 비수를 들이대고 협박합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뜻밖의 사고가 생긴 겁니다.

 

주위에 있던 환공의 수하들도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감히 제지하지 못하고

"그대는 도대체 무엇을 바라고 이러는 거요?"라고 말로 하자고 합니다.

 

조말이 답을 합니다.

"有錢無罪, 無錢有罪...." 아~ 이 말이 아니군요? 

"제나라는 강하고 노나라는 약합니다. 그런데 제나라는 이미 폐허가 되다시피 한

노나라 땅 깊숙이 들어와 있습니다. 폐하께서 이를 고려하여 주셨으면 합니다."

이 말은 有力勝戰, 無力敗戰이라는 말입니다.

 

황공은 겁납니다.

사실 겁이 나는 것은 목에 겨눈 칼이지 조말이 아닙니다.

이렇게 움직일 수 없는 칼일지라도 사람이 들었을 때는 무섭습니다.

칼자루를 바로 상대가 쥐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쟁에서는 이겨 그 수확을 하는 마당에 갑자기 돌발상황이 생겨....

 

그래서 우선 모면하고자 "알았다. 돌려주면 될 거 아니냐?"라고 하니 조말은 칼을 거두고

단상에서 냉큼 내려와 다른 신하들이 머리를 조아리는 자리에 돌아와 아무 일도 없었던 듯

머리를 조아리고 안색 하나 변하지 않고 여느 때와 같이 서 있었습니다.

정말 얼척없는 놈입니다.

 

잠시 후 환공은 장내가 정리되고 다시 평온을 되찾자 슬그머니 부아가 치밀어

방금 자기 입으로 한 약속을 거두어들이려 합니다.

이게 뭡니까?

검은 고양이 네로도 아니고 이랬다 저랬다....

 

그러자 관중이 말합니다.

"그러시면 아니 되옵니다. 작은 이익에 취하여 말을 바꾸시면 웃음거리가 되고

제후들의 믿음을 잃어 천하의 지지를 잃어버립니다.

약속대로 하시는 게 훗날 더 좋은 결과를 얻을 겁니다.

그리고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다는 일은 쪽 팔리는 일이기도 하고요."

그렇지요. 이미 쪽 팔렸는데 약속을 어기면 두 번 팔리는 일이지요.

 

환공이 들어보니 과연 그 말이 틀리지 않습니다.

제가 옆에서 들어봐도 틀리지 않았으니까요.

결국 점령한 노나라 땅을 돌려주었습니다.

이로써 조말은 노나라와 세 번 싸워 잃어버린 땅을 비수 하나만 달랑 들고

모두 되찾게 됩니다.

그러나 노나라 환공은 전쟁에서 이겼지만, 땅도 차지하지 못하고

이미 쪽은 중원 전체에 팔렸습니다.

지금까지 싸운다고 헛심만 뺀 꼴이지요.

 

조말은 비록 전투에서는 모두 패했으나 결국 승리한 셈이 되었습니다.

살아가는 도중에 세상일이란 이렇게 과정에 실패해도 결과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일이 있습니다.

만약 장공도 조말이 전투에서 패한 일에 책임을 물어 그를 쫓아버렸다면

사람도 잃고 땅도 잃어버리는 우를 범했을 수도 있습니다.

 

리더는 사람을 채용했으면 그 사람에 대하여 책임을 져야 합니다.

그러나 먼저 그 사람의 됨됨이를 파악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佳人처럼 기준에서 많이 떨어지는 사람은 채용에서부터 심사숙고하여야 합니다.

참다운 리더란 자신이 심사숙고해 택한 사람에 대해 책임을 지고

또 끝까지 가야 할 의무 또한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