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열전 9 -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2010. 6. 4. 08:55佳人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사마천의 사기

이제 이사와 조고가 전면전으로 들어갑니다.

전면전은 쥐뿔...

사실 적수가 되지도 못한 싸움입니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상대편은 골대마저 치워버린 곳에서 경기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골대도 없는데 어디다 공을 차 넣습니까?

 

이미 심판마저도 저들과 한통속이 되었는데요.

저무는 석양이 아침 햇살을 비추며 떠오르는 태양과 누가 밝으냐를 따지는 어리석은 일이지요.

지금 이사가 조고에게 하는 짓거리입니다.

 

황제가 불러 이사에게 물어봅니다.

"승상! 그대가 개그맨이오? 지금 승상이 하는 말이 웃긴다고 생각하지 않소?

왜 개콘이 망했겠수? 조고는 어린 짐을 성심껏 보필하며 충심을 다해 모시며 

능력을 인정받아 진급도 했는데 질투하시는 거요?

그대의 능력을 한탄해야지 남을 모함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란 말이오.

 

그리고 짐의 입장에서 불편한 늙은 승상보다는 싱싱한 조고가 더 편하고 좋은데

왜 투덜거리는 거요? 나 원 참!!!!

두 사람이 짐을 사이에 두고 서로 사랑싸움을 하는 중이오?"

 

두 사람의 대화는 몇 번 더 오고 갑니다만 그 소리가 그 소리입니다.

이미 마음이 돌아선 황제에게 이사의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차라리 벽에다가 이야기하는 게 훨씬 편하겠어요.

 

그리고 황제는 조고를 불러 두 사람 오고 간 내용을 녹음하여 다시 틀어 줍니다.

조고는 "이사가 미워하는 사람은 오직 저뿐입니다. 제가 그냥 콱 죽어버리면 폐하는 걱정이

하나 사라질 겁니다.

(네... 조고는 절대로 죽을 녀석이 아닙니다. 정말 죽을 사람은 조용히 그냥 갑니다.)

 

그러나 제가 죽어도 걱정이 되는 일은 승상이 제나라 전상과 같은 짓거리를 해....."

이렇게 폐하가 신임하는 조고의 입에서 죽겠다는 둥 전상까지 들먹거리며 죽어도

걱정이라는 둥 하면 게임을 끝납니다.

 

제나라 전상이 누굽니까?

대를 이어 제나라를 좌지우지했고 그다음 손자에 이르러서는 결국,

제나라까지 삼킨 인물이 아닌가요?

그런 인물을 비유했다면 이사는 역모를 꿈꾸는 사람이라는 말입니다.

 

황제가 명합니다.

"이사를 낭중령인 조고에게 완전히 넘겨라!"

이 말은 조고가 하고 싶은 데로 이사를 처리하라는 말입니다.

조고가 이사에게 하는 행동은 황제가 하는 말이나 행동이라는 이야기입니다.

 

드디어 매 타작이 시작됩니다.

이사는 투옥이 되고 하늘을 우러러 탄식을 합니다만, 탄식이란 패자만 하는

 효과가 전혀 없는 바보 같은 넋두리며 짓거리입니다.

 

탄식의 내용은 또 옛사람들과 비교 검토를 하고 지금 잘못하고 있는 점을 조목조목 이야기하는

것인데 옛날 암기식 교육의 한계입니다.

배운 게 옛이야기고 아는 게 그것뿐입니다.

마지막으로 "지금 반역의 무리가 천하의 절반이다. 그런데 황제는 알지 못한다.

계속 조고를 중용하면 도적이 함양에 밀고 들어오고 함양 궁은

사슴 떼가 노니는 놀이터로 변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이사만 붙잡혀 오는 게 아닙니다.

삼족이 잡혀 오며 평소 이사의 집에서 지내던 빈객이나 하인들까지 절단이 납니다.

주변 인물이 이사가 했던 불법적인 일을 만들어 찾아오면 조고는 큰 포상을 내립니다.

 

제가 옆에 서서 지켜보았는데 조고는 이사에게 정확히 천 번의 매질을 합니다.

천 대를 맞아보지 못한 사람을 말을 하지 마슈~~

이건 정말 못 참지~~

 

이 정도 때리면 매에는 장사 없다고 불러주는 대로 이야기할 뿐 아니라 오히려 "이런 죄를

추가하면 어떨까요?" 하고 물어가며 없었던 일까지 스스로 알아서 만들어 먼저 진술서를 씁니다.

 

마지막으로 "사인은 어디에 할까요?"까지 물어보고 손도장 찍습니다.

그래도 이사가 자결을 하지 않은 이유는 입으로 하는 일이라면 자신이 있어

황제에게 기회만 오면 최후의 변론이라도 할 요량입니다.

정말 꿈도 야무진 녀석입니다.

 

우선 편지로 자신의 죄를 실토합니다.

 

"신의 첫 번째 죄는 보잘것없는 진나라에 와서 천하통일의 위업을 달성하는 일에

견마지로를 다 한 죄. 두 번째 죄는 북으로 흉노의 침략을 막고 남으로 백월을 까부셔

진나라를 강국으로 만든 죄.

세 번째 죄부터는 군신 간의 화목을 도모한 죄, 사직을 세우고 종묘를 보수하여

황제의 권위를 세운 죄, 도량형을 통일하고 문물을 천하에 보급한 죄,

천자의 순행을 위해 길을 넓혀 폼 나게 다니게 한 죄,

형벌을 완화하고 세금을 줄여 민심을 얻도록 하여 백성이 황제를 받들도록 한

죄까지 7가지 죄를 실토하나...

 

오잉~~ 읽어 보면 죄가 아니라 자화자찬입니다.

이러면 매를 더 벌 텐데? 어쩌나...

이사는 너무 많이 맞아 실성을 했나 봅니다.

 

그리고 마지막 멘트는 저와 같은 신하는 벌써 죽어야만 하는데 다행히 폐하께서

신의 능력을 다할 수 있게 해주시어 지금까지 살아 있습니다.

폐하께서는 이를 굽어 살피소서....

정말 이사의 생각은 티 없이 맑고 순진한 생각입니다.

 

이 글이 올라오자 조고는 받자마자 황제에게 아뢰기도 전에

얼른 화장실에 가서 휴지로 사용합니다.

앗! 죄송합니다.

당시에는 종이에 글을 쓰지 않았군요?

 

종이가 발명되기 전이라 죽간이라는 대나무에 글을 썼던 시절입니다.

여러분!!! 죽간은 화장실에서 휴지 대용으로 사용하면 절대로 안 됩니다.

대나무라 똥꼬가 절단이 날 수 있습니다.

 

이사도 정말 순진무구한 바보입니다.

그 편지가 황제에게 전달되리라고 생각했습니까?

매만 버는 일이지요.

그래서 또 맞습니다.

 

맞은 데 또 맞으면 그 아픔은 두 배가 아니라 네 배 이상이 됩니다.

정말 많이 아픕니다.

참기 힘들 정도로 아픕니다.

 

이번에 맞는 이유는 오늘 날씨가 꾸물거려 맞아야 한다고 때립니다.

그 다음 날은 날씨 너무 청명해 맞아야 한다고 합니다.

매일매일이 매 맞기 좋은 날입니다.

 

그리고 "따식이 건방지게 죄인 주제에 글을 올려? 아직 손가락은 괜찮은가요?"라고 하며

조고는 자신의 빈객을 이사의 사람인 양 위장시켜 심문하게 하고 아직 가르쳐 준대로

말하지 않으면 또 팹니다.

그러기를 반복하자 이사도 포기합니다.

물어보고 제대로 말하면 또 패는데 왜 제대로 말합니까?

 

이제 황제가 보낸 사람이 와서 심문합니다.

그런데 이사는 그 사람이 누군지 모르니 조고의 각본대로 말합니다.

이사의 진술내용을 전달받은 황제는 당연히 믿을 수밖에요.

"조고가 아니었더라면 이사의 말에 깜빡 속을 뻔했구나!"라고 결론을 냅니다.

 

이제 삼족을 멸하고 이사와 둘째 아들을 형장으로 끌고 나갑니다.

형장으로 끌려나가는 그때 아비는 아들에게 이런 말을 건넵니다.

 

"나는 너와 함께 누렁이를 끌고 고향 상채 마을에서 토끼 사냥을 하며

여생을 보내려고 했는데 이제 꿈으로 끝나고 마는구나."

 

아~ 한 나라에서 재상을 지냈으며 천하를 통일한 사람의 소원치고는

정말로 소박한 꿈입니다.

누가 이런 소박한 꿈을 지녔던 이사를 슬프게 했습니까?

누렁이를 끌고 강으로 가 된장바르는 꿈도 아니고...

 

누구나 꿈을 꿉니다.

그리고 그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도 있습니다.

다만, "조금만 더"라는 생각에 기회를 잃고 말지요.

개 끌고 토끼 사냥하는 일이 이사에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지요.

과유불급...

 

권력의 욕심이 그 작은 꿈도 실현하지 못하고 형장의 이슬로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눈을 감게 만들지만, 아~ 함양은 늘 운무 때문에 푸른 하늘을 거의 볼 수 없는 곳이군요.

삼국지에 등장했던 동탁도 여포의 방천화극을 맞고 쓰러질 때 파란 하늘을 올려다보며

죽고 싶었으나 그날도 뿌연 운무만 잔뜩 끼었잖아요.

그런 날은 죽고싶지 않은 날로 기억되었을 겁니다.

 

그에게 내린 형벌은 五刑이라고 얼굴에 먹물을 들이고 , 코를 베고, 다리를 자르고,

귀를 베고, 혀를 자르는 5가지 섞어찌개식 형벌입니다.

그런데 형을 가하고 살려주는 게 아니라 함양 저잣거리에서 허리를 잘라 죽인

요참형까지 처했다고 하는데 중국사람은 죽여도 참 더럽고 잔인하게 죽입니다.

 

죽어가는 사람에게도 인권이 있습니다.

그냥 깨끗하게 죽게 해 주세요.

이렇게 파란만장한 삶을 산 풍운의 사나이 이사는 역사 속으로 사라집니다.

 

이사가 죽은 후 황제는 조고를 중승상에 임명하고 모든 일을 그에게 맡깁니다.

조고...

드디어 월드컵 4강의 꿈이 이루어졌습니다.

아니... 결승에 진출했습니다.

오~~ 필승 코리아가 아니라 "오~~ 필승 진나라"입니다.

 

그러나 사람의 욕심은 한이 없습니다.

16강에도 들지 못했던 나라가 4강에라도 진출하면 이번에는 4강에서 이기고

결승전에서 우승했더라면 하고 또 다른 꿈을 꿉니다.

 

조고가 어느 날 황제에게 사슴 한 마리를 바치고 말(馬)이라고 합니다.

황제가 아무리 쳐다보고 생각해 보아도 사슴입니다.

제가 옆에서 지켜보았지만 틀림없이 사슴이었습니다.

 

그래서 주위에 있는 사람에게 물어봅니다.

"이것이 사슴이 아니냐?" 그러자 주위에 있는 모두가 조고를 한 번 쳐다보고

"말입니다."라고 대답하는데 짜고 치는 고 스톱...

정말 당하는 처지에서는 환장합니다.

그것도 빤히 알고 있으면서 말입니다.

제가 옆에서 야단을 치려고 하자 이 녀석들이 모두 눈을 찡긋하며 조용히 있어달라고 합니다.

 

사슴 보고 말이라고 하면 말이 됩니까?

당연히 말이 안 되지요.

그런데 조고의 세상에서는 말이 됩니다.

 

이를 후세 사람들이 지록위마(指鹿爲馬)라고 말로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한다는 뜻으로

윗사람을 농락하여 권세를 휘두르는 것을 말합니다.

말이 말 같아야 말이지 말이 말 같지 않으면 말이 아니지요?

정말 말도 되지 않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황제는 환장할 노릇입니다.

사실 사슴을 말이라고 바꾸면 어떻습니까?

언어란 정하기 나름 아닙니까?

 

그런데 이게 사람을 정말 미치게 만듭니다.  

태복을 불러 점을 치지만 하늘에 제사를 지낼 때 정성이 부족해서.....

점장이들의 이야기는 뻔한 이야기가 아닙니까?

 

사실 이 이야기는 우리 상식에 한참을 벗어난 이야기로 사마천이 쓴 소설이지 싶습니다.

황제를 자기 손아귀에 쥐고 흔들었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싶습니다.

그만큼 궁궐 안에서는 조고의 말이 황제의 말보다 더 권위가 있고 영이 섰다는

의미지 싶습니다.

어느 안전이라고 영을 거역하겠어요. 그쵸?

 

황제는 머리나 식힌다고 상림원에 들어가 매일 사냥이나 하며 놉니다.

놀아 본 사람이 잘 논다고 이런 일에는 이골이 난 사람이라 어디를 가도 보채지 않고 잘 놉니다.

하루는 행인 한 사람이 길을 잘못 들어 상림원에 들어가자 황제는 실수로 그만

그 사람을 쏘아 죽였습니다.

사실은 죽인 게 아니었는데...

조고는 함양 수령으로 있는 사위 염락에게 지시하여 어떤 사람이 사람을 죽이고 그 사체를

상림원에 옮겨 놓았다고 탄핵하게 시켜 일을 크게 만듭니다.

 

조고는 황제에게 "천자가 이유 없이 무고한 사람을 죽이는 일은 하늘이 금하는 일입니다.

앞으로 귀신도 폐하의 제사를 받지 않을 것입니다.

하늘이 폐하를 그냥 두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화를 피하기 위해 황궁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거처를 옮겨야 합니다."라고

겁을 주니 황제를 상대로 이런 공갈협박을 할 수 있는 조고가 중국 역사상 몇 명이나 될까요?

 

멍청한 황제는 두려운 나머지 황궁에서 멀리 떨어진 망이궁이라는 곳으로 거처를 옮겨

지내고 아직 준공식에 테이프 커팅도 제대로 하지 못한 아방궁을 버리고 말입니다.

귀신이 바보입니까?

거처를 옮겼다고 찾지도 못합니까?

산 사람보다 더 빨리 지름길로 와서 늘 앞에서 기다리는데...

 

요즈음 귀신은 여름휴가 때 자손이 해외로 여행을 떠나 그곳에서 제사를 모셔도 다 찾아옵니다.

귀신도 제대로 모르는 사람이 귀신을 우습게 보고 있네요.

강시라면 모를까...

 

그 후 사흘 만에 조고는 황제의 조서를 위조하여 대궐을 지키는 병사들에게 흰 옷을 입게 하고

무기를 들고 궁내로 쳐들어가게 명령하고 자신이 먼저 궁에 들어가 이렇게 말합니다.

"산동의 도적들이 대거 쳐들어오고 있습니다."

 

누각에 올라간 황제가 바라보니 정말 흰 옷을 입은 못 보던 병사들이 몰려오는 겁니다.

그 모습을 보고 황제는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아 벌벌 떨고 있습니다.

아마 오줌도 싸지 않았나 생각됩니다만 사마천이 쓴 기록에는 빠져 있군요.

 

아버지 진시황도 연나라에서 보낸 자객인 형가를 함양궁에서 만나 비수를 들고 덤비는 것을

피하려고 대전의 기둥을 잡고 빙빙 돌며 피할 때 곤룡포에 오줌을 쌌습니다.

아마도 집안 내력이 아닌가 합니다.

 

그때 어의 중 하나인 하무저가 약봉지를 형가에게 던지며 도와주는 바람에 잠시의 시간을

벌어서 등에 찬 칼을 간신히 꺼내 위기를 모면하기도 했던 적이 있지요.

이 이야기는 자객 열전 형가편에 자세히 기록해 두었습니다.

 

드디어 갖은 협박과 공갈과 위협으로 조고는 황제를 겁박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게 합니다.

세상에 천하를 통일했다는 중국 진나라의 내면은 정말 허술합니다.

조고는 옥새를 찾아 챙기고 황제의 자리에 오르려고 합니다만, 아무도 그를 따르는 자가 없습니다.

이런 경우를 꼴값 떤다고 하던가요?

 

세 번이나 시도를 했지만, 그때마다 궁전이 무너지듯 요란한 소리가 들렸답니다.

이런 일은 중국에서는 자주 일어나는 일이지요.

조고는 하늘이 자기가 황제가 되는 것을 원치 않고 신하들도 모두 콧방귀나 뀌고 있어 포기하고

옥새를 호혜의 형인 영자영에게 넘겨주고 그를 황제의 자리에 올립니다.

 

그러나 당시의 이야기를 적은 기록마다 자영이 부소의 아들이라고도 하고

진시황의 동생이라는 기록도 있습니다.

그만큼 사기의 기록도 사실과는 동떨어진 믿기 어려운 소설같은 이야기로 보입니다.

모든 역사서는 조선왕조실록처럼 현장에서 직접 기록해 둔 자료를 바탕으로 쓰지 않았기에

부정확하고 저자의 개인적인 감정이 이입되기에 부정확한 기록일 수 밖에 없습니다.

 

자영 또한 조고가 무서워 병을 핑계로 정사를 돌보지 않습니다.

우리는 이런 사람을 황제라고 기록하고 쪼다라고 읽습니다.

덜수라고 하던가요?

 

그러나 그런 상황에서도 환관인 한담이 그의 아들과 함께 모의를 하여 조고를 없앨 궁리를

했는데 환관이라는 같은 동업자가 보아도 조고의 이런 일은 인간이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하고 있다고 봤겠지요.

한담은 아프다는 핑계로 드러눕고 얼마 후 병문안을 온 조고를 한담이 아들과 함께

그 자리에서 주살하고 그의 삼족을 모두 멸합니다.

 

환관 조고....

그동안 지은 죄가 너무도 많았기에 이렇게 동업자에게 목숨을 잃어버립니다.

또 다른 이야기로는 자영의 손에 조고가 죽었다고도 합니다.

역사의 기록조차도 기록했던 사람에 따라 다르니 중국의 역사서도

사실은 믿기 어려운 일이 무척 많습니다.

 

환관 조고의 출신을 진나라에 의해 망한 조나라 왕족이라는 기록도 있습니다.

그랬기에 진시황의 죽음을 목격하며 조국의 원한을 풀기위해 진나라를 끝장낼 수 있는

기회로 보고 힘든 상대인 맏아들 부소 보다는 나약한 호해를 황제 자리에 올리고 같은 처지였던

이사까지 끌어들여 진나라를 절단내는 대단한 일을 했다고도 합니다.

만약 그랬다면 위인전기에 이름을 올려야 할 텐데...

정말 우리가 알던 조고의 일은 반전이 아닌가요?

 

자영이 즉위한 지 3개월 만에 패공(沛公) 유방이 군대를 이끌고 무관에서 함양으로 들어옵니다.

모든 신하는 자영과 진나라에 등을 돌리고 따르는 사람이 전혀 없습니다.

자영은 부인과 아들과 함께 스스로 목에 밧줄은 매고 지도 부근에서 항복합니다.

 

패공 유방은 그들을 관리에게 맡겼으나 나중에 온 항우가 와서 단칼에 주살을 합니다.

역시 항우 스타일~~

그리고 진시황이 생전 공들여 만들던 아방궁에 불을 질러 버립니다.

그 아방궁이 모두 타는 데 석 달 하고도 열흘이나 더 걸렸다고 합니다.

 

이로써 천하를 통일한 진나라의 시황 영정은 이사의 도움으로 천하를 얻어 통일한 지

꼴랑 15년 만에 천하를 홀라당 털어먹고 빈털터리가 되었습니다.

중국 중원에는 우리가 셀 수 조차 힘든 많은 나라가 일어났다 사라졌습니다.

중원의 많은 나라 중 가장 많은 이야기 속의 나라 중 하나가 진시황의 진나라였지만,

통일 왕조로 코미디처럼 가장 짧은 기록인 15년만에 사라진 나라가 또한 진나라입니다.

 

아~ 사라진 것은 무엇이고 잃어버린 것은 또 무엇입니까?

중국 역사상 처음으로 중원을 통일했던 진나라가 아니었나요?

뿌리가 없는 나라이기에 이렇게 쉽게 무너졌을까요?

 

그래도 병마용이나 진시황릉 등 남은 것은 많아 지금 중국 정부의 관광 입장료 수입에

막대한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만약 시황제가 죽었을 때 시황제의 의중과 순리에 따라 맏아들 부소가 대업을 이었다면

진나라의 역사는 달라졌을 것입니다.

그러나 역사에서는 만약이라는 가정이 통하지 않습니다.

 

조금 더 편하고 조금 더 권력을 잡기 위한 이사는 결국 누렁이나 끌고 고향마을에서

토끼 사냥이나 하며 여생을 보내려는 소박한 꿈인 멋진 말년을 맞이하지 못합니다.

아들이 심천 군수로 있다가 고향에 잠시 다니러 왔을 때 인사차 들렀던 수많은 수레를

보았을 때가 권력에서 물러나 사임의 적기였나 봅니다.

 

한 시대를 풍미하고 천하통일의 대업을 기획하고 실천한 이사....

그의 죽음과 함께 진나라의 꿈도 사라졌습니다.

미아리 점쟁이가 이야기했던 진나라의 멸망은 호(胡) 때문이라고 했던 말.

 

진시황은 그게 만리장성 너머에 사는 흉노인 오랑캐(胡)라고만 생각해 죽을 둥 살 둥

만리장성만 열심히 쌓았는데 그게 진시황의 18째 아들이며 막내아들이었던

진나라 2대 황제 호해(胡亥)였다는 것은 깜빡했습니다.

호해는 딱 3년 동안 멍청한 황제로 조고(趙高)의 꼭두각시 노릇만 하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사실 진시황이 죽은 후 이사(李斯)가 사라지며 진나라도 함께 사라진 셈입니다.

 

오늘로 사마천의 이사 열전에 등장했던 이사의 이야기도 끝을 냅니다.

재미없는 글 끝까지 읽으시느라고 고생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아마도 이사는 눈을 감으며 마지막 숨을 들이마실 때 이런 생각이 들었을 겁니다.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는데...

내 인생도 이렇게 비극으로 끝나지만,

후세에 나를 바라보는 佳人같은 사람은 재미있게 내 인생을 들춰볼 게 틀림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