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이 숙제 이야기

2009. 12. 28. 00:03佳人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사마천의 사기

 

백이와 숙제는 역사로 기록되는 중국 최초의 국가라는 상나라 제후국 가운데 하나인

고죽국 군주의 아들들입니다.

족보가 반듯한 형제들이죠.

백이가 숙제에 대한 이야기는 충절을 의미한다고 어렸을 때 배웠으나 어찌 보면

융통성도 없는 답답하고 고지식한 벽창호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버지는 백이,숙제 두 아들 중 똘똘하다고 생각한 동생인

숙제를 후사로 삼으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숙제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형 백이에게 그 자리를 양보하려고 하자 백이는

아버지의 뜻이라고 "아우 먼저 형님 먼저~" 놀이를 하며 사양하고 도망가 버립니다.

숙제 또한 형이 남긴 숙제를 팽개치고 도망을 가자 백성들은 가운데

아들로 군주로 세웁니다.

 

백이와 숙제는 당시 서쪽 제후국의 우두머리 격인 주나라의 서백창이

선정을 편다는 말을 듣고 그를 찾아 길을 가던 중 서백창은 죽고 이어 왕위에 오른

무왕이 선왕의 위패를 싣고 상나라 주왕을 치려고 하자 길을 막고 말고삐를 잡고 말합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장사도 제대로 치르지 않고 군사를 일으키는 일은

효라고 할 수 없습니다. 신하가 군주를 치려는 것은 인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것은 싸가지가 없는 일입니다. 하오니 Please~"

 

자기들은 아버지가 이야기 한 후사 문제를 내팽게치고 이리로 튀어왔으면서 왜

 남의 나라 제사에 "감 놓아라 대추 놓아라~" 시끄럽게 하는지 혹시 아시는 분 계세요?

성격이 참 특이한 형제입니다.

 

이에 무왕의 신하들이 백이와 숙제를 보고 "쟤들 왜 남의 동네에 와서 난리야?" 하며

건방지다고 죽이려 하자 평생 낚시만 하다가 말년에 팔자 고치겠다고 문왕에게

빈대 붙어있다가 무왕의 책사가 된 강태공이 낚시밥을 던집니다.

 

"쟤들은 의로운 분들이다. 털끝도 건드리지 마라."라고 한 마디 거들어 주는 바람에

목숨은 건지게 됩니다.

 

그러나 무왕이 상나라를 치려는 의도는 우리가 이미 상나라 마지막 왕인 주왕과

달기의 이야기에서 보았듯이 사람이기를 거부했던 주왕이 아니었나요?

 

게다가 달기와 주지육림에 빠져 국가의 대사마저 내팽게치고 주색잡기에 빠져 지내던

주왕에게 선정을 하라고 말했다고 서백창을 감옥에 가두고 그의 아들 백읍고는 달기가

유혹했으나 넘어오지 않자 오히려 백읍고가 자신을 유혹했다는 누명을 씌워 죽인 후

백읍고의 팔다리에 네 개의 대못을 박고 몸뚱어리는 칼로 초를 뜨듯 살점을 도려내

육젓을 담그고 살덩이는 국을 끓여 감옥에 갇힌 아비인 서백후 희창에게

먹으라고 보냈습니다.

 

그러니 서백후 희창 가문과 상나라 주왕과는 철천지 원수가 된 것이고 아버지와

형의 원수를 갚기 위해 주나라를 치러 가는 중이었는데 충을 이야기하고 효를 이야기하며

길을 막는 백이 숙제가 온전한 인간인가요?

 

결국 무왕은 상나라를 치고 천하가 주나라를 제후국 가운데 으뜸으로 치고 받들게 됩니다.

그러나 백이 숙제는 주나라의 백성이 되는 게 부끄럽다고 주나라에서 나는 곡식은 먹지 않고

수양산에 들어가 숨어 지내며 고사리를 뜯어먹으며 연명을 하게 됩니다.

수양산은 주나라가 아니고 고사리는 또 그 땅에서 나는 게 아닌가요?

오잉? 이건 오리지날 중국산 고사리인데?

그들이 굶어 죽을 때 이런 노래를 지어 불렀다고 합니다.

 

"저 서산에 올라 고사리 뜯네.

무왕은 폭력으로 폭력을 바꾸었건만 그 잘못을 모르는구나!

신농, 우, 하나라 시대는 홀연히 사라졌으니 나는 어디로 가야 하나..

아! 나는 떠나리라 운명이 쇠했으니...."

 

 

그들은 당연히 중국산 고사리만 먹고 주나라 땅인 수양산에서 사는데 

왕미자라는 사람이 찾아와 불쑥 염장을 지릅니다.

얼마 전에 강태공이 한 마디를 했지요?

'털끝도 건드리지 마!'라고요.

그래서 왕미자는 정말 털끝도 건드리지 않고 5m 떨어져서 말로만 했습니다.

 

"그대들은 주나라의 녹을 받을 수 없다며? 그런데 지금 자네들이 주나라 수양산에서 나는

순수한 오리지널 주나라의 고사리를 먹는 일은 어찌 된 일인감? 대답해 보셔~"

딱 걸렸습니다. 지금까지 몰래 고사리를 먹다가요...

당연히 할 말이 없습니다.

 

오잉~ 젠장 듣고 보니 그렇네....하며 "이제부터는 안 먹을 거야~"하며

고사리마저 먹지 않았답니다.

안 걸렸던 그때까지는 먹고 걸리니까 안 먹는다고요?

고사리도 먹지 말라는 미션을 받았는데 이제 불가능에 도전하는 안 먹고살 수 있는

미션 임파서블.

사람은 안 먹으면 죽습니다.

그러니 그들도 당연히 굶어 죽고 말았습니다.

굶는 데는 장사 없습니다.

천하의 백이숙제라도요.

 

그러나 노나라의 도척이라는 도둑은 매일 무고한 사람을 죽이고 간을 구워 먹으며

난폭하고 흉폭한 짓을 골라 하며 다녀도 천수를 누렸다고 합니다.

도대체 정의는 무엇이란 말입니까?

요즈음의 우리 주위에서도 얼마든지 볼 수 있는 모습들이다.

 

그러나 군자는 죽은 후에 이름이 알려지지 않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탐욕한 자는

재물을 위해 죽고 열사는 명성을 위해 죽으며 범부는 그날그날에 매달려

발버둥 치며 살아간다고 합니다.

그래서 佳人도 하루하루를 그럭저럭 발버둥치며 적당히 살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