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9. 8. 00:35ㆍ佳人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여인 열전
어제 여포가 동탁에게 초선과의 밀회를 들켜 튀는 이야기까지 했습니다.
모퉁이를 돌아 나오며 여포는 자신의 머리를 쥐어박으며 자학을 합니다.
" 난 바보야. 정말 못난 바보야. 일개 필부도 자기 여자는 목숨을 걸고 지킨다는데
하물며 영웅이라는 소리를 듣는 천하의 여포가...."
그리고는 공연히 자기의 애마인 적토마를 발로 걷어찹니다.
나 원 참! 적토마가 먼저 여포에게 뭐라고 했습니까?
적토마가 물끄러미 여포를 바라보며 뭐라고 하는데 아마도
"여포~ 넌 쪼다야!" 하는 듯 보입니다.
다시 장면이 바뀌며 동탁이 머무는 태사의 집.
얼른 눈물을 닦고 동탁의 침소에 들어온 초선은 동탁의 다리를 주무르며
"정말 여포 장군은 너무하십니다.
저를 불러 희롱하려 했으나 태사님이 깨실까 봐 소첩은 소리도 지르지 못하고...
소첩은 워낙 날씬해 제 마음에는 대인 어른 외에는 어느 남자도 들어올 수 없습니다.
사실, 날씬한 초선의 둘레는 동탁의 1/3 정도밖에는 되지 않아
동탁도 다 들어올 수 없습니다.
대인 저를 다시는 이런 수모를 겪지 않게 보살펴 주세요.
저는 소리만 질러도 춘삼월 봄눈 녹듯 사라지고 입김만 불면
날아갈 연약한 여자이옵니다.
따런~" 하며 동탁의 품을 마구마구 파고듭니다.
이 가슴 파기 기술은 남자를 허물어뜨리는 여자의 최고 기술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레슬링 그레꼬르망 경기에서 대단히 중요한 기술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바로 가슴 파기 기술의 원조는 초선이 동탁의 가슴을 파기 시작하면서부터입니다.
16살 어린 여자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 어쩌면 이리도 완벽할까요?
작가 수업이라도 받았답니까?
이런 말을 들은 남자치고 가만히 있다면 그건 돌입니다요 돌이라고요.
이때는 당연히 안아 주어야죠?
그리고 토닥이며 말해야 합니다.
"걱정하지 마오. 내가 무슨 일이 있든지 당신 하나만은 꼬옥 지켜주리라."
이 일이 있고 난 후부터는 동탁은 여포를 그냥 내버려 두었다가는 그 억센 팔로
초선의 허리를 휘어잡아 그녀의 허리를 꺾어버릴 것 만 같아 항상 동행을 하게 했고
조회를 열 때면 문 앞에서 입초를 서게 합니다.
여포는 늘 동탁의 시야에서 벗어날 수 없어 속을 태우던 중 기회를 포착합니다.
아무리 머리가 돌아가지 않는 여포일지라도 이런 것은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스스로
터득하는데 바로 조회시간에 밖에 있을 때 적토마를 타면 금방 초선이만 있는 집에
다녀올 수 있다는 것을 압니다.
적토마의 활용도가 그때는 겨우 여자를 몰래 만나기 위해 후딱 다녀오는 일밖에는 없었습니다.
적토마를 가장 적토마답게 타고 다닌 사람은 바로 관우입니다.
초선과 여포는 이렇게 짧은 타이밍을 노려 깜짝 데이트를 즐겼고 간지러운 밀어도 나누게 됩니다.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의 간지러운 대화 내용을 옮기고 싶으나...
그 이상의 이야기는 할 수 없습니다.
그때마다 초선은 여포의 가슴팍을 팍팍 파고들며 "장군 제가 장군을 사모하여 이곳으로 왔지
나이 든 영감탱이를 사랑해서 왔겠습니까?
영감탱이가 그리웠으면 지금이라도 밖에 나가 한 줄로 세우면 장안성
몇 바퀴를 돌고도 여산까지도 이어집니다.
왜 우리는 마음껏 많은 시간을 가지고 사랑을 나누지 못하고
항상 죄지은 사람처럼 남의 눈을 의식하며 불안한 사랑놀이를 해야만 합니까?
이게 우리의 운명입니까?
운명이라면 차라리 만나지나 말지 왜 우리의 사랑 앞에는 이렇게 가시덤불만 가로막습니까?
제가 분명히 처음 만난 날 영웅인 여포 장군 외에는 눈도 주지 않는다고 말씀드렸지요?
제 아버님도 보증을 했고요.
그런데 당신은 왜 그러세요?
제가 이곳으로 올 때는 장군과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마음으로 기쁘게 왔더랬지요.
이제 저는 다시 장군과 함께 한다는 것은 꿈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러나 당신 여포라면 지금이라도 얼마든지 제 꿈을 다시 이루어줄 수 있습니다.
여포 장군 만이 제 꿈을 다시 이루어주실 수 있으십니다.
운명이라면 당신의 힘으로 구원하여 주세요 네?
만약 당신이 하지 못한다면 차라리 이 연못에 빠져 죽어버려 이승에서 당신과
이루지 못한 사랑을 저승에서나마 영원히 하렵니다."
빤히 쳐다보고 이렇게 말을 하는데 여포는 가슴이 미어지고 초선이 더욱더 사랑스럽습니다.
"Honey! 이것은 당신 잘못이 아니오.
나는 이름을 걸고 그대를 영감탱이 손아귀에서 분명히 구해 내리다.
그리고 나 여포는 하늘에 맹세하건대 초선 외에 어느 여자도 마음에 담아두지 않으리다.
나를 여포라고 하지 말고 여보라고 해봐요. 여보~~
그리고 동탁을 통닭으로 만들어 버릴 거요.
Oh~ my honey~"
젠장 왜 이때 또 "사랑과 영혼"이라는 영화에 나오던 "Unchained Melody"가 흐르며
남의 애간장을 쥐어뜯는 겁니까?
그러나 두 사람의 밀회는 오래가지 못합니다.
동탁은 이미 감을 잡고 어느 날 조회시간에 서둘러 집으로 돌아와
그들의 밀회장면을 목격합니다.
마침 그때 초선이 여포의 가슴에 안겨 여포의 가슴을 두드리며 "나를 빨리 구해 주세요
아니면 지금 당장 이 연못에 빠져 죽겠어요!"라는 말을 하며 돌아서 연못에 빠지려는
모션을 취하고 여포는 그런 초선을 잡아 가슴에 안아 주려고 합니다.
그러나 동탁이 보기에는 초선이 여포가 안으려고 하니 뒤로 몸을 빼며
"하지 마세요! 정말 이러시면 아니되옵니다. 저는 태사 어른을 모시는 여자이옵니다.
아무리 의부라도 아버지의 사랑하는 애첩인데 어찌 이런 짓을 하실 수 있답니까?
인간으로 할 수 없는 불효입니다." 하며 몸을 빼려는 초선을 여포가
다시 강제로 끌어안으려고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똑같은 현장을 목격해도 사랑에 눈이 먼 동탁에게는 그렇게 보일 겁니다.
글 쓰는 제가 봐도 그렇게 보였더랬습니다.
이는 초선의 인간승리입니다.
그래서 아무리 현장을 목격한 증인일지라도 보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진실은 반대일 수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동탁은 냅다 소리를 지릅니다.
눈이 돌아버린 거죠~~
"이 짐승 같은 놈~" 하며 고함을 지르자 여포는 "흐미~ 놀래라.."
원래 밀회를 즐기다가 들키면 누구나 식겁합니다.
더군다나 이는 명백한 불륜인데요.
여포인들 별 수 있겠습니까?
여포는 독자들에게 지금까지 영웅의 모습만을 보여 주려고 노력했는데 부끄럽답니다.
뭔가 보여드려야 하는 데 어제처럼 또 튀어야지요.
정말 죄송합니다 매번 튀는 장면만 보여드려서요.
지금까지 수많은 전장을 누비며 후퇴라고는 모르고 전진만 했다는 천하의 영웅인
여포도 초선을 만나고 난 후부터 부끄럽게 튀는 일만 합니다.
왜 이렇게 일이 자꾸만 꼬이는 겁니까?
내일은 꼬였던 여포가 펼 수 있을까요?
아니면 더 꼬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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