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맹 이야기 하나

2011. 7. 20. 10:47佳人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사마천의 사기

중국 춘추전국시대에 초나라에 우맹(優孟)이라는 배우 출신의 사람이 있었습니다.

키도 크고 얼짱인 데다가 말솜씨 또한 군계일학이었다고 합니다.

 

초나라 장왕이 매우 아끼는 말이 있었는데, 

말이 힘들어한다고 빨리 달리지 못하게 하고 말에게 비단옷을 입히고, 침대 위에서

잠을 재우고, 대추와 육포를 먹여 길렀는데, 결국 살이 너무 쪄 죽고 말았습니다.

장왕은 슬픔에 잠겨 "모두 대부의 예로 장례에 임하고 겉 관과 속 관을 마련하여

장사를 지내라!"라고 하며 "앞으로 말의 장례를 놓고 이러쿵저러쿵 떠드는 자가 있으면

죽음으로 다스릴 것이다."라고 명령을 했답니다.

 

우맹이 그 소리를 듣고 대궐로 들어가며 하늘을 향해 큰소리로 울부짖으며 대성통곡을 합니다.

왕이 놀라 그 까닭을 물어보니 "폐하께서 총애하던 말이 죽었습니다. 

초나라 같은 천하의 대국이 그런 말을 후하게 장사 지내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처사이옵니다. 

그런데 꼴랑 대부의 예라니요?

마땅히 군왕의 예로 격상시켜 장사를 지내야 합니다. 그게 슬퍼서 우는 겁니다."

 

머리 나쁜 장왕은 우맹의 말이 아주 예뻐서 다시 묻습니다. 

"그럼 어떻게 하면 좋을꼬?"

 

"안쪽 관은 무늬를 새긴 가래나무로 짜고 조각을 넣은 보석으로 장식하여 군사를 동원하여

무덤을 깊이 파고 노인들에게 흙을 나르도록 하십시오.

 

제나라와 조나라 사신들은 관 앞에 늘어서게 하시고 위나라와 한나라 사신들은 그 뒤에

세우시고 소를 통째로 바쳐 사당에 제사를 올리고 영원히 제사를 모시게 하기 위해

1만 호를 봉읍으로 내리십시오. 

그리하시면 제후국들이 폐하께서 사람은 우습게 보고 천시를 하지만 말은

귀하게 여긴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입니다."

 

그제야 장왕이 한숨을 쉬며 "앗 나의 실수예요~ 그러면 어찌하면 좋겠느냐?"

"육 축(소, 돼지, 말, 양, 닭, 개)의 예로 장사를 지내십시오. 

아궁이를 관으로 삼고 구리로 만든 가마솥을 관으로 삼은 후 생강과 대추를 듬뿍 넣고

모란나무로 불을 지펴 익히십시오. 

그런 뒤 쌀 밥으로 제사를 지내고 환히 타오르는 불빛으로 옷을 입혀 사람의 뱃속에

장사를 지내는 겁니다.

이에 장왕은 즉시 요리사를 불러 아무도 모르게 처리하라고 합니다.

 

요즈음 우리 주위에도 애완동물이라고 하여 많은 분이 개나 고양이를 기릅니다.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중요한 일이고 외롭게 살아가는 사람에게는

더더욱 반려동물이라고 하여 많은 기쁨을 줍니다.

맹인이나 신체가 부자유스러운 분에게는 아주 중요한 일을 하기도 합니다.

그런 동물의 중요함은 알겠지만, 반대로 동물을 무서워하거나 싫어하는 사람도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산책길에서 데리고 나온 개가 변을 보아도 모른 체 가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냥 지나가려는 사람을 불러 세워 치우라고 하면 자기 개가 한 짓이 아니랍니다.

자기 개는 절대로 아무 곳이나 변을 보지 않는다고 오히려 화를 냅니다.

 

말만한 개를 끌고 나와 줄도 메지 않고 동네를 어슬렁 거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개를 호신견으로 생각해서인가요? 아니면 과시하기 위함인가요?

백화점이나 사람이 많이 모이는 매장에 개를 끌고 나오는 사람도

이제는 제법 많아졌습니다.

 

며칠 전에는 작은 가게에 개를 끌고 들어 온 사람을 보았습니다.

그 개는 카운터 안으로 들어가 여기저기 번잡스럽게 돌아다녔습니다.

가게에 계시는 분은 말도 못 하고 개를 좀 붙잡아 달라고 하자 개 주인은 짜증 섞인 말로

반려동물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하더군요.

결국, 그 개는 가게 구석에다 일을 보고 말았습니다.

아파트에서 늦은 밤에도 짓게 내버려 두어 이웃에 피해를 주는 사람도 있어

뭐라 하면 싸우려고 덤빕니다.

실제 큰 싸움으로 번져 뉴스에도 오르내립니다.

 

물론, 개를 사람하는 마음이야 알지만 제발 이웃에 피해 주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한마디라도 하면 자기가 키우는 개는 똑똑해서 그런 일이 없답니다.

사람이 개보다 똑똑하지 개가 사람보다 똑똑해서야 되겠습니까?

그런 집은 그 사람은 개보다 멍청한 사람인가 봅니다.

 

초나라 장왕은 우맹의 말에 금방 잘못을 깨닫고 고쳤으나 현대의 장왕은 알지를 못합니다.

내가 좋아한다고 상대도 좋아해야 한다는 일방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내 자유를 위해 남의 자유를 구속해야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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