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 가슴이라는 이름의 과일

2009. 7. 15. 00:17동남아시아 여행기/베트남 종단 배낭여행

베트남 과일 중에 부 쓰아(Vu Sua)라고 부르는 과일이 있다.

이 과일은 우리나라의 옛날이야기에 나오는 어머니를 잃은 후에야 정신을 차린

말썽꾸러기 아들에 대한 청개구리와 비슷한 이야기가 있는 과일이다.

 

늘 말썽만 피우는 자식이 걱정된 어머니는 아이의 장래를 위하여 더욱 엄하게 가르치려 한다.

그러나 어머니의 마음을 알 리 없는 아들은 오히려 어머니의 잔소리가 싫어 집을 나간다.

처음에는 누구도 간섭하지 않아 좋았으나 점차 시간이 지나자 어머니의 참견은

자신에게 주는 사랑임을 깨닫고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이미 어머니는 계시지 않는다. 

어머니는 집을 떠난 아들을 그리워하며 기다리다 세상을 떠난 뒤였다.

그리고 어머니는 차마 아들이 돌아올 집을 떠날 수가 없어

마당에 한 그루의 나무가 되어 있었다.

 

이곳저곳 어머니를 찾던 아들은 예전에 없었던 마당 한가운데 나무를 껴안고 운다.

그러자 갑자기 나무가 부르르 떨면서 순식간에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

 

배가 고픈 아들은 떨어진 나무 열매를 먹지만 덜 익은 땡감처럼 텁텁하고

떫어서 이내 뱉어버린다.

다시 열매가 떨어지고 이번에는 껍질을 까서 먹어보지만 역시 떫어서 먹을 수

없었고 세 번째 다시 떨어진 과일을 주운 아들은 이번에는 먹지 않고

부드럽게 주무르고만 있었다.

 

그러자, 과일에 작은 구멍이 생기고 그 사이로 반투명한 하얀 즙이 흘러나온다.

아들은 어머니의 젖처럼 생긴 하얀 즙을 먹어보니 무척 달고 맛이 있었다.

 

달콤한 열매로 목마름과 배고픔을 이겨낸 아들은 살포시 나무를 안는다.

그러자 나무는 가만히 가지를 내려 포근하게 아들을 감싸 안아준다.

 

부 쓰아의 부(Vu)는 베트남 말로 가슴이라는 말이란다.

쓰아(Sua)는 젖을 의미한다고 한다.

그러니 부 쓰아라는 과일의 이름은 젖가슴을 의미한다.

 

처음에는 딱딱한 과일이지만 조심스럽게 터지지 않을 정도로 주무르고 나서 자르면

진짜 어머니 젖과 같은 하얀 즙이 나온다.

그 즙은 달콤하고 과육은 홍시처럼 부드럽다고 한다.

젖가슴이라는 의미의 부 쓰아(Vu Sua)라는 과일에는

어머니의 사랑이 듬뿍 담긴 전설이 있다.

지금 佳人이 부 쓰아 과일나무를 부여잡고 있지는 않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