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랏 대학교

2009. 3. 27. 00:35동남아시아 여행기/베트남 종단 배낭여행

여행도 아는 것보다 좋아하고 좋아하는 것보다 즐겨야 한단다.

즐길 때 비로소 진정 나만의 여행이 된다.

그래서 우리 부부는 걸어 다니는 것도 즐기며 다닌다.

우리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새롭고 신기할 뿐이다.

 

크레이지 하우스를 나와 다시 시내방향으로 간다.

그곳을 지나 달랏 대학교를 찾아보려고 한다.

달랏 대학교를 가는 특별한 이유는 없다.

 

그냥 이 학교에 한국어과가 있다는 말을 들었기에 혹시 한국어과 학생들을 만나면

학생들과 식사나 함께하면서 한국어를 배우는 그들에게 원어민인 우리에게

말을 할 수 있게 해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크레이지 하우스를 나와 지름길이라고 생각되는 길로 들어섰다가 이런 길을 지나게 되었다.

마치 중세 유럽의 마차 도로처럼 바닥에는 돌로 포장이 된 좁은 골목길이다.

이 길은 아주 오래된 초창기의 마을 길인 듯하다.

 

그 길을 빠져나오면 버스 터미널이 나온다.

그런데 웬 대화여객?

그럼 저 버스만 타면 우리나라까정 가는겨?

 

버스 정류장 부근이 바로 쑤언 흐엉 호수의 물이 아래로 흘러 내려가는 곳이다.

이곳에서 흘러간 물은 시내를 지나 캠리 폭포로 이어진다.

 

우리가 가고 있는 길 

달랏은 시내가 복잡하지 않아 지도 한 장만 있으면 어디에나 갈 수 있는 작은 도시다.

 

버스 터미널을 끼고 왼편으로 돌면 호숫길이고 달랏 시장 입구가 보인다.

호숫가에는 많은 사람들이 휴식을 즐긴다.

달랏은 여느 베트남 도시들과는 많이 달라...

날씨가 우리의 늦여름이나 초가을 날씨처럼 한낮에는 약간 더워도

아침저녁은 시원하고 밤에는 춥다. 

 

달랏은 베트남의 여느 도시와는 다르게  베트남전 때도 전쟁의 포화로부터 안전하게 지켜졌다.

그 이유는 미군과 월맹군이 서로 달랏에는 포격을 가하지 말고 보호하자고 합의함으로

아름다운 달랏이 전쟁의 참화로부터 안전하게 지켜질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주변에 많은 꽃들로 도시가 정원 같은 곳이다.

오토바이도 많지 않아 혼잡하지도 않고 무척 깨끗하다는 느낌이다.

우리는 호숫가로 난 길을 따라 산책 겸 숙소 쪽으로 간다.

숙소를 지나 달랏 대학교가 있기 때문이다.

 

이제 학교 입구에 도착했다.

아래 사진에 오른편은 골프장이고 왼편이 학교 캠퍼스로 가운데 길로

직진하여 들어가면 교문이 있다.

 

드디어 달랏 대학 정문이다.

DAI HOC이 대학이라는 말인가 보다.

입구에 수위실이 있으나 제지하는 사람도 없다.

그냥 학생들과 함께 교문을 들어선다.

 

달랏 대학교는 춘향호 위의 골프장 제일 북단에 위치해 있다.

 

정문을 들어가 울창한 숲길을 학생들과 함께 걷는다.

그러면 佳人도 젊어지는가?

학교 건물은 대부분 작은 오래된 단층 건물로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소나무가 유난히 많이 있어 친근한 풍경이다.

 

이곳에 한국의 코이카에서 지원한 한국어과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왔는데

문은 커다란 자물쇠로 꽁꽁 잠겨져 있다.

옆 건물 강의실에 있는 학생들에게 물어본다.

이런 젠장~~ 코이카 사무실과 한국어과가 폐쇄되었다고 한다.

 

사실인지 우리가 잘못된 정보를 들었는지..... 

나중에 우리가 묵었던 숙소의 아들인 이곳 달랏대학 일본어과에 다니는 학생에게 물어보니

학생수가 적어서 폐과가 되었단다.

어떤 분들은 이곳에 아직 한국어과가 있다고도 하고....

우리는 폐과가 되었다는 말을 들었고....

 

아마도 본관 건물인 듯.... 

다른 건물과는 다르게 아주 깨끗하고 최근에 지은 듯 깔끔해 보인다.

 

헛수고만 하고 돌아다닌 대학 캠퍼스..... 

그러나 "무엇을 꼭 해야 한다"라고 집착하는 마음이 갖가지 아쉬움을 일으키는 근본이 된다.
온갖 것에 대해 "그래야만 한다"라고 생각을 하지 않으면

훗날 마음이 편안하여 마침내 근심이 없어진다는데......

까이꺼... 그냥 다른 곳으로 가면 되지....

 

학교 정문으로 들어가 후문으로 나왔다.

후문 앞에는 역시 우리나라처럼 음식점, PC방, 당구장....

똑같아~~ 똑같아~~~

후문에서 바라보니 건너편에 부처님이 계신다.

"밥은 챙겨 먹고 다니냐?"라고 하신다.

 

그러고 보니 점심 먹을 시간이다.

이곳 한국어과 학생들과 식사를 하려고 왔건만.....

실망하지 말고 점심 먹고 영산사라는 절이나 가 보라고 하신다. 

그래... 머뭇거리기에는 우리의 여정이나 인생이 너무 짧다.

"깜언~ 부처님~~"

 

그래서 이곳에서 분짜라는 음식으로 점심을 먹었다.

20.000동짜리.... 

하노이에서는 분짜가 무엇인지 몰라 그림까지 그려가며 분짜를 물어보았는데....

이번에는 그림을 그리지 않고 분짜를 제대로 이해하고 먹었다.

 

佳人은 결혼을 할 때 울 마눌님에게 밥은 굶기지 않게 해 주겠다고 약속을 했다.

그러나 사실 그 약속을 번번이 지키지 못했다.

더군다나 이곳 베트남에 와서는 더더욱 약속을 어겼다.

오늘 아침에 밥을 먹지 못하고 쌀국수를 먹었다.

점심때는 분짜라는 돼지고기에 또 쌀국수....

 

오늘 저녁에는 밥이라도 먹여야 하겠다.

아~~ 佳人은 허언만 일삼는 나쁜 남편이다......

그런데 울 마눌님은 이런 거짓말만 하는 남편이 좋단다.

이제 우리는 힘없이 터벅터벅 걸어서 린선사라는 절로 간다. 

 

수정합니다.

달랏대학교에 한국어과가 아직 존재합니다.

한국인 교수님이 4분이나 계시고요.

학생수도 백명도 넘는 답니다.

그곳에 계시는 교수님께서 제 글을 읽으시고 연락을 주셨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사람에게 힘든 일 중에 하나가 찾아갔을 때 잠긴 문을 물끄러미 보는 일이다.

그러나 우리에게 희망을 주는 건 다음에 가야 할 곳이 있다는 것이다.

다음에 가야할 곳이 있다는 희망과 즐거움이 있기 때문이다.

목표한 것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낙담하지 말자.

그것은 새로운 도전을 하라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