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열차에서의 동침

2008. 12. 18. 00:15중국 여행기/서안 장가계, 계림 여행기

열차에서의 숙박......

이런 여행의 경험도 해보는구나.

佳人의 첫 경험이다.

 

오늘 노래는 夜花라는 노래다.

왜?

밤을 불태우며 밤에 피는 꽃이고 佳人이 야간 열차를 타고 가며 외국땅 야간 열차에서 밤을

불태웠기 때문이다.  


일단 방 배정을 받는다.

4인 1실로 되어있다.

4인 1실 침대칸은 2량이 운행된다.

6인 1실도 있단다.

나머지는 일반 좌석으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 가족은 4명으로 당연히 같은 방 배정을 받을줄 알았다.

그런데 여행사별로 배정하다 보니 우리 팀은 6명이다.

둘은 다른 방으로 가야만 한다.

  

그런데 옆방이 아니고 다른 열차칸이란다.

그럼 다른 두분은 여자분이신데 중국 남자들이 있을지 모르는 그곳인 늑대 소굴로 보낼 수는

없지 않는가?

이럴때는 남자인 佳人이 나서야 한다.

중국은 왕서방만 9.300만명이라 했다.

 

그래서 형님과 佳人이 이사 가기로 했다.

사랑하는 마눌님과 떨어져 하룻밤을 머나먼 중국땅에서 야간 열차를 타고 까만 밤을 하얗게

불태워야 하는 운명이다.

일단 우리가 머물 방으로 가보니 다행히 한국인들이다.

우리와 다른 여행사 여행객 들이다.


그런데 여자분이고 다른 사람은 조선족 현지 여행사 직원이다.

세상에 팔자에도 없는 머나먼 이국땅 중국에서 여자분과 합법적으로 같은 침대칸에서 허가난

동침을 하게 생겼다.

평소에 좋은 일 많이 하면 이런 행운이 온다.

이건 짜고 치는 고스톱이 절대 아니다.

푸~ 하하하하하하~~~

아~~~ 평소에 덕을 많이 쌓다가 보니 야간열차에서 낯 모르는 여자와 마눌님이 동의하고 일행

모두가 인정하는 밤을 불태우게 생겼다. 


그래도 사진은 서비스로 올려야지 중국 열차 침대칸은 이렇게 생겼다.

 

아래층과 이층으로 이루어져 있고 양쪽으로 되어있어 4명이 한방에 잔다.

 

침대칸 바깥의 복도는 이렇게 생겼다.

그래도 양탄자도 깔렸고 중간 중간에 접이식 간이 의자가 있어 입석 손님에게 앉아 갈 수도 있게

배려했다.

저기 저 중국사람 벌써 간이 의자에 앉아 도를 닦고 있다.

 

오후 5시 40분 장가계 출발 새벽 4시 32분 광서성 장족 자치구 유주에 도착 예정인 중국 열차는

서서히 출발한다.

과연 중국 열차는 제대로 정시에 도착 할 수 있을까?

일단 출발은 정시에 정확하게 움직였다.

 

총 이동 거리 1.500km.

장가계는 호남성이고 유주는 광서성이다.

이 기차는 여기가 출발역이고 광서성 성도인 남녕시까지 가는 열차다.

그러니 우리가 내릴 유주는 종착역이 아니고 중간 정차역이다.

 

그럼 새벽에 누가 우리를 깨워 준단 말인가?

기차 평균 속도 130km-150km/hour.

유주 까지 승차시간 11시간......

우리 형님 엄청 졸리신가 보다.

피곤하시면 그냥 주무셔~~~~

동침하는 여자분은 佳人 혼자 책임질겨~~~ 

 

차량 하나에 10개의 침대칸이 있다.

한 방에 하나씩 보온병을 넣어준다.

아마 마시는 물이리라.

그런데 보온병을 보는 순간 다시는 눈길을 줄 수가 없다.

보온병이 너무 더럽기 때문이다.

나중에 양치물로나 쓰면 되겠다.

 

침대칸도 다 같은 침대칸이 아니다. 요금이 다르다.

윗칸이 비쌀까? 아랫칸이 비쌀까?

요금은 154원과 162원으로 우리 돈으로 2만원에서 2만 1천원이다.

5%정도 하나가 싸다.

보고 싶으면 佳人이 확실히 보여준다.

  

그렇다 아랫칸이 비싸다.

왜?

윗칸이 더 많이 흔들리고 오르내리는데 불편하니까.....

도시락으로 저녁을 먹고 누워 잠을 청하는데 잠이 오지 않는다.

여러분들은 흔들리는 열차 침대에서 낯 모르는 여자와 동침을 하는데 잠이 오겠냐?

 

오늘은 밤새 버스를 타고 새벽에 장가계에 도착했고 샤워만 하고 종일 장가계 관광을 했고 이틀간

48시간 뜬눈으로 잠을 자지도 못했는데.....

 

이렇게 중국땅에서 대륙을 아래로 내려 달리는 흔들리는 열차에서....

 

공연히 열차 객차사이에 흡연이 허용된 공간으로 나가 애꿎은 줄 담배만 피우게 된다.

 

여기 4인실 차량 두칸은 모두 한국관광객들로 점령되었다.

이 열차의 모든 침대칸도 한국인이 점령한 한국 열차가 되었다.

 

아~ 佳人은 밤에 피는 꽃이 되어 밤을 불사르는 夜花가 되려고 했으나 그냥 혼자서 까만 밤을 꼬박

세우는 반딧불이 신세가 되고 말았다.

佳人도 불 같이 뜨거운 가슴을 지녔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불은 불인데 뜨겁지도 않는반딧불이로써 밤새 앵앵 거리며 혼자서  날아 다니다

지쳐버린.....

혼자 밤을 다 태우고 나니 하얀 재만 남았다.

 

웃지 마시라!!!!!

그래~ 당신들은 언제 1.500km의 먼거리를 달리는 야간 열차 침대칸에서 11시간 동안 가슴을

한번이라도 뜨겁게 불태운 적이라도 있었느냐?

그것도 생면부지 여자와 함께 말이다.......

어쨌던 같은 방에서 잤으니 동침은 동침이다.

 

어찌 하다보니 잠을 청하게 되었는데 바깥 복도가 어수선한 느낌이다.

무슨 일인가는 내일 이야기 하자.

오늘은 긴밤을 그것도 아주 기~~인 1.500km의 밤을 전부 불사르고 보니 엄청 피곤하다. 

 

글쓴이 : 佳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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