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올드 쿼터로 걸어가 보자.

2008. 12. 13. 00:20동남아시아 여행기/베트남 종단 배낭여행

이곳도 삐끼들과 실랑이하기 싫어 튼튼한 두 발로 걷는다.

많은 여행객들이 외국 특히 베트남에서 안 좋은 일을 당한다.

그것은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다.

튼튼한 두 발이 있다면 걸으면 된다.

가까운 거리를 삥 둘러 가며 많은 요금을 지불하는 일은 우리나라에도 있다. 

아래 지도에서 보면 도로가 모두 36개라 36로 라고도 한다.

복잡해 보여도 블록 하나가 50m 내외로 짧은 구간이다. 

하노이를 찾는 대부분의 배낭여행자가 이곳에 머문다.

복잡해 보여도 모두 동서와 남북으로 된 좁은 길이다.

도로명이 적혀있는 지도 하나만 있으면 우리 동네 길 찾기보다 쉽다.

 

이제 공포가 몰려온다.

문제는 길을 건너야 하는데 신호등도 없고 시끄러운 소음에 많은 오토바이들로 전쟁터와 같다.

이럴 때는 현지인 옆에 매미처럼 붙어서 같이 건너면 되고~~

 

현지인 옆에 붙어 슬금슬금 건넌다.

길을 건너 곧바로 직진하여 조금 걸어가면 아래 사진처럼 급수탑이 나타난다.

지금은 사용하지 않지만 과거 프랑스 점령 시절에 만든 급수탑이다.

급수탑으로 가는 길에는 많은 수족관들이 보인다.

관상어를 파는 가게들이 모여있다.

그러면 고기들에게 "신 짜오~~"하고 인사하고 가자.

왜?

지금 제대로 찾아가고 있다는 말이니까..... 

 

둥그런 급수탑이 보이면 제대로 왔다.

그러면 그곳에서 좌회전하여 내려오면 옛 한자 이름이 東春시장인 동 쑤언 시장이 나타난다.

계속 아래로 더 내려오면 이곳이 바로 여행자 거리의 중심이다.

널린 게 호텔이고 음식점이고 여행사 천지다.

먹고 마시고 잠자고 놀러 다니기 좋은 곳.... 바로 물 좋은 곳이다.

이 급수탑은 프랑스 점령기에 프랑스가 건립한 곳으로 이곳에 프랑스의 식민지를 관리하기 위해 

군대를 주둔시킨 병영이었기 때문이다.

 

많은 미니호텔과 게스트하우스가 한 집 건너가 아니라 붙어 있어 가격 흥정에 유리하고 들어가 방을

보고 나서 결정해도 된다.

7-8불짜리 방에서부터 20-30불까지 다양하다.

물론 더 비싼 방도 있다.

우리는 비가 오는 관계로 많은 곳을 둘러볼 수 없어 10불짜리에 4박을 하기로 했다.

방 값은 마지막 날 지불하면 된다.

 

베트남은 호텔에 여권을 맡겨야 한다.

그러면 그들은 꽁안(公安)이라는 경찰서에 외국인 신고를 한다.

왜?

그게 법이니까.....

혹시 호텔에서 체크 아웃하는 날 잊어버리고 여권을 찾지 않고 나와서 이동한 후 낭패를 당하는

경우도 가끔 있어 체크 아웃하는 날 꼭 챙겨야 한다.

체크 아웃할 때 사실은 그곳에서 알아서 챙겨주지만....

이 부분에 밑 줄 쫘아아악.

 

아니면 미리 여권을 복사하여 가져 가자.

복사본을 주면서 원본 여권에 찍힌 비자 날자를 확인시키고 원본은 돌려받고 복사본을 주고 나중에

체크 아웃할 때 복사본도 돌려받자.

우리는 복사본을 주었다.

그러나 여권을 가지고 다니다 도난이나 분실의 우려도 더 많다는 것도 염두에 두자.

  

그리고 환전을 할 때 여권을 보자고 한다.

그럴 때는 호텔에다 맡겼다고 하면 그냥 해 준다.

환전은 은행에서도 하고 시내 금은방에서도 한다.

환율이 모두 다르나 크게 차이가 나는 것은 아닌 듯하다.

그러니 차라리 은행에서 하는 편이 속 편하다.

50불 이상은 환율이 좋으니 50불짜리로 환전해가는 게 좋겠다.

비가 퍼부어도 씨클로는 비닐로 덮고 달린다.

 

오히려 비가 오니 오토바이가 뜸해서 좋다.

길에서는 항상 오토바이를 조심하자.

우리에게는 공포의 대상이나 그들과 눈으로 무언의 대화를 하듯 천천히 건너가면 된다.

건너가는 속도를 일정하게 하면 그들이 스스로 알아서 앞 뒤로 피해 간다.

 

베트남의 주소체계는 무척 편리하게 되어 있다.

우리나라 주소 체계보다 더 잘 되어 있다.

모든 길가의 집들은 주소를 간판에 적어 놓았다.

길을 중심으로 홀수는 동쪽과 남쪽이고 짝수는 서쪽과 북쪽이다.

그러니 주소 숫자만 보아도 동서남북을 확연히 알 수 있고 1번부터 계속 연번으로 이어져 주소만 알면

지도 한 장만 들고 어느 곳이나 찾아갈 수 있다.

 

 

또 급수탑으로 가는 길 말고 버스에서 내려 큰길을 건너 버스가 왔던 방향으로 아래로 큰길을 따라

내려오면 공항 갈 때 타는 버스 정류장이 보인다.

아래 사진에서 보이는 바로 저 앞에 사람들이 많이 있는 저곳이다. 

바로 버스 정류장 앞에서 우측으로 돌아보면 자그마한 옛날 하노이 도심 출입문이 보인다.

여기가 올드 하노이의 출입문 다섯 개 중 유일하게 남아있는 동하 문이다.

이 문은 시내에서 볼 때 홍강을 향해 동쪽으로 난 출입문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이곳으로 들어가도 된다.

 

좀 멀리 보인다.

가까이 다가가면 문 위에 한문으로 동하 문이라고 써진 게 보인다.

우리는 東河門이지만 그들은 Cua O Quan Chuong이라고 한다.

어설프게 베트남 말을 하지 말자.

성조 때문에 더 헷갈린다.

차라리 메모지에 써서 보여주는 게 훨씬 더 의사소통에 도움이 된다.

문을 지나면서도 "신 짜오"하고 인사하자.

지금 아주 제대로 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곳을 통과하여 좌측으로 들어가도 여행자 거리 중심이다.

또 동하 문으로 들어가지 말고 버스 정류장을 지나 계속 남쪽으로 내려와도 옛 시가지로 들어갈 수 있다.

조금 더 걸어가면 큰 은행 건물이 보인다.

그곳이 구 시가지 동쪽 편이 된다.

 

우리가 숙소를 정하고 나니 비는 더욱더 퍼붓는다.

비싼 돈(?)을 들이고 우리 부부가 첫 배낭여행으로 이곳까지 왔는데 비 마저 佳人을 배신한다.

비록 저렴한 숙소이나 손가락 크기의 몽키 바나나 한 송이를 방으로 갖다 준다.

이름하여 (Welcome Banana....)

너무 맛있어서 사진 찍는 것도 잊어버리고 다 먹었다.

빈 접시라도 찍어서 올릴까요?

 

안 주인과 기념사진 한 장.

우리는 더워 죽겠는데 완전 무장을 했다.

임신 중이라고 한다.

 

그리고 따뜻한 물을 담은 보온병도 준다.

안 주면 달라고 부탁하자.

녹차 팩을 미리 가져가면 따뜻한 녹차도 마시고 컵라면도 먹을 수 있다.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이곳에 여러 날 머물 예정이라 퍼붓는 비를 맞으며 저녁 먹으러 나가기가 귀찮아 가져 간 컵 라면으로

바나나와 함께 저녁으로 대신한다.

울 마눌님이 입이 조금 까다로워 컵라면 몇개를 챙겨갔다.

 

1박 10불에 뜨거운 물 샤워, 인터넷 무료, 에어컨, 트윈 더블 침대......

그리고 매우 친절하고 착한 젊은 부부다.

방만 좀 더 깨끗했더라면...... 

 

밤에는 1층 로비에 있는 2대의 컴퓨터가 있는 책상으로 내려오니 코쟁이들이 점령하고 있다.

그런데 컴퓨터 모니터는 삼성인데 한글이 뜨지 않는다.

수출품은 한글을 빼고 보내나? 우리 집도 같은 회사 제품인데 한글이 뜨는데? 

영어는 영 어려운 언어라 영어인데..... 

그래서 佳人은 가져간 소형 노트북에 그곳 데스크 탑 인터넷 선을 뽑아 연결시키고 앉아 인터넷으로

고국에 있는 동포들에게 하노이 통신원이 되어 소식을 전하고 아들들에게도 무사 도착을 알렸다.

국내에서 할 때는 인터 넷이고 외국에서 그곳 선을 빼서 연결할 때는 아우터 넷인가?

 

그런데 옆자리에 서양사람이 앉더니만 컴퓨터를 켠다.

"쨔샤~~ 그거 선이 빠진 거야~~"

컴퓨터 속도는 조금(?) 느리나 그런대로 참을 만은 하다.

 

오늘은 여행 첫날....

이렇게 자판이나 두두리며 하루를 접었다.

비가 너무 많이 내려 밖에 나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

 

우리가 60년대 초반 국민소득이 연간 63불일 때 베트남이나 이웃 동남아시아는 100불이 넘었다.

우리가 안남미라는 월남 쌀을 배급받아먹고 살 때 우리가 부러워했던 나라들이다.

매년 보릿고개라는 춘궁기를 보내며 그들이 3 모작을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얼마나 부러워했는지... 

그러나 지금은.....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음식 사진은 먹기 전에 찍어야 기록으로 남길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빈 접시만 찍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