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공항에서 시내 버스를 타고 가자

2008. 12. 12. 00:31동남아시아 여행기/베트남 종단 배낭여행

이 여행기는 초보 여행자의 첫 배낭여행기다.

 

버스를 타는 이유는?

싸니까...

또 바가지 택시와의 전쟁에서 해방되니까...

그리고 삐끼와의 전쟁과 호객행위에서도 자유로우니까...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일반 시민들과 호흡을 같이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말하면 정말 여행 전문가처럼 보인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것은 영어나 현지어를 몰라도 아무 말도 하지 않고도 타고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한국에서도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말 한 마디라도 하고 탔던가?

 

많은 관광객들은 공항에서의 첫 이미지로 그나라를 판단한다.

이곳도 마찬가지다.

P.R이 무어냐?

 

그러니 미리 피할 것은 피하고 알 것은 알고 다니면 좋은 이미지만 간직할 수 있다.

내 돈 들여서 관광을 하며 왜 나쁜 기억들을 지니고 돌아가야 하나....

그건 바보짓이다.

더군다나 이곳은 종점이라 편히 앉아 갈 수도 있다.

 

그리고 나중에도 여러번 시내버스를 탔지만 젊은이들이나 학생들은 우리처럼 나이가 든 사람에게

미안하리 만치 자리 양보를 많이 한다.

우리의 20여년 전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이렇게 다니면 좋은 기억들만 가지고 다닐 수 있다.

금쪽같은 내 귀중한 돈을 들이며 왜 내가 스트레스를 받아야 하나.....

 

17번 버스에 올랐다.

안내원이 남자다....

자리를 잡고 앉으니 조금 있다가 요금을 받으러 온다.

둘이서 10.000동(우리 돈 900원)....

돈을 내면 차장은 우리에게 표를 건네주며 중간을 약간 찢어서 준다.

아마 재 사용을 막기 위함이 아닐까?

 

우리는 캐리어 가방 두 개와 배낭 2개 그리고 허리에 제법 큰 카메라 가방까지 가지고 탔으나

 

추가 요금은 받지 않는다.

한 명이면 미리 5.000동을 준비하면 좋지 않을까?  

 

내가 베트남 말은 전혀 몰라도 버스요금 내고 버스 타고 간다.

지금까지 한 마디도 하지 않아도 시내로 간다.

베트남 말, 영어 못해도 시내 들어가는데 아무 문제없다.

공항에서 환전도 창구에서 50불 흔들고 기다리다 돈이 나오면 그 자리에서 세어 확인하고 받으면 된다.

베트남 돈을 액수가 큰돈으로 주면 작은 돈을 보여주며 다시 흔들어 대면 바꾸어 준다.

 

아~~ 참~ 지도 얻을 때 "맵 이유~~" 하고 영어 한 마디 했다.

비가 또 억수로 퍼붓는다.

오늘 300mm가 넘는 비가 왔다고 한다.

원래 이때가 건기인데 기상 이변이란다.

우리가 탄 버스는 수륙양용차가 될뻔했다. 

 

출발 1시간쯤 지나면 큰 다리가 나온다.

우리나라 한강 정도의 큰 강이다.

 

이 강을 건너면서 오른쪽을 보자. 

오른쪽을 보면 기차 철교 같은 게 보인다.

그러면 내릴 준비를 하자.

 

이제 다리를 건너면 하노이 시내로 들어간다는 이야기다.

홍강인가 보다.

역시 물 색갈이 뻘겋다.

 

다리를 건너자 복잡한 도시가 나타나니 바로 이곳이 하노이겠지?

다리를 건너면서 우회전하여 첫 번째 정류장이 롱 비엔 역 버스정류장이다.

버스가 서는 곳은 아까 다리에서 보았던 롱 비엔 철교 밑을 지나 바로 선다.

어디서 내려야 하나 고민할 필요도 물어볼 필요도 없다.

이곳에는 많은 승객이 내린다.

이곳에서 내렸다.

내리자 마지 또 이놈의 인기.....

빗속에서도 삐끼들은 활동한다.

아래 지도대로 길을 건너 아무 길이나 편한 대로 짐을 끌고 가면 올드 쿼터라는 구 시가지다.  

 

너희들이 뭐라고 해도 나는 내 갈길을 가련다.

그냥 묵묵히 아무 말 없이 눈길도 주지 않았다.

제풀에 떨어진다.

푸~~ 하하하하

 

그러나 그들도 그렇게 집요하게 달려들지는 않는다.

 

그냥 웃는 얼굴로 "됐네~ 이 사람들아~~"하며 가면 된다.

이제 걸어서 캐리어 끌고 구 시가지로 간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우리는 삐끼를 피해야 살지만 삐끼들은 우리를 잡아야 산다.

그러나 삐끼들을 잘만 활용하면 싼 숙소를 잡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