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강석굴(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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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퉁 화엄사에는 부처의 진신사리가 있답니다.
아침 8시 45분에 윈강석굴을 들어가 오후 1시에 나왔습니다. 그러니 비록 짧은 4시간 45분 동안이지만, 그동안 엄청나게 많은 부처를 만났습니다. 지금까지 만난 부처를 모두 합해도 오늘만큼은 아닐 겁니다. 그리고 佳人은 1.500여 년 전으로 시간여행도 다녀왔습니다. 부처와 함께하는 동안 시간이 그렇게 빨리 지나가 버렸습니다. 입구로 걸어 나와 시내버스를 탑니다. 우리 부부는 걷거나 주로 시내버스를 타고 이동합니다. 백수의 여행이란 이렇게 가장 저렴한 방법으로 돌아다녀야 합니다. 이곳으로 운행하는 시내버스는 오직 하나밖에 없기에 고민할 이유도 없습니다. 이곳을 찾는 관광객 대부분이 단체손님이기에 버스 정류장에는 사람도 별로 없어 당연히 앉아갑니다. 30분 정도 타고 나오면 아침에 우리가 탔던 공교 4 ..
2012.03.01 -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두커니 서서 길을 묻는다.
오늘은 운강석굴의 마지막 이야기를 해보고 싶습니다. 지루한 이야기를 들으시느라 무척 힘이 드셨을 것 같습니다. 이제 제20 굴을 지나면 대단한 석굴은 보이지 않습니다. 이곳을 찾은 대부분 사람은 여기까지만 보고 다시 돌아가거나 석굴 앞으로 난 오솔길을 따라 공연장으로 갑니다. 물론 그 공연을 보려면 별도로 돈을 내야 합니다. 나머지 석굴 중 그나마 볼만한 게 탑굴동(塔窟洞)이라 부르는 제39 굴이 있습니다. 다른 이름으로는 탑묘굴(塔廟窟)이라고도 부른다네요. 들어가는 출입문이 아치형으로 만들었네요. 출입문 위로는 내부를 밝힐 두 개의 창문도 만들었습니다. 내부 상인방에는 인동초 문양으로 장식해 놓았습니다. 실내로 들어오면 한가운데에 6m 높이의 5층으로 만든 석탑이 우뚝 서 있네요. 삥 둘로 각 면마다 ..
2012.02.29 -
윈강석굴의 대표선수
이제 제20 굴에 왔습니다. 이곳 윈강석굴도 거의 끝나갑니다. 물론 아직 많은 석굴이 남았지만, 예술적 가치가 떨어지는 것뿐이랍니다. 제20 굴은 백불야동(白佛爺洞)이라고 부른다네요. 백불야 동이라고 띄어 읽기 발음을 정확히 하셔야 합니다. 공연히 백불 야동이라 읽으시면 순재 아저씨처럼 됩니다. 이제 이곳만 보면 나머지는 모두 무너지고 세월을 이기지 못한 안타까운 모습으로 남아있는 곳뿐입니다. 이제 이곳도 앞에 세워놓은 기둥이 무너지며 지붕이 사라지고 말았네요. 그러니 벌거벗은 모습이라고 해야 하나요? 요나라 시절에 만든 목조구조물은 전쟁을 피할 수 없었나 봅니다. 아무리 전쟁을 해도 왜 부처가 있는 곳에 불을 지르고 난리를 친답니까? 전쟁이란 이렇게 선한 민초를 야차로 만드나 봅니다. 불력의 힘도 인간..
2012.02.28 -
탁발씨 가문의 영광
이제 18 굴로 갑니다. 제18 굴은 노사나불 입상으로 입삼불동(立三佛洞)이라고 하네요. 18 굴은 효문제의 3대 선조인 세조 태무제인 탁발도를 나타낸 것이라 합니다. 탁발씨 가문은 모두 부처입니다. 집안이 모두 부처 패밀리인가 봐요. 가문의 영광이지요, 뭐~ 담요는 이렇게 탁발씨 문중을 부처로 만들어주고 북위가 불교를 국교로 삼는 딜을 성공했나 봅니다. 부처상의 크기가 대단하지요? 앉아있는 모습도 대단한데 이곳을 서 계십니다. 1500여 년 동안 앉지도 못하고 서 있다는 것은 너무 힘든 일이 아닐까요? 앞에서 올려다보며 사진 찍는 사람과 비교해보세요. 마치 우리가 지금 걸리버 여행기 속으로 들어온 듯하지 않습니까? 입삼불동이란 제18 굴, 제19 굴, 제20 굴을 합쳐 부르는 말입니다. 그러니 가운데 ..
2012.02.27 -
담요오굴
너무 지루하시죠? 저도 운강석굴 이야기를 이 정도에서 그만둘까도 생각 중입니다. 매일 봐야 석굴이고 그 안에는 부처만 있습니다. 이렇게 보고 다니는데 아직 성불도 못하고 있으니 모두 때려치우고 싶습니다. 득도의 길이 이리도 힘이 드나요? 그런데 살금살금 지나치려 해도 저렇게 석창을 통하여 내다보고 계십니다. 빤히 내다보시는데 어찌 모른 체 외면하고 들리지 않고 지나친단 말입니까? 손까지 들고 아는 체하면 더더욱 모른 체 외면하고 지나칠 수 없습니다. 佳人은 아직 저를 바라보면 그냥 지나칠 용기가 없습니다. 그럼 제15 굴로 들어갑니다. 제15 굴은 그나마 다른 이름이 있습니다. 만불동(萬佛洞)입니다. 千佛의 딱 열 배나 되는 어마어마한 숫자의 인해전술입니다. 중국이라는 나라에서 만 불이라는 것도 뭐 대단..
2012.02.25 -
창문 너머 어렴풋이 옛생각이...
제13 굴로 갑니다. 제13 굴은 문수보살동(文殊菩薩洞)이라는 별칭이 있는 곳입니다. 지혜의 화신이라는 문수보살이 안에 계신가요? 그런데 앉은 모습이 불편해 보이고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습니까? 그러니 이 석굴과 문수보살을 만든 사람은 우리와는 달리 좌식 문화를 이야기로만 듣고 만들다 보니 어색하고 조화롭지 못하게 만들었지 싶습니다. 그런데 창문 너머로 내다보고 계신 불상은 미륵보살입니다. 밖의 모습이 무척 궁금하신가요? 문수보살께서는 미륵보살에게 집을 맡기고 잠시 외출하셨나요? 요즈음 부쩍 외출이 잦아졌다는 소문이 자자합니다. 미륵보살께서 밖의 일이 무척 궁금하신가 봅니다. 창문 너머로 어렴풋이 보이는 것을 아주 유심히 보시려 기웃거리시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요. 집을 봐달라고 한 문수보살은 오지 않지요..
2012.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