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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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공(我空)이라는 말
참으로 아름답고 평화로운 산사의 풍경이 아닙니까? 이런 곳에 머물다 보면 번뇌도 탐욕도 모두 버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음마저 정갈해지는 기분입니다. 불교에는 아공(我空)이라는 말이 있다고 하네요. 이 말은 "영구 없다."가 아니라 "나는 없다." 즉 나라고 할 것이 따로 없다는 뜻이라 합니다. 내가 없으니 세상도 없는 것이 아닌가요? 우리는 잠시 세상에 이렇게 들렀다 가는 삶인가 보네요. 사실, 억겁의 시간 동안 우리가 살아가는 시간을 찰나가 아니겠어요? 그런 짧은 시간을 살아가며 무슨 고민이 그리 많은지... 이 모든 게 탐욕으로부터 오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이제 나이가 들어 팔순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이런 나이가 되면 내려놓을 나이인데도 자꾸만 움켜쥐려고만 합니다. 움켜쥔다고 얼..
2023.07.05 -
순천 선암사(順天 仙巖寺)
화강암 돌로 만든 아름다운 다리가 보입니다. 다리 이름이 신선이 승천한다는 의미인 승선교(昇仙橋)라고 합니다. 아치 너머로 보이는 누각은 강선루(降仙樓)라는 누각인데 이곳에서 올라간 신선이 저기 강선루로 내려오나 봅니다. 선암사 승선교(仙岩寺 昇仙橋)는 조선시대인 숙종 39년(1713) 호암화상이 6년 만에 완공한 다리라고 하며 다리 가운데는 용 머리가 조각되어 있으며 전체적으로 정교하고 웅장하며 자연미를 풍기는 조선 시대 돌 다리의 걸작품으로 보입니다. 예술적인 가치도 충분하기에 보물 제400호로 지정되었겠네요. 길이 14m, 높이 4.7m, 폭 4m로 기저부에 별다른 가설이 없고 무지개다리인 홍예(虹預)로 전체의 문양은 반원형을 이루고 한 개의 아치로 이루어졌네요. 계곡의 폭이 제법 넓기에 무지개가 ..
2022.07.27 -
기원(祈願)
살아가며 바라는 것원하여 이루어지기를 비는 행위를 기원이라 하나요?이제 올해도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새해가 되면 누구나 많은 계획을 하고 그게 이루어지기를 바라지요.그러나 이런 바라는 일이 하나도 없는 게 살아가는데 오히려 좋은 일이 아닐까요?그 말은 욕심을 버렸다는 말일..
2015.12.12 -
가을의 끝자락
(클릭 하시면 사진을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이제 가을도 그 마지막 잎새를 남기고 떠나가나 봅니다.한줄기 바람만 지나가면 힘없이 잎새를 흩뿌려버리며 점점 나목으로 변해갑니다.무심한 가을비는 왜 또 그리 자주 내리는지요.이제 한 해를 우리도 마무리해야겠습니다.산사의 가을도 ..
2015.11.21 -
맥적산은 천상의 세상이었습니다.
맥적산은 그냥 산이 아니었습니다. 생각이 있고 느낌이 있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여기에 올라 세상을 바라보니 우습군요. 모두가 佳人의 발아래에서 꼬물거리고 있는데 무얼 더 바라겠습니까? 여기에 만든 부처의 눈높이로 사바세상을 바라봅니다. 천상의 세상에서 바라보면 바로 이런 모습일까요? 어디가 극락이며 어디가 사바세상입니까? 여기에 올라 내려다보면 모두가 극락인걸... 난 누구고 무엇이며 어디서 와 어디로 가고 있습니까? 저 길은 또 어디서 출발해 어디로 가는 길입니까? 저 길을 따라가면 지혜를 얻을 수 있습니까? 우리가 살아가는 것도 저 길과 같겠지요? 저 길은 떠나는 길이요 동시에 돌아오는 길입니다. 지금까지 등어리에 지고 온 무거운 욕심 모두 여기에 내려놓고 싶습니다. 그러면 앞으로 살아가는 데 한결 ..
2013.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