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안문학(5)
-
승상부 의사청(議事廳), 부시루(賦詩樓)에서...
영현당 안에는 그동안 조조와 동고동락하며 목숨을 함께 한 문신과 장수의 모습을 한 사람씩 보여줍니다. 사실, 우리는 이 모든 사람을 합해도 관우나 장비 한 사람보다도 못하게 취급했습니다. 이게 바로 삼국지연의를 지은 나관중의 의도였는지 모릅니다. 어찌 이들의 명석한 두뇌가 공명 한 사람만도 못하고 용맹한 장수들이 모두 모여도 장비 한 사람만도 못하겠어요. 소설이나 영화란 이렇게 우리의 눈을 멀게 하고 판단력을 흐리게 하며 생각을 바꿀 수 있게 하나 봅니다. 곽가, 사마의, 순욱, 정욱, 진림, 순유, 종회, 진군... 이 모든 사람이 공명의 명성에 가려 출연료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처지가 되었잖아요. 이들이 바로 촉한의 다섯 배나 되는 많은 사람을 원만히 다스린 이들이 아니겠어요? 영현당 안에는 이렇게 ..
2013.02.15 -
절묘한 짜깁기, 삼국지
오늘은 이곳 삼대에 얽힌 이야기를 하나 하렵니다. 앞서서 말씀 드린 대로 삼대는 가운데 동작대가 있고 양쪽으로 금봉대와 빙정대가 있었답니다. 그런데 동작대 양쪽의 두 군데로는 다리로 연결되었다 합니다. 이를 이교(二橋)라 불렀고 조조의 아들 조식은 동작대부(銅雀臺賦)라는 시를 지어 아버지를 기쁘게 한 일이 있지요. 우리는 여기서 아주 대단히 재미있는 이야기를 삼국지연의에서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소설이 지닌 허구이나 그 절묘한 연결은 박수를 보내도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삼국지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을 꼽으라면 많은 사람이 적벽대전을 떠올릴 겁니다. 가장 강력한 세력을 자랑하던 조조가 그 세력이 한풀 꺾였던 사건이었지요. 여기에 작가는 아주 교묘한 짜깁기를 함으로 삼국지라는 이야기를 더 재미나게 하고..
2013.01.15 -
산타이(三臺)에서 조조를 생각합니다.
위의 사진은 업성 박물관에 만든 조형물로 업성인 이곳에 삼대를 짓는 모습을 형상화한 조형물로 조조는 수시로 드나들며 삼대의 진척상황을 보고받았을 것이며 잘못된 곳은 지적하며 고쳤을 겁니다. 아니? 조조가 설계감리까지? 슈퍼맨이라 조조라면 했을 것 같지 않나요? 가운데에 동작대가 있었고 좌우로 빙정대와 금봉대가 자리하고 있어 그 높이가 10장(丈)이나 되었다 합니다. 10장(丈)이면 35.8m 정도라 하니 마치 하늘로 우뚝 솟은 하늘 궁전의 모습이 아니겠어요? 세 개의 건물은 각각 다리로 연결되어 다닐 수 있게 설계되었다 합니다. 이렇게 화려했던 이곳도 지금은 찾는 이 별로 없는 옥수수밭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세기의 걸작품인 삼대를 짓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이 동원되었을까요? 얼마나 많은 세금을 수탈했..
2013.01.14 -
폐허뿐인 업성유지(邺城遺址)
누구? 모두가 간웅이라고 욕할 때 욕이 배 째고 들어오느냐고 버티며 혼자 영웅이라는 자부심으로 사셨던 조조 아니십니까? 한 때 여기서 황제보다 더 황제 같은 삶을 살았던 조조 말입니다. 조조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사실 동탁에 볼모로 잡혀 살다 장안에서 뤄양으로 유기견처럼 도망 온 황제라는 헌제를 어느 군벌도 나서서 돕지 않았습니다. 동탁 토벌에도 사실 나서지 않으려 했지요. 항건적을 토벌한다고 군사를 키운 덕분에 황제보다 더 큰 힘을 가지고 이제 황제의 꿈을 몰래 키우고 있었나 봅니다. 그러나 조조는 굶주려 허기에 지친 헌제와 그를 따라온 모든 신하를 따뜻하게 맞이하고 따끈한 닭국물을 대접해 허기와 추위를 가시게 한 조조를 왜 간웅이라 욕을 합니까? 그때 헌제에게 가장 필요했던 것..
2013.01.12 -
관창해(觀滄海), 조조의 詩
이번 여행은 중국의 제일 동쪽 끝인 진황도(秦皇島 : 친황다오)라는 곳에서 시작했습니다. 지금이야 제일 동쪽 끝이 아니지만, 사실 만리장성을 기준으로 할 때는 여기가 바로 제일 동쪽이 맞지만, 그런데 이번 여행의 테마가 삼국지 기행이라고 해 놓고 삼국지의 삼자도 나오지 않고 진행되고 있네요. 정말 웃기는 佳人입니다. 부형청죄(負荊請罪)라도 청하고 싶지만, 빠떼루로 대신하면 안 되겠습니까? 좌우지간, 이번 여행의 시작은 친황다오부터입니다. 천천히 중국의 동쪽 끝에서 여행을 시작하기에 삼국지에 관한 이야기는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삼국지와는 전혀 무관한 곳도 아니랍니다. 관계가 없다면 억지로 삼국지와 줄을 연결해 보렵니다. 지난 런던 올림픽 축구 경기에서 우리나라 올림픽 대표선수였던 ..
2012.1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