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페르타리 무덤 에피소드, 3(심장의 무게)

2023. 12. 15. 04:00이집트여행

 

네페르타리 왕비가 지혜의 신인 토트 앞에 서 있는 그림입니다.

네페르타리라는 이름의 의미는 '완벽한 아름다움' 또는 '아름다운 동반자'라는 말이라고 하며

그녀가 죽은 후 잊지 못해 그녀를 위해 아부심벨에 신전까지 지어주었으니 이미 우리가 여행

초반에 다녀온 아부심벨 신전 옆에 있는 소신전이 바로 네페르타리의 신전이라고 하네요.

 

 

그림 안에 네페르타리라는 상형문자가 보이는데 람세스 2세는 그녀를 위해 지은 시를

이 무덤 안에 적어 두었는데 "내 사랑은 특별하다. 아무도 그녀와 견줄 수 없다, 그녀는

살아있는 가장 아름다운 여인이기 때문이다. 단지 스쳐 지나가는 것만으로도 내 마음을

모두 가져가 버렸다."라고 썼다는데 람세스 2세의 눈에 콩깍지가 씌었나 봅니다.

 

 

재미있는 것은 위의 사진에 보이듯이 수없이 벽을 장식한 네페르타리 왕비의 이름이 있지만,

람세스 2세의 이름은 전혀 찾을 수 없다고 하는데 천수를 누릴 정도로 건강했기에

무덤 속에 자신의 이름을 남기는 게 부정 탄다고 생각했을까요?

 

 

그림 속에 네페르타리 왕비와 토트 신 사이에 위의 사진에 보이는 개구리 한 마리가 보입니다.

보통 개구리가 아니라 이집트에서는 생명과 다산을 상징하는 헤케트(Heqet)라고 부르는

신으로 나일강이 범람한 후에는 엄청난 숫자의 개구리가 생겨나기에 다산을 상징하겠지요.

 

 

개구리 앞에 있는 직사각형 막대는 파피루스로 네페르타리의 이름을 적어

사후세계의 천국인 아루(Aaru)로 들어갈 대상자임을 토트 신에게 알리는

모습으로 이미 천국으로 들어갈 수 있는 입장권이나 마찬가지랍니다.

 

 

이미 이전에 네페르타리 왕비는 청정영혼임을 알리는 아크(Akh)가 그녀의 미라 앞에

나타났는데 바로 위의 사진 속에 보이는 황새처럼 생긴 새가 아크로 망자의 영혼에

한 줌의 죄도 없는 깨끗한 상태라는 것을 의미하기 위해 무덤 벽화에 그려놓은 그림입니다.

 

 

헤케트 여신의  상징 그림입니다.

이렇게 이집트 신화에 나오는 신 중에 다른 곳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신화 속의 신들의 모습을

볼 수 있기에 네페르타리의 무덤 벽화는 고고학적으로도 대단히 소중한 유물이라고 합니다.

 

 

위의 사진 속의 그림은 네페르타리가 죽은 후 심장의 무게와 마아트의 깃털을 저울에 올려

무게를 단 후 가벼웠기에 마지막으로 부활을 판정하는 오시리스 앞으로 나가기  전에 

토트 앞으로 나가 심장의 무게를 달았던 저울의 무게를 기록으로 검증받는 장면입니다.

 

 

만약 심장의 무게가 깃털보다 무거우면 앞에 지키고 앉아있던 암무트(Ammut)라는 괴수가

인간의 영혼이 깃들여있다고 생각하는 심장을 냉큼 먹어치운답니다.

심장이 없는 망자는 이집트에서는 하늘나라로 갈 수 없는 잊힌 사람이 된다고 하지요.

 

 

왼쪽에 망자를 이끄는 사후세계의 신인 아누비스(Anubis) 신이 보이고 또 저울을 달고 있지요.

저울 한쪽에 마아트의 깃털을 올리고 다른 쪽에는 망자의 심장을 올렸네요.

심장의 무게가 마아트의 깃털보다 무거우면 생전에 죄를 많이 지은 자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네페르타리 왕비의 무덤 안을 지키는 아누비스 신입니다.

늑대의 머리를 한 아누비스는 망자를 인도하는 역할을 한다는데 오시리스의 여동생인

네프티스가 언니 이시스로 분장해 오빠와 동침한 후 낳은 자식이라고도 하더군요.

 

 

이로 인해 남편인 세트의 분노를 사게 되었고 세트는 형인 오시리스를 죽이게 되었지요.

위의 사진에 보이는 아누비스의 형상은 카이로 박물관에 전시된 것으로

투탕카멘의 무덤에서 발견된 것인데 이렇게 아누비스는 무덤 속을 지키는 역할을 하지요.

 

 

오른쪽에는 토트가 저울의 결과를 기록하고 있고 늘 망자의 심장을 재는 저울 부근을

어슬렁거리는 암무트라는 괴수가 심장이 무거우면 먹어치우기 위해 대기 중입니다.

세상에 깃털보다 가벼운 심장을 지닌 사람이 있기나 할까요?

네페르타리 왕비는 심장의 무게가 깃털보다 가벼웠을까요?

 

 

전실에서 지금까지 보았던 그림 뒤에 작은 방이 있는데 방 입구 벽에는 위의 사진에 보이는

제드(Djed)라는 형상의 신성한 상징물이 그려져 있는데 제드는 오시리스의 척추라고도 하며

늘 손에는 와스 셉트레(was sceptre)이라는 창처럼 생긴 것을 들고

손목에는 앙크를 걸고 있다고 하네요.

 

 

와스 셉트레는 지배와 권위의 상징으로 신을 표현할 때 위의 사진에서 보듯이 와스 셉트레를

손에 든 하토르 여신에게 이끌려 오시리스 신 앞으로 나가는 왕비의 모습입니다.

제드는 신전이나 무덤을 구경하다 보면 기둥 장식으로도 많이 그려져 있더라고요.

이집트의 척추는 나일강으로도 보니까 나일강을 상장한다고도 할 수 있지 싶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이곳 무덤 안에는 네페르타리 왕비의 모습은 이미 사후 세계의 모습으로

인간계를 떠나 신계에 등극해 내세로 가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무덤이 발굴될 때에는 모든 부장품을 도굴범에 의해 모두 사라졌고 심지어는 미라나

석관까지도 모두 사라져 지금 사진을 통해 볼 수 있는 부조나 벽화 정도입니다.

이런 벽화를 다시 예전방식으로 복원해 지금 우리가 보고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