쇤부른 궁전(Schöner Brunnen)을 찾아서.

2022. 1. 12. 03:52독일·오스트리아 2018/비엔나

대단히 큰 궁전 건물이 보입니다.

이 궁전은 신성로마제국의 위용을 자랑할 만큼 대단한 건축물이지 싶습니다.

바로 오늘 찾아갈 쇤부른 궁(Schöner Brunnen)입니다.

 

숙소에 짐을 풀고 이제 근처에 있는 슈퍼마켓에 들러 2박 할 동안의 식재료를 사 온 후 숙소에서 조리해

점심 식사까지 끝냈습니다.

숙소는 조리기구를 구비한 곳으로 정했기에 전혀 불편함이 없네요.

다만, 밥솥은 2인용 전기밥솥을 가져왔기에 세 사람의 밥을 하는 것에도 전혀 문제가 없었습니다.

 

식사를 끝냈으니 이제 오후에는 천천히 걸어서 쇤부른 궁전 구경이나 다녀올까 싶네요.

숙소에서 출발해 걷다보니 도심에 공원이 보이네요.

이 공원은 Auer Welsbach Park로 바로 쇤부른 궁전 부근에 있는 공원입니다.

 

이렇게 공원을 가로 질러 가니 시간도 절약되고 호젓한 기분으로 걸을 수 있어 더 좋습니다.

지금 한국도 10월 말이면 만산홍엽으로 가득해 행락객으로 들썩이지 싶습니다.

한국의 가을보다는 못하지만, 여기 오스트리아 빈도 제법 가을의 맛을 볼 수 있어 좋습니다.

 

역시 유럽의 가을은 단풍색깔이 우리나라와는 달리 붉은색을 거의 볼 수 없습니다.

주로 노란색의 단풍이기에 우리나라처럼 화려하지는 않습니다.

가을 단풍이 아름다운 곳은 우리나라가 최고 중 한 곳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단풍의 색깔을 결정짓는 성분 중 안토시아닌 성분이 거의 없어 붉은색의 단풍은 많지 않고

노란색으로 변화시키는 카로티노이드계의 성분이 많아 그렇지 싶습니다.

같은 가을이라도 단풍의 색이 지역에 따라 다르다는 것도 신기할 뿐입니다.

또 단풍의 색깔도 나무의 성분에 따라 다르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우리가 숙소를 빈 서역 부근으로 정한 이유가 체스키 크룸로프를 출발해 빈으로 오는 셔틀버스가 서는 곳이

빈 서역 앞이었고 나중에 빈을 떠날 때 공항으로 출발하는 공항버스 출발하는 곳도 서역 광장입니다.

도착과 출발 모두가 편리한 곳이었기에 빈 서역 부근에 숙소를 정했습니다.

 

또 하나의 이유는 오늘 오후에 다녀올 예정인 쇤부른 궁전은 숙소에서 거리상 2km 정도 밖에는 떨어지지 않아

천천히 걸어서 다녀올 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차를 타고 이동할 수도 있지만, 이렇게 주변을 걸어 다녀올 수 있는 것도 좋습니다.

반인반수로 사자의 몸을 한 여인의 모습이라...

 

이제 쇤부른 궁전 앞에 섰습니다.

이제 안으로 들어가 볼까요?

 

우선 구글 위성지도로 쇤부른의 모습부터 먼저 보고 갑니다.

넓이가 엄청나게 넓은 곳입니다.

위의 사진 속의 모습만 아니라 전체 길이로는 남북으로 10km 정도 된다고 합니다.

 

북쪽이 정문으로 위의 사진 속에서는 위쪽의 입구로 들어서면 왼편에 매표소가 보입니다.

그리고 넓은 광장이 있고 가운데 양쪽으로 분수가 있으며 정면에 궁전 건물이 보입니다.

그런데 일반 가정집도 아니고 궁전의 정문을 북쪽으로 낸다고요?

 

동양에서는 감히 생각하지도 못할 일이 아닌가요?

세상은 이렇게 동양과 서양의 생각이 엄청나게 다르네요.

동양의 궁전은 모두 주례라는 책에 나오는 동관 고공기의 도성 구성에 관한 원리에 따라 만들었다고 하데요.

 

거기에는 '匠人營國, 方九里, 旁三門, 國中九經九緯, 經涂九軌, 左廟右社, 面朝後市, 市朝一夫'라고 기록되었기에

이런 규범에 따라 궁궐을 지었다네요.

이 말의 의미는 '왕의 도성은 사방으로 길이가 9리이고 각 변에는 문을 세 개씩 둔다.

성 안에는 동서와 남북방향으로 각각 9개의 길을 만들고 그 길의 너비는 아홉 대의 수레가

나란히 서서 통과할 수 있어야 한다.

 

가운데 왕궁을 두고 동쪽에 종묘를 두고 서쪽에 사직단을 둔다.

그리고 왕궁 앞으로는 국가의 관청을 두고 뒤로는 시장을 배치한다.

시장과 조정은 일 묘 즉, 사방 백 보의 넓이로 한다.'라고 한다네요.

정말 복잡한 규범을 두었지만, 이 규범에 따라 지으면 오히려 더 편리하니 다툼은 없겠네요.

우리의 경복궁을 보면 정말 이 원리에 따라 철저하게 지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니 첫째 중앙궁궐(中央宮闕), 둘째 좌묘우사(左廟右社), 셋째 전조후시(前朝後市), 넷째 좌우민전(左右民廛)이라는

말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이러한 룰은 중국에서는 도성을 지을 때 기본적인 생각이라 하네요.

 

도시의 구성은 궁성을 중심으로 좌우 전후를 이런 지침에 따라 건설하고 그 주변으로 일반 백성이 사는 곳을

만들었다는 의미일 겁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 주변을 다시 성벽으로 둘러쌓아 도시를 완성했다는 말이겠지요.

이런 모습의 도성 건축 방식을 회자형(回字型) 도시라 한다고 하네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서양과는 달리 동양에서는 인간이 살아가는 동안 지켜야 할 많은 규범을 정해놓고

스스로 그 틀 안으로 들어가 힘들게 살아갑니다.

이런 궁전을 짓는 일에도 궁전의 방향부터 문의 방향과 길이는 물론, 사직단과 종묘의 방향까지도 정해두었습니다.

길이는 물론, 방향이나 위치까지 족집게 모양으로 찍어주었다고 하네요.

이렇게 궁전을 지을 때는 원리에 따라지었다고 하네요.

이는 중국만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경복궁도 이 원리에 따라지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