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전설이 있는 이발사의 다리(Lazebnický most)

2021. 11. 3. 04:21독일·오스트리아 2018/체스키크룸로프

 

체스키 크룸로프를 더욱 빛내는 블타바 강은 남부 보헤미아 삼림에서 시작해 남에서

북으로 올라가 프라하를 관통하며 이렇게 긴 거리를 흘러 북으로 올라간 블타바 강은

프라하를 거쳐 독일로 들어간다고 하네요.

독일 드레스덴으로 들어가기 전에 체코의 멜니크라는 도시에서 엘베강과 만나며

블타바라는 이름은 사라지고 맙니다.

 

 

이 강에서는 래프팅도 많이 즐긴다 합니다.

비록 시즌이 시작되지는 않았고 비까지 퍼붓는 오늘도 위의 사진처럼

빗속을 뚫고 래프팅을 즐기는 열혈 인도 있네요.

 

 

이곳 체스키 크룸로프를 더욱 빛내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구불거리며 흐르는 블타바 강입니다.

그 모습이 동양인에게도 친근한 그런 모습이 아니겠어요?

우리나라 하회마을이나 중국의 랑중처럼 말입니다.

 

 

그러니 프라하 남쪽에 있는 체스키 크룸로프의 블타바 강이 상류가 되겠네요.

강은 유난히 체스키 크룸로프 부근에서 갈지자로 구불거립니다.

지형적으로 산이 많기에 그렇겠지요?

 

 

비가 소강상태에 접어들기에 잠시 블타바 강변을 걷고 있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집니다.

오늘은 날씨가 오락가락합니다.

일기가 고르지 못한 날씨에 여행한다는 일은 마음만 조급해집니다.

 

 

강변이라 어디 비를 피해 몸을 숨길 곳도 없습니다.

앞을 바라보니 망토 다리라고 하는 다리가 보입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비를 피할 수 있는 최고의 명소는 바로 다리 아래입니다.

 

 

이럴 때는 역시 위의 사진에 보이는 다리 밑이 최고입니다.

불변의 진리입니다.

 

 

잠시 망토 다리 아래서 비를 피합니다.

비가 그칠 때까지 다리 아래서 기다리며 눈앞의 비 오는 풍경을 바라봅니다.

젠장, 체스키 크룸로프는 비가 퍼부어도 아름답습니다.

 

 

비가 그치기에 또 발걸음을 옮깁니다.

강변에서 암벽 위의 고성을 바라봅니다.

고성의 벽은 스그라피토라는 기법으로 멋을 부렸습니다.

 

 

이발사의 다리라는 곳에서 고성을 올려다보니 예수상과 아주 잘 어울립니다.

조금 전 퍼붓던 비가 그치고 한쪽 하늘이 벗겨지며 해가 비치려나 봅니다.

많은 비가 내리니 예수상이 깨끗해졌습니다.

 

 

예수상이 있는 다리 건너편에는 역시 체코의 다리 위에는 늘 있는

얀 네포무츠키 동상이 서 있습니다.

어디 체코 뿐인가요?

유럽 어디나 얀 네포무츠키 동상은 쉽게 볼 수 있지요.

반지의 제왕에 버금가는 다리의 제왕이라고 할 수 있겠죠?

 

 

이곳 체스키 크룸로프의 구시가지의 남쪽 다리에도 그의 석상이 서 있던걸요.

머리를 왼쪽으로 약간 수그리고 머리에는 별이 다섯 개.

그리고 손에는 십자가의 예수상을 든 모습은 어디나 같지 싶네요.

유럽에서는 역시 다리에서는 얀 네포무츠키만 한 성인이 없을 겁니다.

 

 

구시가지에서 고성으로 올라가는 블타바 강 위에 다리가 하나 있는데 이를 이발사의

다리(Lazebnický most)라고 하는데 보기에는 그냥 평범한 나무로 만든 다리입니다.

그러나 평범해 보이는 이곳 이발사의 다리에는 안타까운 사연이 있는 다리라네요.

 

 

사연인즉슨 합스부르크가의 루돌프 황제는 아들이 정신상태가 이상해지자

이곳에 보냈다고 합니다.

이런 문제는 근친 간의 결혼이 원인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합스부르크가는 가문의 전통을 지킨다고 근친 간에 주로 혼사를 맺었잖아요.

 

 

아들은 이곳에 온 후 이 마을 라트란 거리에 있는 이발소를 경영하는 사람의

딸을 사랑하게 되었다네요.

동서고금을 통해 보면 이렇게 신분의 차이가 크게 나면 불행해질 일도 많습니다.

사실, 남녀 간의 사랑 이야기는 아담과 이브 이후 세상 어디나 있는 일이 아닌가요?

가장 흔한 사랑이야기도 하나하나를 따져보면 전혀 평범하지 않다는 게 또 사랑이지요.

 

 

사내는 이발사의 딸과 사랑에 빠져 결국, 결혼하게 되었지만,

어느 날 갑자기 그녀가 살해당하고 맙니다.

동네 사람 모두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이발사의 사위를 의심하며 이발소에 찾아와

걱정했지만, 그는 오히려 살인범을 잡을 때까지 마을 사람을 하나씩 죽이겠다고

하고 실제로 그대로 이행했다고 하네요.

 

 

원래 사회에 적응하기 어려운 사람을 우리가 기피하는 이유가

바로 이런 점 때문이 아닌가요?

이발사는 자신의 딸 때문에 억울한 마을 사람이 희생당하는 것을 막기 위해

스스로가 자신이 범인이라고 이야기하고 대신 처형당함으로

무고한 많은 마을 사람의 희생을 막았다고 합니다.

 

 

동네 사람들은 이발사의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이곳에 다리를 만들고

이발사의 다리라고 이름 지었다네요.

그의 아름다운 살신성인의 마음을 기리는 의미로

다리 이름을 그렇게 부른다고 합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그런 사연 때문에 마을 사람은 그의 이발소가 있던 곳에 있는 이 다리를

이발사의 다리라고 불렀다고 하네요.

다리 가운데에는 체코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다리의 수호신 얀 네프무츠키의

청동상이 있지만, 이곳에서는 차라리 이발사의 청동상을 세우는 게 더 낫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