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슈타트 옆 동네 오베르트라운(Obertraun)에서 얼음동굴을...

2021. 9. 27. 03:26독일·오스트리아 2018/할슈타트

 

평화롭고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그러나 이런 곳도 오늘은 날씨가 우리를 슬프게 합니다.

오늘 목적지는 다흐슈타인 산 위로 올라가 얼음 동굴 구경을 하고 5 Fingers라는

전망대에 올라 할슈타트 호수를 포함한 주변의 멋진 경치를 구경하려고 했으나...

 

 

아침부터 가랑비가 오더니 오베르트라운에 도착할 즈음에는 제법 빗줄기가 굵어지기까지

하는데 이번 한 달 여행을 하는 내내 날씨가 좋았고 사흘 전 뮌헨에 도착했던 날 하루만

비를 만났는데 산 위의 전망대만 아니라면 오늘 같은 날씨 또한 몽환적이라고 좋아하겠지만...

 

 

그런데 비만 내리는 게 아니라 산 위로는 운무가 자욱해 전망대에 오른다고 해도

아래에 펼쳐진 전망 구경은 물 건너간 듯합니다.

행운이 우리를 외면하면 이런 불상사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일기가 불순하다고 포기하고 숙소에 머무를 수만 없지 않겠어요?

그러나 얼음동굴은 비가 내려도 좋고 운무가 자욱해도 일기와는 관계없이

다녀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곳에 언제 다시 올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길을 나섭니다.

 

 

출발 전 한국에서 얼음동굴을 찾아가는 길을 검색하다가 위의 지도처럼 오베르트라운에

머물면 걸어서도 쉽게 케이블카 타는 곳까지 갈 수 있겠다는 판단이 섰기에

지도만 믿고 숙소에 짐을 풀고 걸어서 갑니다.

여행을 미지의 세상 속으로 들어가는 모험입니다.

지도상으로 길이 있다면 분명 쉽게 찾아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혹시 이곳 할슈타트에 1박 이상을 계획하시는 분이 계신다면 다흐슈타인 얼음 동굴

(Dachsteinhöhlen)과 5 Fingers라는 전망대도 계획해 보세요.

이곳을 가시려면 우선 할슈타트에서 출발하는 시내버스(여기서는 POST BUS)를 타고

오베르트라운이라는 마을을 거쳐 케이블카 타는 곳까지 가시기만 하면 됩니다.

 

 

이 두 곳은 따로 가야 하는 게 아니라 위의 사진에 알려드린 대로 5 Fingers(정류장 3)라는

전망대로 올라가는 케이블카(정류장 1)를 타고 가다가 중간에 얼음 동굴 있는

곳(정류장 2)에서 내렸다가 갈아타고 올라갑니다.

그렇기에 중간에 내렸을 때 조금 걸어 올라가 얼음 동굴을 다녀오시면 됩니다.

물론, 두 곳 모두 가지 않고 한 곳만 다녀올 수도 있습니다.

 

 

다흐슈타인 산의 정상의 높이는 3천 m에서 5m만 빠지는 높은 산이라고 합니다.

1년 내내 흰 눈이 정상에는 쌓여있다고 하네요.

비가 오는 산길에는 걷는 사람이 우리 외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시즌도 거의 끝나가고 비마저 내리는 날 더군다나 걸어서 가는 사람이 우리 말고 누가 또 있겠요?

 

 

그러나 아무도 없는 길이라서 더 즐겁습니다.

그래도 이정표가 보이기에 우리가 제대로 올라가고 있구나 하며 안심이 되더군요.

여행이란 이렇게 때로는 무모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도전할 가치가 있지 않겠어요?

 

 

이렇게 산길을 따라 걸어 올라가다 보니 위의 사진에 보이는 케이블카 타는 정류장이 보입니다.

오늘은 궂은 날씨 때문에 산에 오르려는 사람이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니 이렇게 우리처럼 걸어서 여기까지 온 사람은 더더구나 없겠지요?

 

 

2018년도 기준 요금표입니다.

다양하지만, 성인 기준 얼음동굴만 케이블카로 다녀오는 가격이 34.5유로이고 얼음 동굴을

포함해 파이브 핑거스 전망대까지 모두 포함한 가격은 43.7유로입니다.

가격은 위로부터 성인, 학생, 어린이 순이고 단체 요금도 있지만, 경로는 아래서 두 번째 보입니다.

그런데 만약, 이 동네에 숙박을 하게 된다면 Guest Card라고 있어 성인도 경로 가격으로 해주더군요.

 

 

위의 사진에 보이는 것은 할슈타트 외 인근 지역에서 이곳 케이블카 타는 곳까지 연계되는

시내버스인 POST BUS 시각표입니다.

5 번째 칸에 보이는 할슈타트에서는 한 시간에 한 대 정도 운행하네요.

그러니 할슈타트에 머물지라도 이곳까지도 버스 연결이 되기에 도전할 가치가 있지 않을까요?

 

 

매표소에서 표를 파는 여성분이 우리에게 얼음 동굴까지만 다녀오라고 합니다.

오늘 같은 날은 파이브 핑거스에 오른다고 해도 운무가 가려 전망을 전혀 볼 수 없다고요.

아무리 이곳에 다녀왔다고 하더라도 날씨가 따라주지 않으면 우리처럼 반쪽 구경만 하게 되네요.

 

 

이곳 입구에 모니터를 통해 좋은 날의 파이브 핑거스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 그림이 우리를 더 슬프게 합니다.

이렇게 절벽 위의 손가락처럼 만든 다섯 개의 전망대에 서면 저 멀리 할슈타트 마을부터

호수까지 한눈에 들어오지만, 아래는 천 길 낭떠러지라서 심장은 쫄깃해질 듯합니다.

 

 

그러나 파이브 핑거스에 설치된 현장 카메라의 모습은  위와 같이 매표소 입구에서도 볼 수

있는데 세 장의 모니터 중 오른쪽 2.100m 지점이 현장 카메라로 현재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운무에 가려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모니터와 같이 저런 모습이기에 매표원이 우리에게 전망대는 올라가지 말라고 했나 봅니다.

 

 

이제 케이블카를 타고 산으로 오릅니다.

저 아래 우리 숙소가 있는 마을이 보입니다.

점차 높이 오를수록 아래 마을 모습도 운무에 가리기 시작하네요.

 

 

얼음 동굴 내부의 모습입니다.

조명장치를 하여 우리 눈을 현혹시키기도 하지요.

오늘 우리는 이제 저 모습만을 구경하려고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갑니다.

동굴 투어는 일기와는 전혀 무관한 곳이잖아요.

 

 

그곳에는 얼음이 365일 언제나 얼어있습니다.

이 얼음은 동굴 안에서 한여름에는 녹지 않고 오히려 더 많이 얼었다가

서서히 일부만 녹기 시작한다고 합니다.

오베르트라운에서는 무엇을 할까 고민할 이유가 없이 오늘은 이런 얼음이 365일 내내

일정하게 얼어있다는 다흐슈타인 얼음 동굴(Dachsteinhöhlen)을 찾아갔던 이야기였습니다.

 

다흐슈타인이라는 말은 "희고 높은 산"이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워낙 높은 산이기에 만년설이 있기에 이런 이름이 생겼던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날씨가 좋은 날에만 말입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오베르트라운뿐 아니라 할슈타트에 오시는 분은 조금만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면

얼음 동굴 정도는 충분히 다녀올 수 있는 곳입니다.

우리는 1시에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 얼음 동굴 구경을 마치고 3시에 위에서 출발하는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왔으니 약 2시간 30분 정도만 있으면 얼음 동굴 정도는 구경할 수

있겠지만 그러나 이곳까지 오가는 시간까지 계산하면 할슈타트에서

반나절 정도는 여유시간이 필요하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