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외감으로 바라본 쾰른 대성당 안에서

2021. 3. 17. 03:48독일·오스트리아 2018/쾰른

화려한 장식이 돋보이는 마리아상이 있습니다.

주얼리 마돈나라고 하는 슈무크 마돈나(Schmuck madonna)상입니다.

은총을 받은 사람들이 바친 성물과 보석으로 장식했기에 럭셔리하게

주얼리라고 부르는 마리아상입니다.

 

이곳에는 늘 소원을 비는 사람을 볼 수 있는데 기적을 자주 이루어 주기에 그렇다고 합니다.

오늘도 많은 사람이 휴대전화의 카메라에 슈무크 마돈나를 담으려고 하고

주변에 소원을 빌기 위해 양초로 불을 밝혔습니다.

아마도 휴대전화 속에 슈무크 마돈나의 모습을 늘 담아두려고 그랬나 봅니다.

 

이곳을 찾아 제일 먼저 소원을 빌려고 했는데 마땅히 빌 소원이 생각나지 않습니다.

돌아와 생각하니 조금 억울한 생각이 드네요.

크게 돈이 들지도 않는 곳인데...

 

주제단 뒤로 돌아서 들어가는 왼쪽에 가장 오래되었다는 나무로 만든 십자가인

게로의 십자가는 종교적으로도 대단한 가치를 지닌 십자가가 아닐까 생각되네요.

976년 게로 대주교가 기증한 십자가로 대단히 큰 나무 십자가입니다.

당시 십자가 상단에 작은 균열이 생기는 것을 본 게로 대주교는 성체 한 조각을

틈새로 밀어 넣어 균열이 더는 진행되지 않았다고 전설이 전해오는 십자가입니다.

천년의 세월을 이겨낸 십자가가 아니겠어요?

중세 이후 유럽의 모든 십자가는 게로의 십자가를 기본으로 제작되었다고 하니 

지금의 유럽 전체의 십자가의 아버지인 셈입니다.

그러나 로마보다 더 이른 시기에 기독교를 국교로 정했던 조지아는

십자가가 포도나무 형상으로 다르지요.

 

성당 내부의 아치 천장의 높이가 43m나 된다고 하네요.

외부에서 볼 때는 고딕 양식이지만, 사실은 건축 기간이 오래 걸리며 르네상스 양식과

바로크, 로코코 양식을 거치며 여러 양식이 혼재된 느낌입니다.

이곳이 특히 많은 여행자가 찾는 이유가 고딕식 성당의 진수라는 성당 구경만이 아니랍니다.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기 위해 찾아온 동방박사 세 사람의 유골함이

바로 이곳 쾰른 대성당에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유골함은 주제단 뒤로 돌아가야만

볼 수 있는데 가장 중앙 부분에 있더라고요.

 

기독교에서는 아주 중요한 성궤가 아니겠어요?

따라서 성궤 자체도 아름다운 금속 공예를 보는 듯 아름답습니다.

물론,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일은 당연한 일이지요.

이 유골은 1164년 로마 제국 당시 대주교가 밀라노에서 가져온 것이라고 합니다.

이런 소중한 유골을 안치하기 위한 성전을 짓는데 볼품없이 작은 성당 건축은

부끄럽다고 생각해 지금의 모습처럼 크게 계획해 짓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러니 지금의 쾰른 대성당은 동방박사의 유골함을 모시기 위해 크게 지은 성당이라는 말이네요.

동방박사 삼 왕을 모신 유골함이 있는 맞은편에 십자가에 매달리 예수상이 있고

그 뒤로 세 장의 스테인드글라스가 보이는데 가운데 보이는 것은 쾰른 대성당에서 가장 오래된

창으로 반은 구약, 그리고 나머지는 신약의 에피소드를 그린 것이고 왼쪽 창은

삼 왕을 그리고 오른쪽 창은 베드로와 쾰른 대성당의 첫 주교였던 마테르누스라고 하네요.

후진 오른쪽 부분에 있는 밀라노의 마돈나가 있습니다.

이 마돈나는 동방박사 유물과 함께 밀라노에서 왔기에 밀라노의 마돈나로 부른다네요

한때 대성당이 화재를 당했을 때 일부 손상을 입었다는데

1900년에 다시 복원한 것이라고 합니다.

바로 밀라노의 마돈나 오른쪽 옆에 제단화가 있습니다.

이 제단화는 독일 고딕회화의 거장이라고 하는 쾰른의 화가 슈테판 로흐너의

1442년에 그린 작품이라고 합니다.

대성당 안에 많은 그림이 있지만, 동방박사의 경배는 최고의 작품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합니다.

오른쪽 십자가 날개 부분의 제일 왼쪽의 스테인드글라스는 리히터의 창이라고 부른답니다.

창문에 72개의 다른 패턴을  적용한 정사각형을 컴퓨터를 이용해 임의로 배열해 만든

현대적인 감각이 물씬 풍기는 독특한 느낌이 나는 스테인드글라스입니다.

 

2007년에 만든 독일 현대 미술의 거장 게르하르트 리히터(Gerhard Richter)의 작품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리히터의 창이라고도 부른다네요.

그런데 작품이 너무 강하게 비치는 빛 때문에 작품을 제대로 찍을 수 없네요.

다른 시각에 찍으면 조금은 나아지려나요?

이 작가의 작품을 이미 우리는 뮌스터에서 푸코의 진자라는 작품을 보고 왔으니

구면인 셈인가요?

위의 사진에 보이는 조각 성물은 아길롤프스 제단(Agilolphs altar)입니다.

1521년경 만든 것으로 네덜란드에서 만든 제단이라고 하네요.

섬세한 조각이 특히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마돈나와 아기 예수의 모습이 보입니다.

그리고 그 오른쪽 끝부분에 보이는 성 크리스토퍼 상은 늘

아이를 어깨에 올리고 있는 모습이지요.

여행자의 수호성인으로 대성당을 찾는 모든 순례자나

여행자를 보호한다는 의미로 만든 것이겠지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 모든 것을 구경하는데 역시 독일답게 무료라는 점입니다.

첨탑의 전망대는 100m 지점에 있다고 합니다.

물론, 첨탑에 오르거나(30분 이상 533개의 계단을 오르는 수고로움이 필요)

성물실을 보려면 입장료를 내야 하지만요.

성당 내부는 무료라 낮에 밤에 그리고 다음 날 떠나기 전 아침에 또 들러서 구경했습니다.

대성당 높이가 157m이고 성단 내부의 길이만도 144m에 이른답니다.

폭도 86m라고 하니 우리가 늘 보는 축구장보다도 훨씬 넓은 실내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