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의 보석이라는 로텐부르크 여기저기

2020. 6. 11. 06:00독일·오스트리아 2018/로텐부르크

 

로텐부르크를 흔히 중세의 보석이라고들 이야기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천천히 걸어 다니며 두리번거리다 보니 그 말이 전혀 과장된 말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여행자가 좋아할 만한 모든 여건을 충분히 갖추고 있었습니다.

 

구시가지는 물론 구시가지를 어머니 품처럼 포근하게 안아주는 듯한 성벽은 또 어떻습니다.

성벽을 걷는 것조차 콧노래가 나오고 미소가 저절로 떠오릅니다.

 

구시가지 골목길은 그야말로 서로가 예쁨을 뽐내려는 듯한 그런 분위기였습니다.

가게 간판이며 창문 밖에 내다 놓은 화분조차 우리 눈을 즐겁게 합니다.

구시가지 골목은 그냥 평범한 골목길이 아니었습니다.

 

다시 로텐부르크 골목길을 부지런히 헤매다가 다시 시청 앞 광장으로 왔습니다.

역시 이곳은 언제나 여행자로 가득 차 있습니다.

하늘마저 티끌 하나 없는 맑은 날입니다.

 

헤른 분수(Herrn brunnen)는 영어로 남자 사람 분수(Mr. Fountain)라고 해야 하나요?

그런데 위에 올려놓은 조각상은 왕관을 쓴 인어로 보이고 물고기 꼬리를 손으로 쥐고 있는 형상입니다.

언제 만든 것인지 알지 못하지만, 1500년대에 이미 이 분수가 언급된 것으로 보아

500년 이상은 되었을 것으로 추정한답니다.

 

헤른 가세를 따라 마르크트 광장으로 오면 가세가 끝나는 곳 오른쪽에

성 게오르그 분수(Georgs brunnen)가 보입니다.

유럽 어느 도시를 가나 쉽게 볼 수 있는 성인의 모습 중 하나가 성 조지의 모습이고 분수 조각으로는

몽둥이를 들고 네메아의 사자 가죽을 몸에 걸친 헤라클레스 조각상이지요.

 

분수 뒤에 보이는 건물이 고기와 춤(Fleisch-und Tanzhaus)의 집이라고 부르는 건물입니다.

이런 이름이 붙은 이유는 이 건물에서는 종종 무도회가 열렸기 때문인데 지하에 고깃간이 있었기 때문이라네요.

늑대와 춤을 이라는 인디언식 이름을 짓는 것도 아니고...

 

도시의 역사는 9세기부터라고 하는데 지금처럼 반듯한 모습을 갖춘 시기는

13세기 자유 제국 도시로 발달하기 시작하면서부터라고 합니다.

 

그러나 17세기 30년 전쟁을 겪으며 잘나가던 로텐부르크는 쇠퇴기로 접어들었다고 하네요.

성벽을 중심으로 안쪽은 그야말로 중세 모습 그대로입니다.

그래서 중세의 보석이라고 부르나 봅니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을 겪으며 이곳 또한 전쟁의 화마에서 벗어날 수 없었답니다.

도시의 40% 정도가 파괴되었다고 하네요.

지금의 모습은 옛 모습을 그대로 복원한 상태이기에 거의 온전한 모습으로 비칩니다.

 

로텐부르크를 걸어 다니다 보면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망치 과자라고 불리는 슈니발렌(영어로는 스노볼)

또는 슈니볼이라는 눈덩이처럼 생간 둥근 과자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이름이 붙여진 이유는 겉에 설탕을 뿌렸기 때문이지요.

 

원래는 결혼식 등 좋은 일에만 만들어 먹었던 로텐부르크 지방의 전통 과자라고 합니다.

지금은 여러 나라에 소개되었고 우리나라에도 이미 많이 들어와 판매도 하고 있다지요?

 

중세고문박물관(Mittelalterliches Kriminalmuseum) 입구에 보이는 고문 틀입니다.

매달린 저 형틀 안에 사람을 넣어 물속에 넣었다 올렸다 하며 고통을 주면 고문했던 기구라고 합니다.

고문의 대가는 중국의 달기가 있고 베트남에서 자빠져 왕 노릇을 했다고 와조(臥朝)라는 레롱딘(黎龍鋌)도 있지요.

 

위의 사진에 보이는 탑은 마르쿠스 탑(Markusturm u. Röderbogen)입니다.

이 탑은 2차 세계대전 때에도 파괴되지 않고 살아남았다고 하니 질긴 생명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꼭대기에는 황새가 둥지를 틀고 살아갑니다.

 

옛 대장간의 집(Gerlachschmiede)이라는 아름다운 건물입니다.

뢰더문 안쪽 성벽을 따라 서쪽으로 들어가면 뾰족지붕의 건물입니다.

마치 엽서에 나왔다는 플뢴라인의 갈림길과 집의 형태와 매우 흡사하지만 더 예쁘지 않습니까?

 

로텐부르크는 크리스마스 마켓으로도 유명한 마을이라고 합니다.

매년 11월 말부터 12월 23일까지 마르크트 광장에서 열리는 크리스마스 마켓은 독일 안에서도

많은 사람이 찾아올 정도로 대단히 유명한 곳이라고 하네요.

 

이제 뢰더문으로 나와 기차역으로 갑니다.

역시 뢰더문은 중세로 드나드는 마법의 문으로 생각되는 곳이지요.

외침에 대비해 바스티온으로 아주 견고하게 만들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뉘른베르크로 돌아갑니다.

올 때와 마찬가지로 로텐부르크에서 출발해 안스바흐로 가는 기차를 타고 안스바흐에서 내려

다시 뉘른베르크로 가는 기차로 바꿔탑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중세의 모습이 많이 남아있는 로텐부르크는 "중세의 보석"이라고 부르며 독일의 많은 도시 중

연간 관광객이 100만 명도 넘게 찾아오기에 관광객 유치 1, 2위를 다투는 도시라고 합니다.

지리적인 위치도 뮌헨과 프랑크푸르트 중간 지점에 있어 해와 단체 여행객이 비행기를 타고 내리기 위해

오가는 길목이라 더 그런 경향이 많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여행사 패키지만 보더라도 유럽 여행 때 두 도시 공항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비행기를 이용해 입, 출국 때

공항에서 버스로 이동 시 로텐부르크를 경유하기에 잠시 들렀다가 가는 일이 많잖아요.

또 로만티크 가도 여행 때도 이 도시는 반드시 들렀다가 가는 주요 도시이기도 하고요.

그렇기에 빼어난 중세 도시 모습 때문에 이곳이 인기 여행지가 아닌가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