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텐 부르크 정원(Burg garten)에서의 쉼

2020. 5. 29. 06:00독일·오스트리아 2018/로텐부르크

 

오늘 아침 처음 로텐부르크로 들어올 때 만났던 뢰더문과도 비슷한 형태의 문입니다.

이 문은 성벽 타워와 문(Castle tower and gate)으로 로텐부르크 서문인 셈입니다.

뢰더문과 이 문이 직선으로 만나고 그 가운데 마르크트 광장과 시청사가 있습니다.

 

일단은 구시가지를 둘러 싸고 있는 성벽을 내려와 잠시 구시가지 골목길을 걷습니다.

이른 아침이라 그런가요?

인적도 끊어진 조용한 길입니다.

 

우리나라 성벽의 암문과도 비슷한 문이 있어 내다보았습니다.

계곡 아래 타우버강으로 내려 갈 수 있는 쪽문이네요.

시간이 넉넉하면 저 길로 내려갔다 오는 것도 좋지 싶네요.

 

계속 남쪽으로 방향을 잡고 걷습니다.

그러다가 오른쪽으로 눈을 돌려보니 높은 탑이 보이고 밖으로 나갈 수 있는 문이 있고

출입문 옆에 Burgtorturm이라는 문패가 있는데 이곳이 부르크 정원으로 나가는

문에 세운 탑인가 봅니다.

 

그곳에서 밖으로 나가 봅니다.

이 성문도 바스티온 형태로 만들었습니다.

오호라!!! 느낌이 무척 좋습니다.

 

들어서며 바라본 정원의 모습입니다.

마치 비밀의 정원으로 들어가는 듯한 느낌이 들지 않습니까?

관광객으로 혼잡한 구시가지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정원으로

잠시 쉬었다 가기에는 이만한 곳이 없지 싶습니다.

 

바스티온 중간에 서서 중문 위를 올려다보니 사람의 얼굴 모습의 형체가 보입니다.

이 구조물은 아마도 외침에 대비해 문으로 들어오려는 적에게 위압감을 주고

저 구멍을 통해 기름이나 뜨거운 물 등 유해 물질을 뿜어내는

역할을 하기 위해 만들지 않았을까요?

 

1356년 이 지역을 휩쓴 지진이 발생했을 때 이 탑도 부서졌다고 합니다.

그 후 1375년 로텐부르크 서쪽으로부터 침입하는 적으로부터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재건했다고 하며 탑 바로 옆에 퓨부링거 가족의 곳간이 있었기에

이곳 주민은 이 탑을 퓨부링거 탑이라고도 불렀답니다.

 

이곳이 부르크 정원(Burg garten)이라고 합니다.

이곳을 통해 아래로 내려갈 수 있고 아래는 타우버(Tauber)강이 있습니다.

성문을 통과해 왼쪽 성벽을 보면 화장실이 있는데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청결하지는 않습니다.

 

60m 계곡 아래로 타우버강이 흐르기에 이 지역은 자연적인 방어 역할도 할 수 있을

듯한데 따라서 로텐부르크 구시가지보다 훨씬 더 안전하다고 판단되어 1142년부터

이 지역에 왕궁 건설을 하고 궁전을 지어 머물기도 했던 적도 있었다고 합니다.

 

위의 지도 중 왼쪽으로 꼬리처럼 튀어나온 부분으로 타우버강이

하회 마을처럼 한 바퀴 감싸 안고 돌아나갑니다.

이곳은 우리나라의 성벽으로 보면 옹성(甕城)으로 치라고 부르는 곳일 듯합니다.

치(稚)라고 하면 성벽의 한 부분을 일컫는 말로 일반적으로 성벽에서

외부로 길게 돌출된 성벽을 말하지요.

 

공원 가운데 보이는 건물은 블라시우스 예배당(Blasiuskapelle)이라고 하네요.

이 예배당을 전쟁으로 숨진 많은 희생자를 기리기 위해 지은 곳이라고 하네요.

특히 이곳에 살았던 400명이 넘는 유대인이 희생을 당하기도 했던 역사가 있었답니다.

 

남쪽을 내려다볼 수 있는 뷰 포인트(Aussichtspunkt/ viewpoint)입니다.

그 앞에서 악사가 플루트으로 멋진 곡을 연주하네요.

우리 귀에도 익숙한 곡이라 한참을 벤치에 앉아서 쉬면서 들었습니다.

자유 여행자만이 즐길 수 있는 여유로움이 아니겠어요?

 

잠시 이곳에 앉아서 우리는 아침에 숙소에서 준비해온 김밥으로 요기를 합니다.

나중에 다니다가 빵으로 점심을 해결했고요.

식당에서 서비스 받지 않고 길거리 푸드 코너에서의 음식값은

독일일지라도 생각보다는 비싸지 않았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로텐부르크의 정식 명칭이 타우버강 위의 로텐부르크라고 했으니

바로 여기를 두고 지명을 결정했나 봅니다.

이곳에 1박하며 머물것이면 트레일을 따라 강으로 내려갔다가 올라오는 것도 좋겠네요.

계곡 아래서 올려다 보면 로텐부르크의 새로운 얼굴을 볼 수 있을 듯합니다.

그러나 시간이 없어도 이곳에서 주변 풍경을 바라보는 일도 대단합니다.

깊은 협곡과도 같은 곳에 타우버강이 흐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