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테브(Tatev)의 저녁

2020. 8. 24. 06:00아르메니아 2019/ 타테브

타테브의 날개(Wings of Tatev)라고 부르는 케이블카 타는 곳입니다.

논스톱으로 왕복할 수 있는 세상에서 가장 긴 케이블카로 기네스북에 공인된 곳입니다.

이 케이블카에서 얻은 수익은 바로 옆에 있는 타테브 수도원(Tatev Monastery)의

복구 비용으로 사용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이것은 꼭 타 봐야 하지 않겠어요?

잠시 들어가 구경이나 하려고 하니 오늘 영업이 끝났다고 들어가지 못하게 하네요.

내일 하루 우리는 타테브에 머물 예정이니 오후는 관광객이 밀려들어 기다려야 한다고 하니

오전에 일찍 가 타 봐야겠습니다.

 

제법 장시간 차를 타고 타테브에 도착했습니다.

아침 9시에 예레반 숙소를 출발했으니 7시간 만에 숙소에 도착한 셈입니다.

물론, 오는 도중 코르비랍에 들렀고 노라방크에도 들렀다가 왔지만요.

 

우리는 이곳에서 2박을 해야 하니 이틀 후 아침 8시에 오늘 이곳까지 함께 왔던 기사가

우리가 머무는 숙소 앞으로 와서 우리를 픽업해 예레반을 지나 가르니(Garni) 숙소까지

가기로 약속하고 헤어졌습니다.

 

제법 장시간 걸려 도착했기 때문에 모두 숙소에서 오늘 저녁은 쉬겠다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 부부는 오랜 시간 동안 차 속에 있었기에 숙소에서 쉬는 것이

오히려 더 힘들게 생각되어 차라리 저녁 산책을 겸해 근처에 있다는

타테브 수도원(Tatev Monastery)에나 다녀오렵니다.

 

타테브에서 할 일은 우선 수도원 구경하는 일.

왜?

비용이 전혀 들지 않기에...

그리고 타테브에서는 갈 곳이 수도원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다음은 타테브의 날개라고 부르는 케이블카 타는 일.

왜?

이곳에서 돈을 내고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고 이곳에 온 목적이 바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케이블카를 타는 일이기 때문에...

 

그리고 주변에 널려있는 위의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트레킹 코스를 따라

마냥 걸어 다니는 일 등입니다.

이 또한 비용이 전혀 들지 않는 일이기도 하잖아요.

트레킹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여기가 천국입니다.

주변에 널린 게 트레킹 코스였습니다.

이런 곳에 며칠 머물며 주변을 여기저기 걸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일행 모두와 함께 할 수 있는 일은 위의 두 가지뿐이고 마지막 일인 트레킹은

극도로 혐오감을 느끼는 분이 계셔서 깨끗하게 단념해야겠지요?

그리고 트레킹은 2박만 하고 떠나야 하니 사실 시간적으로도 쉽지 않습니다.

 

타테브 수도원은 인적이 끊어졌습니다.

저녁 시간이라 더 그런가 봅니다.

 

수도원은 마을 쪽에서 내려가며 볼 때는 그냥 평지로 보였는데

수도원 안으로 들어가 보니 아래는 가파른 절벽?

그러니 절벽 위에 수도원을 지었다는 말이네요.

내일 낮에 시간이 나면 건너편 산으로 올라가 절벽 건너에 있는 이곳 수도원을 바라보고 싶습니다.

 

성당의 종소리가 울리고 미사가 시작되었는데도 신자는 한 사람도 없고 수도자 두 사람만이

위의 사진처럼 제대에 촛불을 붙이고 미사를 드립니다.

이제 세상에서 제일 먼저 기독교를 국교로 받아들인 이곳에서도

종교란 그냥 수도자들만의 일이 되었나요?

 

위의 사진에 보이는 아르메니아에서만 볼 수 있는 돌로 만든 십자가인 하치카르는

그냥 마당에 널브러져 있습니다.

하치카르(Khachkars)는 소중한 국보급 유물이 아닌가요?

 

뭐 도처에 널린 게 하치카르이기는 합니다.

성당 벽에도 무수하게 조각해 넣어두었으니 굳이 소중하게 다룰 일이 없나 봅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하치카르는 세월이 많이 흘렀는지 점차 그 모습이 사라져가는 중입니다.

 

타테브에 도착하는 일정을 기사와 상의할 때 잠시 서로의 주장이 대립하기도 했네요.

기사는 우리를 할리드조르(Halidzor)에 있는 케이블카역(Wings of Tatev Aerial Tramway)에

내려준다고 하고 우리는 무조건 타테브 숙소까지 가야 한다고 하고요.

 

물론, 할리드조르에서 타테브까지는 케이블카가 연결되어 오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두 지역은 대단히 깊은 계곡으로 나뉘어 있기에 차량이 오르내리기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도로 상태도 나빠 일부 운전기사는 우리 기사처럼 할리드조르 케이블카 역까지만

데려다주고 가고 싶어 한다네요.

 

그러나 무조건 대절했던 차로 숙소까지 가야 합니다.

타테브는 케이블 카 내리는 곳에서 숙소가 있는 마을까지는 비포장에

게다가 오르막이라 캐리어를 끌고 다니기에는 대단히 어렵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그리고 우리가 왔던 오늘에 오다가 보니 계곡 아래서 타테브로 올라가는 길이 넓게 확장되고

포장까지 거의 끝나 더는 힘들게 운전하지 않고도 쉽게 올라올 수 있습니다.

아마도 이전에는 이 길이 험하고 시간이 오래 걸려 할리드조르에서 내려주고 돌아갔을지

모르겠지만, 그러니 우리처럼 이곳 타테브까지 오시려고 차를 섭외할 때 분명히 이점을

꼭 아시고 숙소 앞까지 도착하는 것으로 하시기 바랍니다.

마을 자체가 비포장이고 오르막이라 캐리어를 끌기가 대단히 어렵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