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메니아 어머니의 산 아라라트를 바라보며

2020. 9. 1. 06:00아르메니아 2019/ 타테브

설산의 풍경이 멋지지 않습니까?

저 설산은 바로 아르메니아 사람이 영산인 어머니의 산이라고 생각하는

아라라트산으로 5천 m가 넘는 산이기에 늘 구름 속에 가려 있다는데

오늘은 구름이 조금 벗겨져 또 다른 느낌이 드는 모습입니다.

 

이렇게 아라라트산을 볼 수 있는 곳은 코르비랍 뿐 아니라 이곳에도 있습니다.

코르비랍은 가장 가까운 곳에서 볼 수 있는 곳이고 이 모습은 타테브를 떠나 가르니(Garni)로

가는 도중 예레반과 코르비랍 조금 못미처 길가에서 보았던 풍경으로 우리를 태운 기사가

일부러 차를 세우고 뷰 포인트에서 사진을 찍도록 해 준 곳입니다.

 

뭐... 꼭 이곳이 아니더라도 예레반으로 올라가는 내내 왼쪽으로 아라라트산을 보고 가더라고요.

같은 모습이지만, 보는 내내 지루함은 없고 느낌이 좋은 곳이었습니다.

이렇게 택시 기사도 아라라트산을 보고 사진을 찍도록 가던 길을 멈추고 차를 세워 배려한다는

의미는 이들의 마음속에 이 산이 얼마나 강렬하게 자리 잡고 있는가를 쉽게 알 수 있잖아요.

 

타테브에서 2박 하고 오늘은 가르니라는 곳으로 이동합니다.

9시 출발을 약속했지만, 기사가 아침 8시에 숙소 앞에 차를 가지고 도착해 기다리고 있네요.

오늘 일정은 이곳 타테브를 떠나 예레반을 거쳐 가르니로 갑니다.

 

가르니에서 오후에 시간을 내어 게하르트 수도원을 들르려는 계획을 했지만,

기사가 오늘 다른 약속 때문에 우리를 가르니 숙소까지만, 데려다주고 바로 돌아간다고 하네요.

 

그러면서 가르니에서 2박 후 예레반으로 가는 이틀 후 아침 일찍 숙소에 와 게하르트 수도원을

들렀다가 예레반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2019년 5월 31일 금요일의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어제저녁에 타테브 수도원 앞에 건물 하나가 있어 들어가 보았습니다.

아르메니아 말로 Dzit Han이라고 하는데 OIL MILL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우리 말로는 기름을 짜는 곳이니 기름 방앗간이라는 곳이네요.

 

이 기름 방앗간은 타테브 수도원에서 17세기에 만들어 직접 운영했던 방앗간이라네요.

아마씨, 대마씨 기름이나 참기름도 짰다고 하니 우리와도 비슷한 방앗간이네요.

이렇게 수도원 밖에 방앗간을 만든 것은 모든 주민이 수도원의 눈치를 받지 않고

자유롭게 사용하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불에 찌고 맷돌에 돌리고 압축하고...

우리나라에서 기름 짜는 방법과 다른 게 하나도 없는데 다만 규모가 무척 큰 기름

방앗간으로 이곳도 입장료를 받지 않고 그냥 들어가 볼 수 있도록 했더라고요.

아래 사진이 격자 모양으로 된 곳 아래 아궁이에 불을 지펴

참깨 등을 건조하는 역할을 하는 시설입니다.

 

일행 중 남자는 어제 아프다고 종일 방에서 나오지 못해 타테브의 날개라는 케이블카를

타지 못했기에 오늘은 조금 많이 좋아졌다고 하여 그래도 이곳 명물인 케이블카는 타야 되지 싶어

우리가 숙소를 떠나기 전  먼저 내려가 케이블카를 편도로 타고 건너편 할리드조르(Halidzor)로

건너간 후  그곳 주차장에서 우리를 기다리라고 했습니다.

이번 여행 내내 우리 모두를 힘들게 했지만, 이런 멋진 곳에서 엄청난 협곡 위를 운행하는

케이블 카의 추억을 그 남자에게 남겨주려고 생각해 그렇게 하라고 권했습니다.

 

우리를 태운 기사는 할리드조르(Halidzor)로 올라가는 도중에 차를 세우고 우리에게 잠시

앞에 보이는 절벽 위에 세운 정자 모양의 Bell Chapel이 있는 곳을 구경하고 오라고 합니다.

우리가 알지 못한 곳 중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자기 나라의 멋진 곳을 보여주려는 배려가 아닐까요?

 

그 자리에서 우리가 출발했던 타테브 방향을 바라보니 멀리 타테브 수도원 건물이 절벽 위에 있네요.

정말 아찔한 절벽 위에 지은 수도원 건물이지요?

저런 아찔한 곳에서 도를 닦아야 LTE급으로 빨리 득도하나 봅니다.

 

할리드조르(Halidzor)를 지나서부터는 해발 2.300m 높이의 평탄한 고원지대입니다.

주변은 야트막해 보여도 해발 2.300m가 넘는 야산으로 이루어진 푸른 초지로 덮여있습니다.

위의 사진을 보니 이 한가한 도로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사람인가 봅니다.

 

도로 주변 풍경이 무척 아름답습니다.

설산, 초원과 야생화가 핀 모습이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 줍니다.

 

여행이란 멋진 풍경 구경도 좋고 역사와 이야기가 있는 유적도 좋습니다.

그러나 지금 보는 이런 풍경 또한 좋지 않습니까?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바로 그런 곳이잖아요.

 

그러다 나타난 이 모습...

이제 예레반이 가까워졌다는 의미가 아니겠어요?

이렇게 예레반 주변을 다니다 보면 수시로 아라라트산과 숨바꼭질하듯 마주하게 됩니다.

 

이렇게 중간마다 섰다가 사진도 찍고 하다 보니 어느새 가르니 숙소에 도착했습니다.

위의 사진은 가르니 신전으로 숙소 마당에서 바라보면 바로 앞에 보입니다.

숙소 주변 사진 몇 장 더 보며 오늘 이야기를 마칩니다.

 

밤이 되자 가르니 신전(Garni Temple)에 불이 들어옵니다.

조명의 색을 여러 가지로 다양하게 설치해 계속 바뀌도록 만들었네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아침 10시에 가르니 숙소를 출발해 5곳이나 차를 세우고 사진을 찍도록 해주네요.

그중 한 곳은 갈 때 가스를 넣었던 충전소에 들러 또 가스를 넣었지만요.

출발한 지 6시간이 지난 오후 4시에 가르니 숙소 앞에 도착했습니다.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전혀 지루한 느낌은 들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오는 내내 주변 풍경에 취해 피곤을 느끼지 못했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