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의 외투가 묻혔다는 시보리움(Ciborium)

2020. 2. 24. 07:00조지아 2019/므츠헤타

성당 안으로 들어가면 가운데에 위의 사진에 보이는 의자가 있고 약간 오른쪽에

정자처럼 생긴 석조 구조물이 있는데 예수의 옷이 묻혔다고 하는 그 장소는 성당 안쪽에 만든

작은 정자와 같은 곳입니다.

이곳은 성체를 모시는 성합(聖盒)인 시보리움(Ciborium)이라고 한다지요?

이 성당은 예수의 외투가 묻혔다고 알려진 대단히 유명한 성당이라고 하네요.

 

바로 이 시보리움 아래 예수의 외투가 묻힌 장소를 알리기 위해 만든 구조물이라고

하며 이런 형태의 구조물은 일종의 캐노피 또는 발다키노와는 조금 다른 형태라고도

할 수 있지 싶습니다.

佳人이 보았던 것 중 가장 유명한 곳이 로마 바티칸의 베드로 성당에 있는

조각가 베르니니가 만들었다는 발다키노가 있었네요.

 

석조 교회 모양으로 예루살렘에 있는 성묘교회(Chapel of Holy Sepulchre)와 같은 형태로

만들었고 내부 천장을 보니 예수의 모습을 프레스코화로 그려 놓아 예수의 외투가 묻힌 장소를

확실하게 알려주지만, 그러나 이런 사실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오면 처음에는

어디인지 알지 못하고 당황스럽더라고요.

 

대성당은 인구 8천여 명뿐인 작은 도시 므츠헤타에서 독보적으로 보이는 건축물이었지요.

원래 조지아가 처음 기독교를 받아들일 시기인 317년에 처음으로 목조건물로

지금의 자리에 성당을 지었다네요.

지금의 모습은 1010년부터 지은 건축물이라고 하니 천년의 세월을 이 자리를 지키고 있네요.

 

지금에 이르기까지 주변 여러 나라의 침략을 받으며 새로 증축하고 보수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양식의 건축양식이 도입되었지만, 처음 모습은 그대로 남아 조지아 건축 양식의

모법이 되는 곳이기도 하다네요.

예수의 외투에 얽힌 당시의 사연은 이렇다네요.

 

예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실 때 당시 예루살렘이 있었던 조지아 출신 유대인인

시도니아(Sidonia)의 오빠라는 엘리야라는 사람이 예수의 처형을 주관했던 로마 장교로부터

예수가 걸쳤던 외투를 돈을 주고 사서 조지아로 가져왔다고 합니다.

조지아로 돌아온 그는 여동생 시도니아를 만나자 그가 가져온 예수의 외투를 보여주었는데

시도니아는 외투를 손에 들자마자 감격한 나머지 갑자기 숨을 거두었다네요.

 

많은 사람이 달려들어 죽은 시도니아 손에서 예수의 외투를 떼어내려고 노력했지만,

도저히 옷을 떼어낼 수 없었답니다.

할 수 없이 시도니아의 장례는 예수의 외투와 함께 땅에 묻는 일이 생기고 말았답니다.

 

세월이 흘러 시도니아의 시신을 묻은 무덤 위에 삼나무가 자라고 4세기 경 이곳을 찾은

성녀 니노는 그 삼나무에 병든 새와 짐승이 찾아와 치료되는 것을 보게 되었답니다.

성녀 니노에 의해 기독교로 개종한 미리안 3세 왕은 기독교에 귀의한 기념으로 성당을 세우기로

했으며 성당의 기둥으로 사용할 나무로는 바로 성녀 니노가 보았던

기적의 삼나무가 딱 제격이 아니겠어요?

 

이런 기적을 시행하는 삼나무를 그냥 그대로 둘 수 없다고 생각해 삼나무를 잘라 7개나

나눈 후 그 기둥으로 이곳에 나무로 성당을 세우기로 하고 그 기둥으로 사용하게 되었답니다.

그런데 여섯 개의 기둥은 모두 제자리에 세웠는데 마지막 남은 일곱 번째의 기둥은 하늘로 솟구쳐

오르더니만 위의 사진에 보이는 그림처럼 아무리 끌어내리려고 해도 땅으로 내려오지 않았다네요.

 

성녀 니노는 그 기둥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밤을 새워 기도를 하니 다음 날에서야 겨우 기둥이

땅으로 내려와 성당 건축을 무사히 하게 되었답니다.

이후 그 마지막 기둥에는 진액이 흘러나와 어떤 질병도 치료할 수 있는

신비한 액체가 되었답니다.

 

스베티는 기둥이고 츠호벨리는 삶을 주는 또는 살아 있는 것이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그래서 생명을 주는 기둥이라는 의미로 이 성당 이름을

스베티츠호벨리(Svetitskhoveli)하고 지었다네요.

바로 이런 일화를 그림으로 그린 것이 성당 안의 기둥에 걸려있습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그림은 1880년에 미하일 사비닌(Mikhail Sabinin)의 이베리아의 영광이라는

작품이라고 하며 나무뿌리 아래 외투와 함께 묻힌 여인과 기둥을 들고 있는 천사로 표시된 여인이

바로 시도니아라고 하고요.

포도나무로 만든 십자가를 든 성녀 니노도 보이고 무릎을 꿇고 있는 마리안 3세 왕과

왕비까지도 그림에 등장했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이 성당이 세상의 이목을 집중하는 이유는 바로 예수가 골고다의 언덕에서 숨을 거둘 때

입었던 외투를 묻었던 장소이기 때문이겠지요.

이미 땅속에 묻힌 지 2천 년이 지나서 확인되지는 않지만...

그렇기에 우리가 볼 수 있는 곳도 절대로 아니잖아요.

스베티츠호벨리 대성당(Svetitskhoveli Cathedral)라는 말은 조지아어로

생명을 주는 기둥이라는 의미라고 하네요.

지금은 이미 삼나무의 유효기간이 지났는지 더는 그런 기적을 보여주지 않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