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베티츠호벨리 대성당(Svetitskhoveli Cathedral)과 포도나무 그리고 포도주

2020. 2. 25. 07:00조지아 2019/므츠헤타

이미 8천 년 전에 포도주를 담갔다는 유적이 발견된 나라 조지아는 와인의 나라라고 해도 되지

싶도 워낙 포도나무가 여기저기 많이 자랐기에 바로 성녀 니노도 포도나무로 십자가를 만들어

포교활동을 했을 겁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십자가는 조악하게 시멘트로 만든 것이지만,

포도나무라는 그런 의미로 만들었지 싶습니다.

 

스베티츠호벨리 대성당(Svetitskhoveli Cathedral) 주변을 다니다 보면 포도와 연관된

여러 가지를 볼 수 있습니다.

위의 사진에서는 대성당 한쪽 구석에 오래전에 포도주를 담갔던 항아리를 볼 수 있더라고요.

조지아 포도주는 저런 토기처럼 생긴 크베브리라는 항아리를 땅에 묻고 발효시켰나 봅니다.

 

또 위의 사진은 대성당 남쪽 외벽에서 보았던 모습이고요.

포도나무로 십자가를 만들어 조각으로 새겨 외벽 장식에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위의 사진에도 공작 문양의 외벽 장식도 가만히 들여다보면 포도나무를 그린 것이네요.

포도나무가 이곳 조지아 토양과는 아주 썩 잘 어울리는 나무였나 봅니다.

 

조지아에서는 포도나무와 와인은 생명을 주는 나무고 생명수와도 같은 역할을 했지 싶습니다.

마을 구경을 하다 보면 전국적으로 골목길은 물론 집집이 포도나무가 없는 집이 없었습니다.

조지아 사람의 혈관을 흐르는 피는 아마도 와인이 아닐까요?

 

성당 내부는 많은 프레스코화로 채워져 있습니다.

이곳에 있는 많은 성화는 대부분 모조품으로 원본은 조지아 국립 박물관에 보존되어 있다네요.

그러나 프레스코화는 지금도 복원이 되지 못하고 남아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원래의 프레스코화는 예전 1830년대에 러시아 차르인 니콜라이 1세가

이곳을 방문한다고 하여 모두 회를 발라 감추었다고 하는데...

결국 온다는 차르는 오지 않아 다시 회복하는 과정에서 훼손이 많았다고 하네요.

이게 뭡니까?

차르 나빠요.

 

제대 위에 그려진 예수상은 19세기 러시아 화가가 그린 그림이라고 합니다.

예수의 형상은 어디를 가나 거의 비슷한 모습으로 보입니다.

스베티츠호벨리 대성당은 조지아 왕들의 즉위식이 열렸던 곳입니다.

 

또한 왕들이 죽어 묻힌 장소이기도 하고요.

지금은 무덤이 여섯 개만 보이는데 모두 열 개의 무덤이 있는 곳이라네요.

유럽인에게 죽은 후 가장 영광된 자리는 바로 성당에 묻히는 일이 아니겠어요?

성당 안에 묻히지 못하면 성당 마당이라도...

 

위의 사진에 보이는 상판에 칼을 쥔 모습으로 그려진 석관은 바흐탕 고르가살리의 무덤이라고

하는데 그의 생전 모습이 이렇게 생겼을 듯합니다.

칼로 일어선 자 칼로 망한다고 하지 않았나요?

그는 당시 도읍이었던 므츠헤타를 떠나 트빌리시로 도읍을 옮긴 왕이라고 하지요.

 

미리안 3세 왕과 나나 왕비의 모습이 프레스코화로 남아있습니다.

회칠을 했던 것을 벗겨내며 처음 모습과는 많이 바랜 모습이네요.

 

위의 사진에 보듯이 비잔틴 제국의 초대 황제였던 콘스탄티누스 1세와 그의 어머니 헬레나의

초상화도 볼 수 있고 헬레나가 먼저 기독교에 귀의했으며 그의 아들인 콘스탄티누스는 313년

밀라노 칙령을 선포함으로 기독교를 로마 제국의 국교로 공인한 황제라지요?

그래서 이 먼 곳까지 그림으로 남아있나 보네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우리 같은 종교가 없는 사람에게는 이곳에 전해오는 이야기가 마음에 성큼 다가오지는

않는 데 외투는 그렇다 하더라도 외투를 잡자마자 급사했다는 일이나 죽은 사람의 손에서

외투를 뗄 수 없었다는 일, 그리고 삼나무 기둥에서 신비의 액체가 흘러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는 그런 일 말입니다.

그러나 기독교 신자에게는 예수의 외투가 묻혔다는 기록만으로도

충분히 순례할 만한 성당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