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도시 시그나기와 백만 송이 장미.

2020. 1. 16. 08:00조지아 2019/시그나기

조지아의 작은 스위스라고 부르는 이곳 시그나기는 정말 아름답습니다.

해발 800m 위에 자리 잡은 시그나기는 4km 정도나 되는 성벽으로 둘러싸인 중세 마을입니다.

따라서 도시는 평평한 곳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비탈진 곳입니다.

 

숙소 생각을 하면 1박만 하고 가는 게 잘했다는 생각이 들지만,

이곳은 며칠 머무르며 쉬었다 가고 싶은 곳입니다.

다만, 풍경 외에는 크게 돌아볼 곳은 많지 않습니다.

주변에 천천히 걸어 다니며 트레킹을 즐길 곳은 많지만요.

 

이곳을 또 사랑의 도시라고도 부른답니다.

상공에서 내려다보면 마을이 하트모양으로 생겼답니다.

그래서 또 쓸데없는 이야기나 해보려고 합니다.

 

사랑의 도시라고 하는 이유 중 하나가 또 애달픈 사랑의 노래 백만 송이 장미라는 곡이

이 도시와도 연관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요.

오늘 그 노래 속으로 들어가 보렵니다.

 

시그나기 인근 미르자니라는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니코 피로스마니라는 화가가

있었는데 그는 태어날 때부터 가난한 소작농의 아들로 태어났고 일찍 부모가 모두 죽어

어린 시절부터 고아로 자랐으며 8살 때는 형과 누나마저 세상을 떠나며 여동생과 둘만 남아

정말 힘들게 살았다고 하네요.

 

한때 트빌리시에 사는 부유한 친척 집에 들어가 가사 도우미로 살다가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목동 일을 하며 독학으로 그림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고 하네요.

 

그러던 그가 프랑스 출신의 마르가리타라는 여배우를 짝사랑하며

마침 그녀가 일 때문에 시그나기에 오게 되었답니다.

그녀는 장미를 아주 좋아했다는 소문에 단 하루만 머물다 떠나는 그녀가 투숙한

피로스마니 호텔 앞 광장에 백만 송이의 장미를 사서 광장에 가득 뿌렸다는 일화를

노래 가사로 만들어 히트를 한 노래가 되었지요.

 

당시 입에 풀칠하기도 쉽지 않은 가난한 화가였기에 전 재산과 자신의 피까지 팔아가며

장미 백만 송이를 사서 짝사랑했던 여인이 머문 방의 창문을 통해 내다보면

볼 수 있도록 광장 위에 뿌려 두었다는...

아래 사진이 바로 시그나기 시청사 건물로 그녀가 머물렀다는 호텔 광장에 있습니다.

 

왜 사랑은 아름답지 못하고 존재산에 피까지 파는 슬픈 이야기가 전해오는 겁니까?

당신은 짝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이렇게 할 수 있습니까?

佳人은 당연히 못합니다.

 

사실 노래 가사처럼 그녀는 장미를 좋아했다거나 피로스마니가 백만 송이 장미를

광장에 가득 뿌렸다는 사실은 없는 것이지만, 노래 가사는 사실과는 달리

그렇게 노래함으로 우리가 사실인냥 이곳을 찾아 그런 생각을 하곤 하네요.

그러나 피로스마니가 그녀를 모델로 삼아 그린 그림 몇 장은 남아있다고 하니

여기에 살을 붙인게 아닌가 생각되네요.

 

이 노래의 원곡은 러시아가 아니라 1981년 라트비아 방송국 미크로폰스가 주최했던

가요 콘서트에 참가해 우승한 "마리냐가 준 소녀의 인생"이라는 곡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저번에 라트비아 여행에서 확인했던 일입니다.

 

원래 이 곡의 가사는 당시 러시아의 지배 아래 고통받는 라트비아 사람의 고난을 암시하는

내용이라고 하는데 그때가 러시아 지배 아래 있었는데 어찌 심의에 통과해

세상에 발표된 노래라고 합니다.

노래 제목에 나오는 마리냐는 라트비아 신화에 나오는 최고의 여신이라고 하고요.

 

이 곡에 이듬해인 1982년 러시아 알라 푸가초바가 리바이벌하며 노래했던 것으로

작사가인 안드레이 보즈네센스키가 시그나기의 화가 니코 피로스마니가 프랑스 여배우를

짝사랑하였다는 이야기로 바뀌며 큰 히트를 하게 되었다지요.

이 노래가 다시 우리나라에 들어오면 역시 이루지 못한 사랑의 노래로 알려지게 되었다네요.

 

위의 사진에 보이는 그림은 시그나기 어느 골목길을 걷다가 보았던 담장의 그림입니다.

빈센트 반 고흐도 크림트도 보이고 뭉크의 그림도 보입니다.

사랑의 도시라는 시그나기는 니코 피로스마니라는 화가 말고도

장래가 밝은 골목길 예비 화가도 많은 예술의 도시인가 봅니다.

주변 자연 환경이 캘린더에나 나옴직한 풍경이니 누구나 그림을 그리고 싶지 싶기는 합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우리가 알고 있는 백만 송이 장미의 가사 내용은 원곡의 가사와는 전혀 다른 내용으로 바뀌고...

그 바뀐 가사 내용도 사실과는 다른 내용이지만, 이곳을 찾는 많은 사람이

그 가사의 매력에 빠져 사랑의 상상을 하는 곳이 바로 시그나기가 아닐까요?

처음과 다르면 또 어떻습니까?

절절한 사랑 이야기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많은 사람의 심금을 울리는 소재가 아니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