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아제르바이잔

2020. 1. 8. 08:00아제르바이잔 2019/셰키

아제르바이잔과는 오늘로 굿바이라는 인사를 하고 조지아와는 헬로라고 인사하며 만나는 날로

이곳 아제르바이잔은 이번 여행의 네 나라 중 제일 짧은 4박 5일로 끝나게 되었습니다.

이제 우리 여행도 13박 14일이 지나고 돌아갈 날이 딱 한 달이 남았네요.

 

아제르바이잔은 수도인 바쿠와 셰키 두 곳에서만 숙박했고 다닌 곳은 고부스탄이

추가되었고 오늘은 셰키를 떠나 자카탈라(Zaqatala)로 간 다음 그곳에서 버스를 갈아타고

발라칸(Balakan)으로 이동해 다시 조금 떨어진 국경까지 대중교통이 없기에

택시로 갈아타고 가려고 합니다.

 

그러면 아제르바이잔과는 이별하고 이번 여행에서 가장 큰 기대를 하고 온

조지아와 만나게 됩니다.

조지아는 이번 여행 계획에서 가장 긴 21박 22일간 천천히 구경할 예정입니다.

 

오늘은 차를 여러 번 바꿔 타고 가야 하니 오늘 이동할 일이 쉽지는 않을 듯합니다.

이렇게 먼 길을 떠날 때는 도중에 낭패를 보지 않으려면

미리 화장실 이용을 충분히 하여야 합니다.

오늘 셰키를 출발하는 첫차를 타기 위해 새벽 5시 50분에 아무도 깨지 않은 숙소를 나섭니다.

2019년 5월 6일 월요일의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국경 통과를 하려면 발라칸(Balakan)이라는 곳까지 간 후 13km 정도 떨어진

국경 검문소까지 택시를 이용해 가야 합니다.

그러나 첫차 버스 출발 시각이 10시 10분으로 조금 늦은 감이 있어 먼저 아침 7시 15분 출발하는

중간 마을인 자카탈라(Zaqatala)까지 먼저 이동합니다.

 

그런 다음 그곳에서 24km 떨어진 발라칸으로 이동하면 두 마을 사이는 자주 버스가

운행되기에 시간 절약을 하지 싶습니다.

물론, 이곳에서 택시를 불러 타면 바로 빨리 갈 수 있겠지요.

위의 사진에 보이는 곳이 셰키 버스 터미널입니다.

우선 이곳 셰키에서 출발해 자카탈라까지도 거리가 약 100km 정도 되더라고요.

버스 요금은 3마나트로 우리 돈 2.200원가량 합니다.

버스는 위의 사진에 보이는 16인승 미니버스로 누적 운행거리가

100만 km가 넘은 아주 오래된 차량입니다.

 

거리는 100km라고는 하지만, 차량 상태나 도로 상태를 볼 때

2시간 이상은 소요된다고 보고 타야 합니다.

오른쪽으로는 만년설에 덮인 설산을 보고 계속 달립니다.

저 설산이 바로 러시아와 국경을 이루는 산으로 캅카스산맥이지 싶습니다.

이곳의 풍경은 확실히 바쿠와는 다릅니다.

아제르바이잔이라는 나라는 바쿠에서 보았던 풍경과는 전혀 다른 셰키의 풍경입니다.

초록색의 들판과 우거진 나무숲은 바쿠에서는 전혀 볼 수 없었던 풍경이지요.

이번 여행에서 동행 중인 여섯 사람의 짐이 제법 많습니다.

그나마 미니버스 정도는 되니 이렇게 짐이라도 싣고 다니지 택시를 탄다면

그도 쉽지 않은 일이 아니겠어요?

타슈켄트부터 따로 다니던 부부가 고부스탄부터 3일째 우리를 따라 나섭니다.

우리와 함께 다니면 무척 불편할 텐데...

여행에서 좋은 동행을 만난다면 그 부부는 더 즐거운 여행이 되겠지만,

반대로 우리 같이 많이 걷는 사람을 만나면 악몽이 될 수 있지요.

그런데 갈등만 없다면 문제 없겠다고 생각해 따라오는 것을 막지 않고

그대로 모른 체 내버려 두었습니다.

 

셰키를 출발한 지 2시간 정도 지나서야 겨우 자카탈라에 도착했네요.

그러나 우리가 알고 왔던 정보와는 달리 터미널에서 바로 발라칸으로 가는

버스를 탈 수 없더라고요.

우리를 태우고 왔던 기사는 우리의 행선지를 이미 알고 지나는 버스를 세우고 우리를 인계합니다.

이렇게 시내를 두서너 정거장 지나서야 건너편에 발라칸이라고 쓴

미니버스가 서 있는 곳에 도착합니다.

아마도 버스 터미널이 도시 외곽으로 이전해 그랬나 싶기도 하네요.

시내버스 요금은 0.3마나트였습니다.

이곳에서 출발한 시각이 9시 20분으로 셰키에서 출발한 지 2시간이 조금 넘었습니다.

이제 다시 이곳에서 24km 떨어진 발라칸으로 갑니다.

버스 기사는 요금은 내릴 때 내라고 하는 듯하네요.

이렇게 다시 달려 발라칸에 도착해 내리려고 하니까 미니버스 기사가 다른 사람은

모두 내리게 하고 우리 일행 여섯 명은 그냥 버스에서 기다리라고 합니다.

혹시 늙은 외국인이라고 택시라도 잡아주려나 하고 생각하고 앉아있었습니다.

 

그랬더니 모든 승객이 내리자 우리와 협상을 시작하네요.

자기 차로 국경까지 바로 태워주겠답니다.

요금은 3마나트/1인이라고 휴대전화에 있는 계산기로 두드려서 보여줍니다.

어쭈구리? 이 코털이 아주 멋진 친구는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닌데?

 

어차피 우리는 이곳에서 내려 다시 택시를 타고 이동해야 하며 그러려면 우리가 가지고 온 짐을

내려야 하고 다시 좁은 택시에 많은 짐을 욱여넣어서 가야 합니다.

우리가 알고 온 택시 요금과 큰 차이가 없는 듯하여 무조건 콜!!! 일행 모두 합창으로 콜!

드디어 창밖으로 국경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오늘 아침부터 이곳까지 오며 이 모든 대화는 우리는 한국어로 했고 버스 기사는

아제르바이잔어로 하며 각자 자기 나라 말로 했지만, 완벽하게 서로 이해하고 통했습니다.

드디어 아제르바이잔 마짐차이 국경 사무소(Mazımçay Sərhəd Gömrük Məntəqəsi)에

도착했는대 이때 시각이 10시 30분경이었으니 셰키를 출발해 세 번의 버스를 갈아타고

3시간 15분 만에 도착했습니다.

이제 우리의 짐을 끌고 위의 사진에 보이는 오른쪽 작은 문으로 들어가 출국 수속만 받고

조지아로 넘어가면 아제르바이잔과는 이제 안녕입니다.

굿바이 아제르바이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여행하며 늘 느끼는 점입니다.

모든 것이 서툴고 우리와는 다른 모습일지라도 해외에서도 말이 통하지 않아

못 하는 것은 없습니다.

말이 서로 통하지 않는다는 곳은 분명 조금은 불편하지만,

그것은 여행에 또 하나의 추억거리가 될 뿐입니다.

인간이 살아가는 방법은 나라가 다르고 코털을 기르고 안 기르고라도 크게 차이 나지

않으며 눈으로 느끼고 마음으로 읽기만 하면 서로 통할 수 있습니다.

여행이란 말로 하는 게 아니라 눈으로 느끼고 마음으로 읽어가며 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