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제르바이잔 바쿠를 떠나 셰키(Şəki)로

2019. 12. 31. 09:00아제르바이잔 2019/셰키

 

나무 한 그루 제대로 자라지 못하는 척박한 토양입니다.

바쿠 시내 주변은 주로 이런 풍경이었습니다.

러나 세상은 늘 이렇게 불공평한 것만은 아니겠지요?

 

 

척박한 땅만으로는 뭔가 부족하셨는지 조물주는 또 소금 호수까지도 이곳에 주셨습니다.

그러나 조물주는 그냥 이곳을 이렇게만 살라고 하지는 않았나 봅니다.

이런 곳에 석유라는 보물을 땅속에 묻어두었습니다.

 

 

세상은 이렇게 부족한 것이 있으면 다른 것으로 채우나 봅니다.

이곳은 앞마당에 우물만 파도 석유가 나오나 봅니다.

젠장!!! 우리나라는 아름다운 금수강산을 주셨기에 석유는 빼버렸나 봅니다.

 

 

13세기 유명한 동방견문록의 저자인 탐험가 마르코 폴로가 동방으로 가는 길에

이곳 아제르바이잔을 들렀다 갔다지요?

당시 이 지역은 동양과 서양의 중간 지점에 있기에 교통의 교차점이었을 겁니다.

지금이야 누구나 비행기나 배로 이동하기에 육로로 걸어 다니는 시기가 아니잖아요.

 

 

오늘은 바쿠에서 3박을 마치고 아제르바이잔과 조지아 국경 근처에 있는

셰키(Şəki)라는 곳으로 넘어가 그곳에서 1박을 하고 육로로 걸어서 조지아 국경을 건너

시그나기로 넘어갈 예정입니다.

2019년 5월 5일 일요일의 이야기입니다.

 

 

컴컴한 아침 7시에 숙소를 나섭니다.

어제 고부스탄 여행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온 시각이 오후 2시 30분경이라 미리

셰키행 버스표를 예매해 두면 제시간에 가도 되겠지만, 고부스탄의 일도 있고 해서 또

좋은 소리 듣지도 못할 것이기에 예매하는 게 싫어서 그냥 출발합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바쿠 중앙역 지하로 내려가면 지하철역이 있습니다.

 

 

무척 간단한 바쿠의 지하철 노선도를 보시면 바쿠 중앙역이 있는 28 May역에서 탑니다.

(지하철 요금 교통카드로 0.3마나트) 그곳에서 그린라인 지하철을 타고 환승역이라고

표시한 곳에서 내려 버스 터미널로 가는 퍼플라인의 지하철을 바꿔 타면종점이 셰키로 가는

인터내셔널 버스 터미널이기에 쉽게 셰키행 버스를 탈 수 있습니다.

 

 

지하철을 타고 가는데 옆에 함께 타고 가는 친절한 신사 한 분이 우리가 가려는 곳을

아시고 버스 터미널까지 동행하며직접 창구를 찾아 버스표까지 사는 것을 도와주네요.

위의 사진에 보이는 아저씨로 고마운 마음에 늘 준비해 다니는

작은 선물인 손톱깎이를 드렸습니다.

아제르바이잔인은 대부분 친절했지만, 고부스탄에서는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었습니다.

 

 

셰키행 버스는 버스 종류에 따라 가격이 조금씩 다르네요.

우리가 타고 간 9시 출발 버스는 현대자동차 버스로 대형이기에 조금 비싼 1인에

8.4마나트로 우리 돈 6천 원 정도 되네요.

버스 터미널 화장실은 유료입니다.

 

 

바쿠는 실크로드의 길목이었기에 역사적으로나 지리적인 점 때문에

주변 강한 나라의 침략에 끊임없다 고통을 겪었을 겁니다.

더군다나 종교적으로 기독교와 이슬람이 서로 대척하고 있는 지점이 아니겠어요?

세상에 사랑을 전하려는 종교는 정치와 만나면 괴물로 변하지요.

 

 

이미 아제르바이잔은 기원전 5세기 페르시아 왕조나 알랙산더 동방 원정길에

길목이 되었고 또한 이웃해있는 아르메니아 왕국의 지배도 받았다지요.

 

 

그러나 나중에는 오히려 종교가 다른 아르메니아를 침공해 인종학살을 자행했던

슬픈 역사를 가지고 있어 두 나라 사이의 국경은 아직도 닫혀 있어 우리 같은 여행객도

두 나라 사이를 직접 오갈 수 없어 조지아로 늘 우회하며 다닌답니다.

 

 

그러나 7세기경 아랍 왕조에 편입되며 이곳 아제르바이잔은 이슬람화가 되었다고 하네요.

그런 후에도 오스만 튀르크나 티무르 제국의 지배 아래 있기도 했고요.

그 때문에 무슬림의 나라가 되는 중요한 요인이 아니겠어요?

 

근세에 접어들며 러시아 제국의 지배를 받기도 했고요.

러시아 연합이 해체되며 1991년 드디어 지금의 아제르바이잔으로 떳떳한 독립국이

되었다는데 이는 이웃하고 있는 조지아나 아르메니아와도 같은 과정을 겪으면

독립의 길을 걸었을 겁니다.


 

그러나 이곳은 엄청난 양의 석유나 천연가스가 매장된 곳이라 축복받은 땅이지만,

열강 어느 하나 이곳을 눈여겨보고 있지 않은 나라가 없지 싶습니다.

이들의 행복이며 동시에 슬픔이기도 한 일이죠.

 

독립과장에 바쿠가 러시아에 점령당하며 수백 명의 시민이 죽었다고 합니다.

이틀 전 우리가 프레임 타워가 있는 전망대에 올라갔을 때

그때의 희생자를 추모하는 추모탑을 보기도 했잖아요.

 

 

자동차로 이동하며 도로변의 풍경 중 나무를 촘촘히 심어 펜스 역할을

하게 한 곳도 많고 아예 담장을 둘러놓은 곳도 많습니다.

아마도 그 뒤로는 어렵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기 싫어서 그랬나 봅니다.

 

 

엄청난 석유가 나오는 이곳도 빈부격차가 있을 것이고 오일머니는 모든 국민을

행복하게 하는 데 사용하지 않고 정권 유지를 위해 사용하지는 않겠지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들은 이야기로는 서구 메이저가 아제르바잔에서 채굴하는 석유의 지분을 대부분

가지고 있고 실제로 아제르바이잔 정부는 일부만 가지고 있다고 하네요.

그런 일 때문에 이곳에 분쟁이 생기면 유럽이나 미국 그리고 러시아까지

여러 나라가 얽혀 복잡한 양상으로 변질된다고 합니다.

또 아제르바이잔은 무슬림 국가이기에 주변 정교회 국가와 무슬림 세계의

분계점에 있기에 또 복잡해지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