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기스탄 광장에 서서 바라보니...

2019. 11. 20. 09:00우즈베키스탄 2019/사마르칸트

레기스탄 광장에 서서 위의 사진에 보이는 오른쪽의 건물이 셰르도르 마드라사

(Sherdor Madrasa : 1619~1636)입니다.

셰르도르 마드라사라는 말은 사자가 새겨진 마드라사(madrasa with lions)라는 말이라

하며 언뜻 보면 사자가 아니라 호랑이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사자의 등에는 태양의 형상을 머리에 두른 사람 얼굴 형상이 보이고 가운데

사슴으로 보이는 짐승을 쫓는 모습으로 양쪽에 대칭이 되게끔 만들었네요.

이런 문양이 파격적으로 이슬람 건축에 있다는 것이 놀라운 일이 아닌가요?

 

그것은 그렇고요.

이 문양은 현재 통용 중인 우즈베키스탄의 200숨짜리 지폐의

문양으로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사자라고는 하나 우리 눈에는 호랑이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과연 이곳 우즈베키스탄에 사자가 살았을까요?

 

앞에 보이는 울루그 베그 마드라사보다는 200여 년이나 늦게 지은 건축물이라고 하며 우리가

흔히 이슬람 건축에서 아랍식의 문양이라는 아라베스크 문양이나 코란의 경전 외에는

사람이나 짐승 등은 사용하지 않는다고 알고 있었으니 정말 파격적인 장식이 아닌가요?

 

이곳에 새겨진 파격적인 의미는 사자는 공부에 굶주린 학생의 의미고

사자 앞에 보이는 사슴은 지식의 의미라고 합니다.

그러니 지식을 갈구하며 쫓아다니는 향학열이 높은 학생이 되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그리고 태양이란 과거 이 지방의 종교였던 조로아스터교의 흔적이라고도 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의도가 좋았다고 해도 이들의 사상에 근간을 뒤흔드는 과감한 표현이 아닌가요?

 

이 건물은 사마르칸트의 영주였던 얄랑투쉬 바호두르의 명령에 따라 지은 건축물이라고

하고 그는 전쟁에서 많은 승리를 거둠으로 전리품으로 엄청난 부를 축적했다고 합니다.

따라서 권력과 부를 알리기 위해 태양을 짊어진 사자의 문양을 마드라사 포탈에 새겼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곳에 다니는 많은 신학생은 우상숭배라고 생각해 이곳에서 예배를 보거나

공부하는 일에 보이콧 운동을 벌리기도 했답니다.

이에 동조한 학자들마저 등을 돌리며 보이콧 운동에 동참하자 얄랑투쉬 바호두르는

바로 옆에다가 모스크 겸 신학교와 마드라사를 하나 더 짓게 되었답니다.

 

이 모스크의 이름이 틸라코리 마드라사(Tillya-Kori Madrasah)로 레기스탄 광장에서 보면

정면에 보이는 마드라사 입니다.

이렇게 하니 저항은 점차 사그러들기 시작하고 지금까지 보존되어 남았다네요.

제일 나중에 지은 마드라사가 마치 좌청룡 우백호를 거느린 모습으로도 보입니다.

그러나 위의 사진에 보이는 마드라사는 무마용으로 지은 마드라사라는 말이네요.

 

이런 이유로 당시로는 상상할 수 없었던 파격적인 건축물인 사람의 얼굴이나 동물이 그려진

건축물이 남게 되었으니 우리 같은 사람도 이런 파격적인 모습을 구경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뭐... 부하라에도 이와 비슷한 동물이 새겨진 나디르 디반 베기 마드라사

(Nadir Divan-Begi Madrasah)가 있기는 했지요?

 

마주 보고 있는 두 개의 마드라사는 하나는 왕이 지었고 다른 하나는 지방 영주가 지었기에

높이 문제로 조정이 있었다네요.

정면에서 보면 바닥을 약간 높게 만들었기에 땅의 높이가 오른쪽이 조금 높습니다.

그래서 영주는 불경죄에 걸릴까 봐 건물 높이를 30cm 정도 낮추어 짓도록 했다는군요.

 

틸라코리 마드라사(Tillya-Kori Madrasah : 1646~1660)는 위에 언급했던 내용 때문에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하나 더 지은 덤으로 살아가는 건물처럼 되었지만,

그 자태는 다른 두 개의 마드라사에 못지않게 아름답고 훌륭합니다.

그러나 마지못해 무마용으로 덤으로 지은 것이라 크기는 두 개의 마드라사에 비교해 작습니다.

 

틸라는 금이라는 말이고 코리는 입힌다는 의미라고 하니 금을 입힌 마드라사라는 의미라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내부는 금박 장식이 많다고 하네요.

작지만 원가는 많이 들였다는 의미일까요?

 

이슬람 세계에서는 많은 건물의 지붕이 돔 양식으로 되어있습니다.

돔을 만드는 건축기술은 유럽으로 전파되어 이탈리아 피렌체 두오모 같은

건축물이 탄생하게 되었다네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세상에 기술이란 물 흐르 듯 언제나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잖아요.

이런 것은 자연의 섭리와도 같은 것입니다.

요즈음 국가 간에 첨예하게 기술대립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막는다고 언제까지 그곳의 기술이 다른 곳으로 흘러가지 않겠어요?

세월이 흐르면 지형이 변하고 지형이 변하면 물길이 따라 변하듯이

세상 일이라는 것은 그렇게 흘러가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