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9. 11. 09:00ㆍ발칸반도·모스크바 2018/크로아티아
위의 사진은 예전에 황제가 머물렀다는 황궁입니다.
지금은 레스토랑으로 사용 중입니다만, 그때도 혹시 황제가 식사했던 곳이 아닐까요?
창가를 통해 바라보는 항구의 풍경이 기가 막힌 곳이 아닌가 하는 생각 되네요.
로마의 많은 황제 중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임기 중에 스스로 황제 자리를
아낌없이 내던지고 은퇴의 길로 접어든 황제가 있었다지요.
권력이란 마약과도 같기에 한 번 잡으면 쉽게 버릴 수 없을 텐데 미련 없이
던져버렸던 황제는 바로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입니다.
오늘은 그가 은퇴 후 머물렀다는 궁전 위주로 구경합니다.
궁전은 옛 모습이 거의 원형대로 많이 남아 있는데 동서남북으로부터 문이 각각
하나씩 있고 이 문으로 들어서면 위의 사진에 보이는 한가운데 있는
열주 광장(Peristil)이라고 부르는 중앙에서 만나게 지어졌습니다.
그는 황제의 자리에 있는 동안 동분서주하며 로마 영토를 호시탐탐 넘겨다 보는
주변 세력을 하나씩 진압하느라 너무 지쳤나 봅니다.
"열심히 전쟁한 황제! 떠나라!"는 광고 카피에 따라 디오클레티아누스는
황제 자리를 박차고 이곳으로 왔답니다.
이곳 스플리트에서는 어떤 곳을 중점적으로 봐야 할까요?
스플리트라는 도시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궁전이 있는 곳이죠.
따라서 스플리트의 핵심은 디오클레티아누스 궁전(Diocletian's Palace)이 아닐까요?
이곳을 찾는 여행자 누구나 디오클레티아누스 궁전 때문에 스플리트를 찾는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지 싶은데 이곳을 오기 전에는 스플리트라는 도시의 분위기가
로마 유적이 있는 고즈넉한 작은 도시로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버스를 타고 시내에 접어드니 항구에 엄청나게 큰 크루즈선은 물론
도시 자체도 현대적인 깔끔한 인상을 풍기는 현대 도시입니다.
위의 사진은 항구, 야자수 가로수가 가지런하게 심겨 있는 리바(Riva) 거리입니다.
그리고 그 뒤로 고색창연한 로마 시대의 궁전 건물이 우리를 맞이하네요.
스플리트의 첫인상은 제 모습과는 정 반대로 마치 말쑥하게 잘 차려입은
나이가 제법 많은 신사의 모습이라고나 할까요?
여기는 고리타분한 느낌이 드는 유적의 도시가 아니라 깔끔한
현대적인 휴양지의 분위기입니다.
또 주변 섬으로 오가는 선박 교통의 요지이기도 하고요.
이곳을 황제가 사랑했다는 것은 원래 그의 고향이 이곳 스플리트에서 멀지 않은
살로나(지금의 솔린)였기 때문이라네요.
그러니 수구지심의 발로로 고향 근처에 궁전을 짓고 인생의 말년을 지냈다는 말이지
싶은데 다른 동네에서 이곳이 좋아 일부로 먼 곳으로부터 온 것은 아니더라고요.
디오클레티아누스 궁전은 로마 황제였던 디오클레티아누스가 인생 말년에 황위를
물려주고 여생을 보내기 위해 고향 땅에 지은 궁전으로 295년 궁전 건설을 시작해
10년 간이나 지어 305년에 완공한 로마 밖의 로마 궁전인 셈이죠.
그는 이곳에서 인생의 말년을 보냈기에 스플리트를 황제의 도시라고도 부른답니다.
왜 그렇게 쉽게 던져버렸을까요?
황제의 업무가 너무 힘들었기에?
사람에 치이고 지쳐서?
또 눈앞에서는 온갖 아부와 충성을 다하는 듯하지만, 돌아서기만 하면 황제 자리를
노리는 정적과의 머리싸움에도 서서히 지쳐버렸지 싶습니다.
그냥 따뜻한 햇볕이 내려쬐는 양지바른 곳에서 해바라기만 하며 아무 생각 없이
노년을 보내고 싶은 생각뿐이었나 봅니다.
그래서 선택한 길이 황위를 미련 없이 내던지고 일조량이 아주 풍부한 스플리트에다가
황궁 하나 반듯하게 지어놓고 남은 삶을 편하게 지내기 위해 이곳에 궁전을 지어
인생의 말년을 보낸 로마 황제가 바로 디오클레티아누스였다지요.
그러나 우리가 흔히 궁전이라고 부르는 곳처럼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이곳은 궁전이 분명하지만, 스플리트 주민의 삶의 터전이네요.
상점이 궁전 안에 즐비하고...
카페나 레스토랑이 영업 중인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그런 궁전입니다.
뭐... 우리 숙소도 궁전 안이었으니까요.
베네티안 타워(Venetian Tower)에서 오른쪽으로 들어가면 숙소가 있어
예전에 황궁이 있던 자리 정도 되겠더라고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스플리트는 어떤 매력이 있어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는 황위 마저 헌신짝처럼 내던지고
이곳에 둥지를 틀었을까요?
재임 시절 주변의 적을 차례로 제압하며 넓은 영토와 강력한 로마 제국을 만들었으나
기독교 탄압으로 후세 사람의 입방아에 오르내린 영욕을 함께 했던 황제.
스플리트를 구경하며 어떤 매력 때문에 황제는 이곳에서 노후를 보내려고 했나 알아볼까요?
오늘부터 궁전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며 하나씩 들춰보고 다니렵니다.
'발칸반도·모스크바 2018 > 크로아티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성 도미니우스 성당(Katedrala Sv. Duje)과 닌의 그레고리우스(Gregory of Nin) (0) | 2019.09.16 |
---|---|
디오클레티아누스 궁전 (0) | 2019.09.12 |
늦은 밤 돌아 본 스플리트(Split) (0) | 2019.09.10 |
마르얀 언덕(Marjan Forest Park)에 올라 (0) | 2019.09.09 |
스플리트(Split) 리바(Riva) 거리 (0) | 2019.09.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