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7. 10. 09:00ㆍ발칸반도·모스크바 2018/보스니아
사라예보 시내를 걷다 보면 도로 바닥에 위의 사진에 보이는 문양을 자주 볼 수
있는데 이 문양이 거리 행위예술도 아니고...
이를 일컬어 사람들은 사라예보의 장미라고 부른답니다.
그러나 길바닥에 만든 문양이라도 모두 다른 형태의 문양이지요.
이것은 보스니아 내전 당시 세르비아계가 무차별적으로 사라예보 시내에 퍼부었던
포탄이 떨어진 자리라 하고 모든 자리에 이런 문양을 만든 게 아니라 어러 사람이
다치거나 죽은 자리에만 표시해두었다고 합니다.
사라예보의 장미...
내전의 상흔을 아름다운 장미에 비유하다니...
그때의 아픈 기억을 잊지 않기 위해 포탄이 떨어진 곳에 물감으로
그 모습을 그대로 보존해두었습니다.
보스니아 내전 당시 가장 교전이 심했던 이곳 사라예보는 세르비아의 지원을 받은
세르비아계의 병사가 보스니아나 크로아티아 주민에 대해 일방적인 공격이 자행되었다지요.
당시 세르비아의 지원으로 양쪽의 군사력은 비교가 불가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그러니 교전이 아니고 일방적인 학살에 가깝다고 하더라고요.
당시 세르비아계의 포탄 공격으로 포탄이 떨어진 곳에 도로가 팬 곳을
보존하고 있는 모습으로 그냥 색으로만 칠해 둔 곳도 있고요.
우레탄이나 이런 것으로 색깔을 넣어 포탄 떨어진 곳을 메워
오래도록 기억하기 위해 보존해 둔 곳도 보이고요.
물론, 박격포 등 많은 포탄이 떨어졌겠지만, 그중 극히 일부만 이렇게 남겨
두었는데 당시에 떨어진 포탄이 천 개가 넘었다고 하니...
이 작은 도시 전체가 포탄 자국이 아니었을까요?
어디 거리 바닥뿐이겠어요?
건물마다 총탄 자국이....
위의 사진을 보면 아주 벌집을 만들어 놓았네요.
이와 비슷한 문양이 우리나라 연평도에도 남아있다지요?
이런 장미라면 차라리 피지 말아야 할 장미가 아닌가요?
어떻게 같은 민족에 대한 무차별 포격을 가할 수 있을까요?
마샬라 티타(Maršala Tita)거리가 갈라지는 곳에 건물 하나가 있습니다.
두 길은 중앙 광장으로 이어지는 도로지만 하나는 차도(Mula Mustafe Bašeskije)고
다른 하나는 보행자 전용도로입니다.
그곳에는 영원한 불길(Ewige Flamme:Vječna vatra )이 타오르고 있습니다.
꺼지지 않는 불꽃으로 당시 암울하고 슬펐던 일을 영원히 기억하고자
만든 곳이리라 생각되며 이 불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사라예보에서 희생된
민간인과 군인을 추모하기 위한 것입니다.
독일 점령지에서 해방된 지 1년만인 1946년 4월 6일에 제막된 곳이라네요.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길이지만, 사라예보가 내전에 휩싸이며 세르비아계의 공격이
거세지자 이곳 사라예보가 포위당했을 때 연료가 없어 기념비에 불꽃이 사라지기도
했다고 하며 다른 말로 티토의 불이라고도 한다고 합니다.
건물 자체는 처음에는 그랜드 호텔(Grand Hotel Sarajevo)로 지어진 건물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보스니아 국세청 청사로 사용 중이라고 하네요.
그 건물의 모서리를 추모 기념비로 만들었네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꽃이란 아름답기에 세상 어디나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습니다.
특히 계절의 여왕이라는 장미는 아름답기에 더더욱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지요.
그러나...
사라예보의 장미란 아픈 기억을 간직한 피지 말아야 할 장미가 분명합니다.
포탄이 떨어진 곳에 적어도 세 사람 이상이 희생된 자리만 이렇게 그 흔적을 남겨두었다고
하는데 사라에보에 핀 이런 장미가 200여 개나 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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