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2. 4. 09:00ㆍ동유럽, 발트3국, 러시아 2017/상트페테르부르크
넵스키 대로(Nevskiy Ave)를 따라 네바강으로 걷다 보면 길 왼쪽으로
열주가 죽 늘어선 주랑이 멋진 건물을 볼 수 있습니다.
그 모습에 반해 누구나 우두커니 서서 바라보는데 뒤로 둥근 돔 지붕을 한 성당이 하나 보입니다.
이 성당이 아주 유명한 카잔 성당(Kazanskiy Kafedralniy Sobor/Казанский
кафедральный собор)이지요.
러시아 정교회 성당(Russian Orthodox Church)입니다.
러시아 정교회란 기독교의 한 분파로 기독교가 러시아 지역으로 들어오며
토착화한 형태라고 봐야 하지 않겠어요?
둥근 돔 모양의 지붕이 특색이죠.
열주만 바라보면 마치 그리스 신전이 연상됩니다.
석주의 기둥머리를 보면 아칸서스 잎으로 장식한 것이 로마에서 발달했던
건축물의 상징인 코린트식 양식의 기둥으로 보입니다.
정교는 올바른 신앙(orthos+doxa)을 뜻하므로 정교회라는 말은
올바른 신앙의 교회라는 의미라 하니 그럼 다른 교회는 올바르지 않다는 말일까요?
민족교회의 성격이 강하다고 봐야 하겠지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넵스키 대로(Nevsky Prospekt)를 걷다 보면 유명한 곳은
대로 주위에 있어 대부분 볼 수 있더라고요.
이곳 카잔 성당이라고 부르는 카잔의 성모 성당도 그중 하나라고 봐야겠지요.
그런데 첫눈에 성당을 바라보면 눈에 많이 익은 모습입니다.
그렇습니다.
바로 위의 사진 속에 보이는 바티칸 산 피에트로 대성당 앞을 장식하고 있는 열주의
모습으로 위의 바티칸 산 피에트로 대성당의 사진에서 보면 비슷함이 느껴지실 겁니다.
이런 멋진 열주가 있는 성당을 짓게 된 이유가 있다고 하네요.
처음에 이 성당을 세울 무렵 바로니킨은 큰 고민에 빠지게 되었다네요.
원래 기독교 정교회의 제단은 서쪽을 바라보고 지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려면
성당은 넵스키 대로를 옆으로 보게 앉혀야 합니다.
그렇게 건축하면 입구가 넵스키 대로를 바라볼 수 없지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의 넵스키 대로는 동맥과도 같은 아주 중요한 길이기에
교리에 따라 성당을 지으면 이상한 모양이 되게 생겼잖아요.
즉 넵스키 대로에서 볼 경우 성당의 측면이 보이게 되니 이에 생각해 낸 것이 편법으로
바로 석고 대리석으로 1m 정도씩 이어서 만들어진 94개의 코린트 양식 기둥으로
성당의 주위를 둘러싸는 방법이었습니다.
넵스키 대로에서 바라보면 열주 때문에 대로 방향이 정면으로 생각되잖아요.
그러니 넵스키 대로에서 볼 때 성당의 옆을 감추기 위해 생각해 낸 아이디어가
이렇게 멋진 건축물을 만든 것이네요.
교리도 지키며 성당의 아름다움도 유지할 수 있는 기발한 착상이 아닌가요?
카잔 성당이 완성된 후 러시아는 마침 나폴레옹과의 전쟁에서 승리를 거두게 되었답니다.
우연의 일치지만, 원래 사람들은 이런 것을 두고 행운을 가져다주는 곳이라 생각하잖아요.
원래 이런 것에 의미를 부여하면 더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이 됩니다.
그래서 지금도 성당 안에는 승리의 트로피와 나폴레옹 군으로부터 탈취한
107개의 군기 등이 걸려있다지요,
이곳에서 러시아 군대의 위대한 장군인 쿠투조프(Kutuzov)의 장례식이 거행되기
도 하는 등 카잔 성당은 러시아군의 영광을 상징하고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고 합니다.
또한 성당 내부에는 19세기 초에 활동했던 거장들의 작품이 많다고 합니다.
특히 위의 사진에 보이는 카잔의 마리아 상은 카잔 성당의 대표라고도 할 수 있겠지요.
이 마리아 상 앞에는 언제나 길게 이어진 줄을 볼 수 있습니다.
이곳을 찾는 모든 사람은 마리아 상 앞에 서서 발에 입맞춤하며 소원을 빌고 있더라고요.
따라서 그곳을 청소하는 사람이 있어 입맞춤하는 곳의 청결을 위해 그 부분만 수시로
소독하고 닦아냈고 이곳 카잔의 마리아 상 앞에 줄을 서지 않고 멀뚱거리며 쳐다보는 사람은
우리 같은 여행자뿐이더라고요.
성당 안으로 들어가는 입장료는 없습니다.
그러니 돈도 들지 않고 행운을 빌 수 있으니 이 얼마나 좋은 일입니까?
정말 많은 이콘(성화(聖畵), icon)이 성당 안을 채우고 있더라고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이곳을 찾는 러시아인은 무척 경건하게 성당 안을 둘러봅니다.
그들에게 가장 큰 방문 목적은 바로 카잔 성모상 앞에 입맞춤하는 일이고요.
그래서 언제나 그곳에는 길게 줄을 늘어서기에 질서를 지키게 하려고 줄을 쳐두었더라고요.
'동유럽, 발트3국, 러시아 2017 > 상트페테르부르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러시아 거주등록과 돔 끄니기(Dom Knigi/Дом книги) (0) | 2018.12.06 |
---|---|
카잔 성당 그 다음 이야기 (0) | 2018.12.05 |
러시아 대여제 예카테리나 2세(Yekaterine 2) 동상 (0) | 2018.12.03 |
아니치코프 다리(Anichkov Bridge/Аничков мост) 위에 서서.... (0) | 2018.11.30 |
비오는 날의 넵스키 대로(Nevsky avenue) 풍경 (0) | 2018.11.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