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뚱한 마가렛과 그 주변 풍경

2018. 8. 13. 09:00동유럽, 발트3국, 러시아 2017/에스토니아

만약, 헬싱키나 북유럽 다른 나라에서 배를 타고 탈린항에 도착해 천천히 걸어서 탈린 구시가지로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눈에 보이는 곳이 바로 위의 사진에 보이는 건물과 오른쪽에 보이는 문을 통해 들어갈 겁니다.

바로 이 문이 항구에서 탈린 구시가지로 들어가는 문이라 예전에는 무척 중요한 문이었을 겁니다.

 

그래서 이 문을 바다와 연결되는 곳에 세웠기에 해안 대문(Great Coastal Gate)이라고 부르나 봅니다.

그러니 지도에서 살펴보면 탈린 구시가지 제일 북단에 있어 탈린항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출입문이죠.

둥근 원통으로 생긴 모습이 무척 위압적입니다.

 

이 둥근 모양의 탑이 바로 뚱뚱한 마가렛(Fat Margaret Towe)이라는 이름을 지닌 일종의 요새라네요.

지금은 내부는 해양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옥상은 카페로 운영한다지요?

 

이 문의 옛날 모습입니다.

현재의 모습과 다른 점이 없습니다.

 

아마도 이 문이 오늘의 탈린을 살 찌운 문이 분명할 겁니다.

탈린이 한자동맹의 주요 무역 거점도시로 발달했다고 하니 무역선을 타고 도착한 모든 재화가 이 문을 통하여

탈린 구시가지로 드나들었을 겁니다.

 

게다가 여기부터 이어지는 남으로 난 피크(Pikk) 길을 따라 걷다 보면 항구에서 시청으로 이어집니다.

이 길은 특히 탈린항에 크루즈선이 들어오면 배에서 내린 여행객이 물밀듯이 들어오는 길이죠.

예나 지금이나 이 문을 통과해 탈린에 재화가 쌓이나 봅니다.

 

이 피크 길의 끝은 바로 톰페아 언덕으로 올라가는 긴 다리 길로 바로 이어지거든요.

예전의 모습을 그림으로 보면 마차를 타고 오르내릴 수 있는 길이기에 주로 귀족이 많이 이용했다고 하네요.

따라서 피크(Pikk) 길을 따라 상인이 많이 거주했기에 상대적으로 부유한 골목이었을 겁니다.

 

문 바로 옆에 에스토니아 해양 박물관(Estonian Maritime Museum/Eesti Meremuuseum)이 있습니다.

해양박물관이라고 출입문 위에 전등 보호를 위해 설치한 갓이 배 모양으로 만들었습니다.

 

건너편에 대각선 방향으로 바라보면 세 채의 집이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이 보이는데 이 집을 부르기를

세 자매의 집(The Three Sisters building complex/Kolm õde (hooned))라고 한다네요.

리가에서 보았던 삼 형제 집과 비교되는 곳으로 비슷한 이야기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시청사에 남아있는 기록에 의하면 1372년에 첫 번째 소유자의 이름이 기록으로 남아있다고 하니

지어진 시기는 그 이전이 되지 않을까요?

이곳도 완전히 스토리 마케팅이라고 봐야겠지요?

 

지금은 세 자매 호텔로 개조해 사용 중으로 후기 고딕식 양식이라네요.

그러나 개인적으로 탈린 구시가지 안에 있는 다른 건물과 크게 구분하기 쉽지 않습니다.

 

지금 건물은 15세기 초반에 다시 지어졌다고 합니다.

정문에 아름다운 조각으로 남아있는 문 장식은 1651년에 만든 것이라네요.

드나드는 문일지라도 이렇게 아름답게 예술적으로 만들었네요.

 

뚱뚱한 마가렛 부근에 있는 말을 이용한 연자 방앗간(Tallinn Horse Mill)입니다.

예전에 말을 이용해 밀을 빻던 방앗간으로 최초로 기록에 남아있는 해가 1389년이라 하니 제법 오래된

방앗간으로 워낙 방앗간 크기가 크기에(지름이 16m) 방아를 돌리려면 16마리의 말이 네 개의 기둥에 나누어

매달아 돌렸을 정도라 합니다.

톱니의 숫자만 200개라고 하니 규모가 짐작되겠죠?

위의 사진에 보이는 성 올라프 성당(Saint Olaf’s Church)은 주변 풍경을 보기 위해 첨탑에 많이 오르는 성당으로

워낙 높은 첨탑이 있는 성당이라 가까이서는 도저히 사진 한 장에 담을 수 없습니다.

예전에는 높은 첨탑 때문에 멀리서도 잘 보이기에 탈린으로 들어오는 배의 등대와도 같은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차라리 톰페아 언덕 전망대에 올라 바라본 모습에서 그 높이를 짐작할 수 있겠네요.

첨탑의 높이가 124m나 된다고 하니 톰페아 언덕보다 더 높으니 충분한 높이가 아닌가요?

실제로 헬싱키를 다녀오며 탈린 항구로 들어오기 전에 제일 먼저 보였던 모습이

바로 울라프 성당의 첨탑이었거든요.

 

Pikk 59번지에 있는 건물은 옛 KGB 건물(Former KGB headquarters/Endine KGB maja)로 알려진 곳이라죠.

그 옆으로는 감옥으로 사용했던 건물(KGB Prison Cells)이 있습니다.

여기에도 우리가 겪었던 그런 역사의 흔적이 보존되어 있습니다.

 

고문으로 인한 건물 내부의 소리가 밖으로 나가지 않게 하려고 방음장치를 철저하게 했다고 합니다.

지배를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을 고문하고 죽였을까요?

일제 강점기를 겪은 우리이기에 이런 것을 볼 때마다 그 느낌이 다릅니다.

 

오늘 구경하고 있는 곳의 위치를 지도에 표시해보았습니다.

왼쪽에 숫자는 톰페아 언덕에 올라 탈린 구시가지를 바라볼 때 보였던

원뿔 모양의 탑의 위치로 모두 이름이 있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힘이 없는 나라가 겪는 아픔은...

에스토니아 또한 이런 역사의 현장이 남아있네요.

발트 3국을 차례로 올라오며 보았던 아픈 기억을 이들은 그대로 보존하여 후세에 알리고 싶었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