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내리는 중세도시 탈린의 풍경

2018. 8. 15. 09:00동유럽, 발트3국, 러시아 2017/에스토니아

 

아침부터 흐린 날씨 더니만, 드디어 비까지 뿌리기 시작합니다.

2017년 5월 31일 수요일의 이야기라 비가 내리는 이야기입니다.

오늘 같은 날은 탈린의 명소 전망대에 올라가면 또 다른 모습이 연출되지 싶습니다.

이번 탈린 여행에서 전망대에 올라와 찍은 사진이 여러 장 있습니다.

 

 

이미 제 블로그에 이곳 전망대 사진만도 여러 장 올려드렸습니다.

저녁노을이 곱게 물든 때의 탈린 구시가지...

맑은 날의 아름다운 풍경 등.

오늘은 특별히 비가 내리는 날의 풍경입니다.

 

 

그러나 오늘처럼 가랑비가 내리는 날의 모습은 또 다른 느낌이 드는 사진입니다.

탈린이 지금처럼 중세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데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네요.

이것은 실화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이곳도 전쟁통에 온전하게 보존되기는 쉽지 않았지만,

대규모 파괴로부터 제법 많은 곳이 온전하게 살아남았다고 합니다.

그 이유가 독일 전투기들이 폭격을 위해 이 도시로 날아왔으나 심한 안개 때문에 

정확한 좌표를 잃어버리고 바다에다 폭탄을 투하하고 돌아가기 일쑤였다고 합니다.

 

 

바로 이곳은 안개가 자주 끼고 비만 내리면 이런 모습으로 변한답니다.

지금에는 전자장비가 발달해 이런 기후에 목표물을 찾는 일이 어렵지 않겠지만,

그때는 세상이 아날로그 세상이라 폭격을 위해 조종사의 눈으로 확인했던 모양입니다.

 

 

어쩐지 다른 유럽의 중세 도시와는 다르게 구시가지는 중세 모습 완벽 그 자체입니다.

그래서 그런가 우리가 머문 날 중 흐린 날은 톰페아 언덕 전망대에 올라 구시가지를

 내려다보니 심한 안개로 시계가 불량하더라고요.

이런 날은 당시의 전투기로는 정확한 위치 추적이 쉽지는 않겠지요?

 

이곳까지 날아온 폭격기는 이런 날씨에 목표물을 찾지 못하고 이곳 앞바다에만

폭탄을 퍼붓고 돌아가는 바람에 중세 모습의 탈린이 지금처럼 남아있다고 하네요.

이 또한 인류를 위해 좋은 일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맑은 날의 모습도 훌륭하지만, 오늘같이 비가 내리는 날의 모습도 보기 좋습니다.

전망대에서 언제나 기타 연주를 하시는 분에게는 오늘처럼

비가 내리니 들어주는 사람조차 없습니다.

오직 이곳 전망대의 터줏대감인 갈매기 외에는...

 

 

톰페아 언덕에 풍경이 가장 좋은 전망대 파트쿨리와 코흐투 전망대 사이에

위의 사진에 보이는 아주 좁은 골목의 모습입니다.

라흐코흐투라는 이 골목(Rahukohtu)을 피의 골목이라는 무서운 이름을 지닌

골목인데 이 이야기는 나중에 따로 포스팅하렵니다.

 

 

위의 사진은 톰페아 언덕 위에 있는 톰 성당(St Mary's Cathedral/Toomkirik)으로

이 성당은 톰페아 언덕 위에 있기에 첨탑에 오르면 주변 경치가 한눈에 들어오는

곳이라 1219년 덴마크인들이 탈린에 처음 들어올 때 최초로 지은 성당이라 합니다.

 

 

당시는 지금의 모습이 아니라 목조로 지었다네요.

지금의 석조건물은 1240년에 지어 성모 마리아에게 헌정하였기에

성모 마리아 성당이라고도 부른다네요.

탈린 뿐 아니라 에스토니아에서도 가장 오래된 성당이 여기라 합니다.

 

 

그랬기에 탈린의 정신적인 지주로 영원한 마음의 안식처로 생각한다고 하네요.

게다가 에스토니아 대통령의 이취임식까지 이곳에서 열린다고 하니

다른 설명이 필요 없는 곳이네요.

원래 이름은 성모 마리아 성당이나 이곳 사람에게는 톰 성당으로 불린다네요.

 

 

여기서 톰이란 이탈리아에서 두오모라고 하는 것과 같은 의미로 돔(Dome)은

둥근 지붕이라기보다는 카테드랄이나 대성당의 의미가 아닐까요?

처음에 톰 성당이 있는 언덕이라는 의미인 톰페아라는 이름이 생겼다는데...

 

16세기에 종교개혁운동이 일어나고...

그때까지 에스토니아 탈린 교구를 대표해오던 톰 성당이 종교개혁 때

개신교인 루터교회로 바뀌었다고 하네요.

그 후부터 스웨덴계의 복음 루터교단의 탈린 대교구로 사용 중이라 합니다.

 

 

그야말로 이 높은 곳에 서서 탈린 질곡의 역사를 그대로 보아온 증인이기도 하겠네요.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무료입니다.

그러나 전망대가 있는 69m의 첨탑으로 올라가는 것은 5유로의 돈을 내야 합니다.

 

 

성당 안에는 무수히 많은 문장이 걸려있어 마치 문장 박물관이 아닌가 의심이 드는

곳으로 중세 탈린을 중심으로 활동했던 상인 집단인 길드에서 사용했던 문장이라 합니다.

이곳에 이렇게 많은 길드 문장이 있다는 말은 탈린이 해상을 통한 무역 집단이 많았다는

의미일 것이고 그만큼 경제적으로 흥청거렸다는 말이기도 하잖아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우리 눈에는 생소한 모습이지만, 조각으로 만든 문장이 아주 볼만합니다.

문장이 하나의 예술품과도 같은 모습입니다.

이 문장이 걸린 입구까지는 무료이니 지나는 길에 꼭 들어가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