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6. 26. 09:00ㆍ동유럽, 발트3국, 러시아 2017/라트비아
사시나무 숲 사이로 오솔길 같은 길을 따라 걷습니다.
길 양쪽으로는 들꽃이 만발했습니다.
들꽃은 주인도 없고 누가 바라보지 않아도 슬퍼하지 않습니다.
그냥 바람만 불어도 좋습니다.
지나던 나그네가 우두커니 서서 바라만 보아도 좋습니다.
시굴다는 크게 구경거리는 없지만, 당일로 다녀가기에는 섭섭한 곳입니다.
하루나 이틀 정도 이곳에 머물며 쉬다가 가고 싶습니다.
시굴다를 걷다 보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힐링이라는 글자입니다.
무료하실 수 있지만, 아주 느낌이 좋은 곳입니다.
조금 지루하시다면 이곳에서 동북 방향으로 30km 정도 떨어져
반나절에 다녀오실 수 있는 체시스는 어떨까요?
버스를 타고 30분 정도면 갈 수 있는 곳이라네요.
두 곳을 묶어 1박 이상을 할 수 있다면 정말 좋겠습니다.
혹시 다음에 다시 이곳을 찾는다면 꼭 그리 하고 싶습니다.
이곳은 라트비아에서 제일 먼저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곳이기에 그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기에 세상을 살아가는 도중에 이런 꽃길을 몇 번이나 걸으셨습니까?
이제 구트만 동굴을 떠나 다시 길을 나섭니다.
꽃길을 걷다 보니 그리 힘든지 모르겠습니다.
맑은 날씨와 들판을 장식한 민들레로 콧노래가 절로 나오는 트레킹입니다.
우리가 떠나는 것을 아쉬워하며 위의 사진에 보이는 백발의 노인이 색소폰으로
연주하는데 우리 귀에 대단히 익숙한 백만 송이 장미라는 곡을 연주해줍니다.
심 모 가수가 불러 우리 귀에도 익숙한 바로 그 노래인데 우리가 알기에는 러시아
번안 음악으로 알고 있으나 이 음악은 러시아 노래가 아니라 라트비아 노래라 합니다.
단언컨대, 라트비아 곡이랍니다.
이제 꽃길이 끝나면 다시 원래 자동차 도로와 만나게 되네요.
여기까지 오셨다면 이제 오늘의 목적지는 멀지 않았다는 말입니다.
오히려 지금까지 걸었던 꽃길이 너무 짧아 아쉬울 지경입니다.
자동차 도로를 만나는 지점에서 도로를 건너 숲길로 접어들었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목적지인 투라이다 성으로 가는 길이 아니라 캠핑장으로 연결되며
주차에 2유로, 모닥불 피우는데 1.5유로 그리고 텐트 사용료가
5유로라는 간판이 보입니다.
우리가 가려는 투라이다 성은 이곳으로 들어서지 말고 자동차 도로를 따라가야 합니다.
사진처럼 약간의 오르막길입니다.
여기부터는 아름다운 길은 아니네요.
잠시 자동차 길을 따라 오르막을 오르다 보니 버스 정류장이 보이고
그 뒤로 투라이다 성의 머리가 보입니다.
이제 오늘 가이야 국립공원의 트레킹은 여기까지입니다.
물론 돌아갈 때 또 걸어가겠지만...
뭐 자동차 길이라고 퍽퍽하게 생각되지만, 워낙 교통량이 없어 조용합니다.
이렇게 힘들게 오기가 꺼려지시는 분은 기차역 광장에서 출발하는
버스나 택시를 타시면 됩니다.
이곳 투라이다 성까지 버스 요금이 0.5유로라고 하며 20분이면 도착할 수 있답니다.
이제 마지막 언덕을 올라갑니다.
고지가 바로 저기입니다.
그러나 걷는 게 불편하지 않은 분이시라면 꼭 걸어보시라고 추천하고 싶습니다.
아마도 세상을 살아오며 영원히 기억에 남을 그런 길 중 하나가 분명합니다.
그러나 개인적인 생각은 무조건 걸어보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지나다니는 사람조차 보이지 않는 길가에 안내판 하나가 서 있습니다.
지금 우리는 투라이다 박물관 보호지역 안으로 들어왔다는 말입니다.
그냥 산길을 올라 몰래 들어가지 말고 입구로 들어와 입장권을 끊고
들어오라는 친절한 안내문을 세워두었습니다.
성 문양이 보이고 투라이다라고 쓴 간판이 보입니다.
제대로 왔다는 의미겠죠?
우리가 흔히 투라이다 성이라고 하는 곳은 투라이다 역사박물관 보호지역이라는
곳인데 입구에는 제법 혼잡합니다.
단체 여행객을 태우고 온 관광버스도 제법 보이고요.
이곳에서 우리나라 단체여행객도 만났으니까요.
차를 타지 않고 왔지만, 날씨가 좋고 아름다운 꽃길을 걸어왔기에 힘은 들지 않습니다.
덕분에 중간에 구트만 동굴도 구경했잖아요.
투라이다 성주는 이런 꽃길을 걸어온 우리의 마음을 알까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드디어 오늘의 목적지 투라이다 성에 도착했습니다.
오늘은 그냥 길을 따라 계속 걸었습니다.
이런 길이라면 온종일 걸어도 피곤하지 않겠어요.
여행이라는 게 이렇게 걸어가며 천천히 두리번거리는 것도 좋습니다.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동영상 하나를 연결합니다.
우리가 러시아 음악으로 알고 있는 백만 송이 장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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