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물이 유난히 아름다운 리가 구시가지(한자동맹의 주요도시 리가)

2018. 6. 20. 09:00동유럽, 발트3국, 러시아 2017/라트비아

 

리가 구시가지를 걷다 보니 유난히 예쁜 건물이 눈에 많이 보입니다.

그러나 구시가지의 규모는 무척 작습니다.

전체 인구가 200여만 명 정도밖에 되지 않는 라트비아다 보니

아무리 수도라고 해도 도시 규모가 당연히 작겠지요.

 

 

그러다 보니 구시가지는 이곳 주민보다는 관광객이 훨씬 많다고 생각되더라고요.

관광객의 특징은 손에 지도 한 장씩 들고 두리번거리며 다닌다는 것이죠.

위의 사진 속의 리가 풍경은 마치 어둠 속의 한줄기 빛이 쏟아지는 모습으로 보입니다.

검은 구름이 몰려와 한바탕 소나기가 휩쓸고 지나 간 후

해가 잠시 반짝 난 후의 풍경입니다.

그래서 중세풍의 건물이 더 아름답게 보이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발트 3국을 차례로 구경했지만,

세 나라 모두 정말 인구는 적었습니다.

리가는 워낙 인구가 적은 곳이라 도시가 생겨난 해가 1201년이라 하네요.

우리가 생각했던 그런 오래된 역사가 있는 곳은 아닙니다.

물론, 그 이전부터 사람은 살았지만, 국제 도시로 발전하기 시작한 것이

그렇다는 말이지요.

 

 

독일의 브레멘을 근거로 한 리보니아의 주교였던 알베르트가 수십 척의 십자군 선단을

이끌고 이곳에 도착해 도시를 건설하고 주교관을 세움으로

역사적인 기록으로 남는 도시로 돋움하게 되었답니다.

이곳에 살았던 사람이 많지 않기에 국가로 인정할만한 시기가 무척 늦었지 싶습니다.

 

 

1282년 리가는 한자동맹에 가입함으로 발트해에서는 아주 중요한

무역거점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답니다.

그런 이유로 리가 시내에는 예전에 무역상 조합이 사무실로 사용했던 흔적인

길드가 여러 개 남아있더라고요.

위의 사진에 보이는 오른쪽 아름다운 건물이 리가의 대표적인 길드 중 하나인

검은 머리 전당이라는 곳입니다.

 

 

한자(Hansa) 동맹이란 중세 독일의 도시에서 활동했던 상인조합을 말합니다.

상인들 스스로 이익을 최대화하기 위해 친목 단체로 시작했지만,

나중에는 상당한 힘까지 갖춘 조직이 되었다지요.

지금도 그 단어의 흔적이 남아 독일항공은 루프트한자라는 이름을 사용합니다.

 

 

그들은 중계무역을 독점하며 나중에는 선단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군사력까지

보유하게 되므로 상인조합만으로 생각하면 안 되겠네요.

처음에는 자신들의 이익을 위한 조합 형식으로 출발했지만, 점차 더 크고 강한 결속을 위해

군대까지 보유하게 되며 심지어는 덴마크를 상대로 전쟁도 불사했다네요.

 

 

 

그러나 점차 중세로 넘어오며 국가의 힘이 강성해지자

사조직인 길드도 세력이 약해지고 미대륙의 발견으로 무역의 중심이 이곳 발트해에서

대서양으로 넘어가며 점차 소멸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또 다른 문제는 한자동맹의 시작이 된 청어의 산란장소가 발트해에서 북해로

이동하며 무역의 가장 중요한 품목이 사라지며 거래 금액이 급감함으로

몰락의 길을 걷게 되었다고도 하네요.

세상 일이 원래 그런 것 아니겠어요?

 

 

결국, 기후변화가 세상의 기존 틀을 바꾸었다는 말이네요.

세상의 질서가 바뀌는 것은 그 원인이 여러 가지입니다.

원래 천하의 기는 하나로 뭉쳐지고 그 뭉쳐진 기는 다시 흩어지려는 게

세상 이치가 아니겠어요?

 

 

그러나 무엇보다는 개인 소상인을 중심으로 연합체의 조직으로 네덜란드 등

여러 지역에서 차츰 생겨나기 시작한 강력한 자본력을 갖춘 주식회사 형태의

기업문화를 이길 수 없다고 봐야 하겠지요.

이렇게 발트해를 중심으로 했던 무역의 힘이 네덜란드를 중심으로

대서양 시대가 열리며 재편된 셈이네요.

 

 

결국 한자 동맹이란 시대적인 흐름에 적응하지 못한 결과가 아닐까요?

동양에서는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등이 한자(漢字)를 사용하는

같은 문화권도 한자 동맹이라 해도 될까요?

 

 

그 후 1621년 스웨덴이 이 지역을 점령함으로 외침으로부터 지배를 받기 시작해

러시아, 나치 독일과 구소련에 의해 지배를 받음으로

제대로 독립국으로 발전하지는 못했다지요.

인구가 워낙 작은 곳이다 보니 주변의 인구가 많은 나라에 자연히 지배받게 되겠지요.

 

 

중국처럼 주변 모든 민족을 한족이라는 용광로 속으로 집어삼키는 일도 있잖아요.

중국이라는 나라 주변에 얼마나 많은 나라가 있었고 민족이 있었습니까?

그러나 지금은 대부분 사라지고 말았잖아요.

 

 

구시가지를 다니다 보면 아직도 스웨덴이 지배했을 때 남긴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이런 흔적도 역사의 한 페이지로 그대로 남겨두었습니다.

 

 

구시가지에는 아직도 스웨덴 지배 당시의 흔적인 화약탑이나

병사 막사 등이 그대로 남아있더군요.

만약, 우리나라라면 어땠을까 생각해봅니다.

주변 나라의 흔적뿐 아니라 과거청산이라고 바로 이전 정부의 흔적도

지우려고 하지는 않습니까?

이렇게 너무 지우다 보면 우리의 역사는 흔적조차 없이 사라지지 않을까요?

근본조차 없는 나라로 전락하지 싶습니다.

 

 

리가의 구시가지는 도시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보호받고 있는 곳입니다.

이 도시는 해발 1~10m 정도밖에 되지 않아 바다와 거의 차이가

없을 정도로 평평한 지역이랍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구시가지 구경을 하다 보니 날씨가 갑자기 흐려지며 비까지 뿌립니다.

많은 비는 아니지만...

저녁의 구시가지 야경까지 보고 들어가려다가 일단 포기하고 숙소로 들어갑니다.

내일 오후와 모래 하루 종인 리가에 머물러야 하기에

굳이 비를 맞으며 구경하고 싶지는 않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