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스터리츠(Austerlitz)를 지나며

2018. 1. 8. 09:00동유럽, 발트3국, 러시아 2017/체코

프라하(Praha)에서 출발해 버스는 동남쪽을 향해 계속 달립니다.

오늘의 목적지인 크라쿠프(Kraków)는 프라하와 거의 같은 위도에 있습니다.

동남쪽을 향해 내려가는 이유는 바로 브르노(Brno)라는 도시를 들렀다 가기 위함입니다.

 

브르노라는 지명은 켈트어인 '언덕 마을'이라는 의미로 아마도 이 지방이 나지막한 언덕 부근에

자리했으며 오래전부터 사람이 살아가기 적합한 지역으로 책에서 배웠던 네안데르탈인이라든가

크로마뇽인이 살았던 흔적이 있는 곳이라네요.

 

크라쿠프로 가는 길은 프라하 동남쪽에 있는 체코 제2의 도시라는 브르노를 내려갔다고

다시 북으로 올라가는데 브르노까지는 약 200여 km 정도 되네요.

버스는 승객이 내리고 타자 약 5분 정도 정차했다가 바로 출발합니다.

 

브르노 부근을 지날 무렵 버스 유리창을 통해 보이는 풍경입니다.

벌판에 나폴레옹 군대와 대포 조형물이 보입니다.

여기가 바로 나폴레옹과 오스트리아와 러시아 연합군이 이 벌판에서

큰 전투를 벌였다는 아우스터리츠 전투였네요.

 

바바리아 올름에서 나폴레옹은 오스트리아군 절반을 섬멸하고 마크 장군을 포위한 후

동쪽에 주둔한 러시아군을 향해 진격했다죠.

이때 이곳에 바로 오스트리아 잔류군과 러시아 연합군 9만 명이 주둔하고 있었다네요.

그러나 나폴레옹은 후방을 방어하기 위해 병력 일부를 남겨두고 진격하다 보니

그를 따르던 군사가 연합군보다 적은 7만 2천여 명밖에는 없었답니다.

 

나폴레옹은 이곳에 도착한 후 직접 전황을 살피며 자리 잡은 곳이 바로 슬라프코프라고

불리는 아우스터리츠(독일 지명)였다죠.

이 지역은 벌판이지만, 나폴레옹이 자리 잡은 곳이 약간의 언덕이 있는 지역이라 적진을

살피기에는 아주 좋은 장소였고 그 때문에 나폴레옹은 이곳 아우스터리츠 전투에서

크게 이겼다고 합니다.

 

"병사들이여, 짐은 그대들에게 만족 하노라. 아우스터리츠 전투에서 그대들은 짐이 기대했던

대담한 용맹을 충분히 보여주었다. 그대들은 불멸의 영광으로 그대들의 독수리 훈장을 장식했다.

그대들은 오늘 단 하루에 러시아 제국 근위대의 군기를 포함한 40개의 깃발과 120문의 대포,

20명의 장군을 포함한 3만 명이 넘는 포로들이라는 영원히 빛날 전과를 올렸다. 

병사들이여, 짐의 민중들은 그대들을 기쁘게 맞이할 것이다.

그대들이 '나는 아우스터리츠의 전장에 있었다.'라고 말하기만 하면 프랑스의 민중들은

'보라, 여기 진정한 용사가 있다.'라고 말하리라."라고 승리 직후 나폴레옹이 병사를 상대로 했던

훈시라는데 나폴레옹은 말도 참 잘합니다.

그랬기에 목숨을 걸고 따랐지 싶기도 합니다.

완전히 선동꾼의 이야기로 들립니다.

 

아마도 나폴레옹에게는 인생 최고의 순간을 선물했던 곳이라네요.

왜?
프랑스 나폴레옹 1세, 오스트리아 프란츠 1세 그리고 러시아 알렉산드르 1세가 함께 모두 만나

벌였던 전투였기에 황제 셋이 함께 벌인 전투라서 삼제(三帝) 회전이라고도 부르기 때문이겠죠.

지금도 이 마을에서는 매년 그 전투를 기념하기 위해 전투 장면을 재연하는 축제를 연다고 합니다.

 

브르노에서 폴란드로 넘어가기 전에 국경도시 오트라바 사이에 올로모우츠라는 아주 유서 깊은 도시가

있으며 브르노에서 60여 km 정도 떨어진 곳으로 1640년까지는 모라비아 왕국의 수도였다고 하네요.

그러니 아주 많은 유적이 있는 도시로 우리로 치면 경주 정도라고 할까요?

역사적으로 오래된 도시였고 프라하로 수도를 이전하기 전에 체코의 수도였다고도 하고요.

 

이번 여행에서는 일정상 그냥 지나치지만, 오래전 올로모우츠를 들렀던 적이 있기에

당시 찍었던 사진 몇 장으로 보며 올로모우츠를 잠시 보고 갑니다.

올로모우츠는 현재 모라비아의 주도라고 합니다.

 

도시 규모로는 체코에서 다섯 번째 큰 도시고요.

한때 이 지역을 다스렸던 모라비아 왕국의 수도로 700년이나 수행하다 보니

체코에서는 프라하 다음으로 많은 유적과 문화재가 있는 곳이랍니다.

 

그러니 프라하는 보헤미아 지방의 대표도시라면 여기는 모라비아 지방의 대표도시라는

말이고 프라하에서 거리상으로 멀어 단체여행객이 많이 찾지 않아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아주 멋진 곳이랍니다.

그러나 지금은 아주 조용한 도시네요.

 

이곳도 프라하처럼 중세 모습이 그대로 남아 다양한 양식의 건축물을 볼 수 있는 곳이라죠.

특이한 것은 건축물과 더불어 많은 분수가 있어 분수의 도시라고도 한다네요.

오늘은 제일 먼저 백색 교회라는 이름이 있는 성 바츨라프 대성당부터 구경합니다.

 

백색 성당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유럽의 다른 성당처럼 파사드에 사용한 석재가 대리석이기

때문이고 사암을 사용한 곳은 세월이 흐르며 쉽게 검게 변해버리잖아요.

그러나 이곳은 오래되었지만, 검게 변하지 않고 늘 처음처럼 흰색으로 보이기 때문이겠지요.

지금까지 유럽의 성당 대부분은 검게 그을린 모습이지만, 이곳 성당은 역시 다릅니다.

 

첨탑의 높이가 프라하성 비투스 성당에 이어 두 번째라고 하니 모라비아 지방에서는

가장 높은 첨탑을 지닌 성당이 되겠네요.

 

이 성당의 역사도 천 년이 되었다 합니다.

그러나 화재 등으로 도중에 다시 증축하다 보니 여러 가지의 건축양식이 더해저

복합적인 모습이라고 합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유럽 여행을 하다 보면 건축 양식도 어느 정도 구분해야 하고...

유럽 역사도 대강은 알고 다녀야 하나 봅니다.

우리처럼 문외한이 다니다 보니 어려운 점이 한둘이 아니네요.

여기 나폴레옹의 아우스터리츠 전투에 관한 동영상이 있어 유튜브를 연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