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가득한 나폴리 고고학 박물관

2017. 9. 20. 09:00이탈리아 여행기 2015/나폴리

베수비오 화산이 폭발하며 2천 년 가까이 화산재 아래 파묻혀 있던 폼페이의 모습입니다.

덕분에 그때의 도시 모습과 살아가던 방식이나 유적이 고스란히 남아 오늘날 많은 사람이 구경하게 되었습니다.

폼페이의 불행은 역설적으로 후세에는 축복이었습니다.

그들이 갑자기 희생했기에 당시 모습이 그대로 지금 발굴되고 있으니까요.

 

그러다 보니 온전히 남아 전혀 훼손되지 않고 과거로의 여행을 하게 했으니까요.

세상은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일이 가끔 일어나나 봅니다.

오늘 구경하는 나폴리 고고학 박물관은 그때 그들의 모습을 고스란히 볼 수 있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많은 작품을 소장하고 전시 중인 나폴리 고고학 국립박물관 구경을 오늘도 합니다.

오늘은 주로 대리석을 조각한 조각상 위주로 구경합니다.

위의 조각은 부부싸움이라도 하는 모습일까요?

 

사내들의 멋진 몸매가 보입니다.

너무 사실적으로 묘사해버렸나요?

사내란 누구나 저런 몸짱을 꿈꾸지만, 현실은 몸꽝이지요.

 

머리에 월계관을 얹고 반암이라는 바위 위에 앉은 아폴로 상입니다.

그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고대 현악기 중 하나라는 리라를 손에 들고 있으며 2세기경 만든 작품이라 합니다.

샌들을 신은 모습이 이채롭습니다.

그런데 색깔이 다른 돌을 어떻게 저렇게 조각을 했을까요?

 

여기 또 다른 아폴로 상이 있습니다.

물론, 리라라는 악기를 든 것은 같은데 옷은 왜 벗었는지...

1세기경 이집트에서 모작으로 만든 아폴로라고 하네요.

원래 신이란 이렇게 자신의 신체 모두를 보여주어야 신으로 대접받는다 했나요?

 

아주 역동적인 작품이죠?

말 등에 앉은 여자들만의 종족인 아마존이라는 작품입니다.

기원전 2세기경 만든 그리스 작품을 기원후 이곳에서 만든 복제품이라 합니다.

역시 로마는 그리스의 따라쟁이가 맞습니다.

손과 발 그리고 말을 앞다리는 다시 만들어 붙여놓은 듯합니다.

아주 하기 어려운 고난도의 자세를 보여줍니다.

 

디오니소스와 에로스라는 작품입니다.

2세기경 작품이라네요.

미끈한 몸매로 뭇 여성으로부터 사랑을 한 받을 것 같습니다.

그의 옆에는 그가 사랑했다는 꼬마 신 에로스입니다.

에로스는 로마에 와서는 큐피드나 아모르라고 한다네요.

 

이번에는 디오니소스가 혼자 독사진을 남겨달라고 합니다.

디오니소스는 로마에서 바쿠스 신으로 역시 포도와 술잔을 들고 있네요.

중국에서는 월하독작(月下獨酌)을 쓴 이백이 술의 신일까요?

 

염소 신과 다프네(Pan and Daphne)란 작품입니다.

이 작품의 원작은 기원전 2세기경 만든 작품으로 기원후 2세기 후반경 모작으로 만든 것이라 합니다.

모작이라도 이런 모작은 원작 못지않다고 생각됩니다.

다프네는 아폴로에 쫓기며 월계수로 변했다 했나요?

로도스 섬의 조각가 헬리오도의 작품이라 합니다.

 

에페소스의 아르테미스 여신상입니다.

2세기경 만든 작품이라네요.

아래에는 사자, 황소, 독수리 머리와 날개를 가지고 사자의 몸통을 한 상상의 동물 그리핀(Griffin), 표범,

그리고 염소를 새겨놓았습니다.

옛날에 잔치가 열리면 아르테미스 여신에게 소를 바치면서 24마리 황소의 고환을 끈에 꿰어서

 여신의 목에 걸어주었다 합니다.

처음 볼 때는 가슴으로 오해받을 듯합니다.

 

뮤즈 중 하나로 우라니아(Urania)라는 작품입니다.

오른쪽 무릎의 구부린 것까지 어쩌면 저리도 사실적으로 표현했을까요?

원작은 기원전 2세기경 그리스에서 만들었는데 로마 시대인 기원전 1세기경 다시 만든 작품이라네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이곳 나폴리 박물관에 전시된 많은 조각상은 그리스에서 만든 작품을 그대로 베낀 모작입니다.

모작이라도 기원 전후에 만든 것이라 역사적으로도 쉽게 버릴 것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또한, 작품의 세밀함이나 정교함은 원작과도 비교해 전혀 뒤지지 않는 것들이라네요.

모작도 뛰어난 예술성을 지니고 세월이 흐르면 원작 못지않게 대우받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