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미신 모자이크가 있는 나폴리 고고학 박물관

2017. 9. 22. 09:00이탈리아 여행기 2015/나폴리

여인들에 둘러싸인 의기양양한 검투사가 보입니다.

그의 발아래는 방금 검투사와 싸우다가 죽은 다른 검투사가 개처럼 질질 끌려나가는 모습입니다.

그리고 바닥에는 핏자국이 보이고 여인들은 승리한 검투사 주변으로 모여들어

손수 준비한 음료수나 음식물을 서로 먼저 건네 주려서 다투는 모습입니다.

이 말은 당시 검투사는 지금의 아이돌과 같은 엄청난 인기를 한 몸에 독차지했다는 말이 아닐까요?

지금은 사인을 받으려고 저렇게 몰려들겠죠?

 

박물관 안을 돌며 많은 조각상을 구경하다 보니 구분이 쉽지 않고 그게 그거 같은 기분이 듭니다.

예술에 대한 무지 때문에 그렇지 싶기도 합니다.

오늘은 잠시 다른 유물을 구경하려고 합니다.

 

나폴리 고고학 박물관은 많은 전시실이 있고 전시실마다 조각이나 생활 도구

또는 모자이크 예술이나 프레스코화도 있고요.

또 검투사의 유물 등 분야별로 보관 전시 중입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눈길을 끄는 방이 하나 있는데 이 방은 이름 그대로 비밀의 방(Gabinetto Segreto)이라 합니다.

 

이 방은 성인을 위한 은밀한 이야기가 있는 방입니다.

오늘은 그 방으로 들어가 보렵니다.

방에 들어가기도 전에 위의 사진을 보니 벌써?

 

이는 잘못 이해하면 외설적인 이야기가 되겠지만, 당시 이들의 생활상을 보는 것으로 접근해야 뒤탈이 없습니다.

예술적으로 이해해달라는 말이지요.

문에 걸어두는 풍경 같은 것도 외설적인 모양으로 만들었습니다.

이런 것이 방 한 가득하답니다.

 

이름마저 비밀의 방이라 붙였네요.

박물관 안에는 작품의 성격에 따라 여러 개의 방으로 구분해 두어 같은 종류의 작품을 구경할 수 있네요.
그러나 무엇보다도 성인만을 위한 19금 비밀의 방(Gabinetto Segreto)이 있다는 사실.

이곳은 따로 돈을 받지는 않지만, 성인만이 드나들 수 있는 곳입니다.

 

프레스코화도 있고 모자이크로도 남녀상열지사의 모습을 남겼습니다.

어떻게 이런 그림을 집안에 만들어 두었을까요?

물론, 조각작품도 많았고요.

이렇기에 성인임을 확인한 후 들여보내나 봅니다.

 

이 방 때문에 폼페이의 향락문화가 재조명되었고 호사가들은 이런 일로 하늘의 벌을 받았다고도 하지만,

나폴리 고고학 박물관이 세계적으로 3대 고고학 박물관으로 인정받는 이유가 이런 실생활의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기 때문일 겁니다.

 

고대부터 이어온 모자이크 예술은 비잔틴 제국에서 그 꽃을 피웠다 했나요?

이곳 폼페이에서도 상당히 유행했나 봅니다.

무척 많은 작품이 있었지만, 젊잖은 것 몇 개만 올렸습니다.

모두 올리면 佳人이 변태로 오해받기 때문에...

뭐라고요?

이미 변태라고 소문이 났다고요?

 

위의 사진에 보이는 모자이크는 아마도 삼미신을 그린 게 아닐까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헤라, 아테나 그리고 아프로디테 말입니다.

그리스에서는 각각 매력, 미모 그리고 창조력을 맡고 있다고 하지만, 로마로 넘어오며 조금 바꾸어

사랑, 신중함 그리고 아름다움을 나타내는 유노, 미네르바 그리고 베누스로 일컫는다 하네요.

 

이 이야기는 그리스 신화에서 트로이 전쟁이 일어나는 원인을 제공하게 되었지요.

세 명의 아름다운 신은 서로 자신의 미모를 뽐내다가 트로이 왕자인 파리스에게 판단을 맡기며

세 여신은 파리스에게 각각 로비를 들어가 아테나는 파리스에게 자신을 선택하면 지혜와 무패와

명예를 주겠다고 했고, 헤라는 유럽과 아시아의 패권과 재물과 권력과 명예를 주겠다고 했다네요.

 

마지막으로 요염하고 풍만하며 눈이 깊은 바다처럼 파란 아프로디테는 꼬아놓은 금실 같은 타래 머리를 하고
달콤한 미소를 지으면서 자기만큼 아름다운 여자와 짝을 지어주겠노라고 약속했답니다.
남자의 정곡을 찌르고 들어왔군요?

 

그녀의 모습은 마치 아름다운 황금색으로 색칠한 저녁노을처럼 눈이 부셨습니다.

매화향 같은 은은한 향마저 풍깁니다.
만약 여러분이라면 누구를 선택하시겠습니다.

 

파리스! 아마추어처럼 왜 그랬어?

佳人은 세 여인 모두를 택하겠습니다.
아마도 이런 콘테스트가 제1회 세계 미인 선발대회가 아니겠어요?
그러나 운명은 한 여인만 선택해야 합니다.

 

결국, 파리스는 제일 아름다운 여인에게 건네는 황금 사과를 위의 사진처럼 아프로디테에게 건네줌으로

아테나와 헤라는 탈락한 속상함에 전쟁을 일으키는 저주를 퍼붓게 되었지요.

이런 이야기가 있는 삼미신을 이들은 모자이크로 만들어 집안을 장식했습니다.

그때부터 여자의 마을을 상하게 하면 큰 벌을 받았나 보네요.

 

위의 사진은 이탈리아 시에나라는 곳에 있는 산타 마리아 델라순타 성당 안에 있는

피콜로미니 도서관에 있는 삼미신 조각상입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나중에 파리스는 스파르타로 건너가 스파르타 왕인 메넬라오스의 부인인 유부녀 헬레나를

운명적인 만남을 가지며 아테나와 헤라의 저주대로 전쟁의 저주가 일어나게 되었지요.

왜 그 치명적인 아름다움이 하필이면 임자가 있는 유부녀란 말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