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외도원은 푸저헤이가 아닐까요?

2017. 4. 11. 09:00중국 여행기/윈난성 여행 2016

세외도원으로 생각되는 아주 근사한 푸저헤이를 떠나 이제 쿤밍으로 돌아갑니다.

푸저헤이에서 2박 하는 동안 아주 즐겁게 돌아다녔습니다.

어제는 4만 보 가량을 걸었지만, 피곤함을 느끼지 못했으니 느낌이 좋은 곳이 분명합니다.

 

저분은 세월을 낚고 있는 것일까요?

아니면 오늘 찬거리를 낚고 있는 것일까요.

옆에 플라스틱 통을 놓아둔 것으로 보아 분명 먹기 위한 낚시인 텐데...

푸저헤이에 사는 신선도 먹어야 사나 봅니다.

아까 보았던 건너편 무릉도원에 사는 3인조 환상의 팀은 배터리로 무자비하게 지져서 기절시켜 뜰채로 뜨던데...

물고기는 인간 세상과는 달리 무릉도원은 크게 중요한 요인은 아닌가 봅니다.

 

세상의 모든 일이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게 마련입니다.

3주간의 우리 여행의 거의 끝이 다가왔습니다.

내일이면 이곳을 떠나 쿤밍으로 돌아가 며칠 머물다 귀국해야 합니다.

 

여행을 시작할 때는 늘 기대되고 호기심으로 가슴이 두근거렸는데...

돌아갈 때가 가까워지면 언제나 아쉽습니다.

그러나 그 아쉬움은 다음에 다시 배낭을 꾸릴 때 느끼는 가벼운 떨림으로 남겨두어야 합니다.

 

어제 차이화징 마을 구경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청룡산을 다시 올랐습니다.

그 이유는 아침에 올랐을 때 가랑비가 부슬부슬 내려 풍경도 그렇고 기분도 꿀꿀했지요.

그런데 오후로 접어들며 점차 개이더니만 해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맑은 날 청룡산에서 내려다본 모습은 어떨까 하여 다시 올랐습니다.

전망대에는 해넘이 모습을 찍는다고 난리네요.

처음 중국 여행을 다닐 때는 전혀 보지 못했던 모습들인데 이제 중국인도 예전과는 달리

이렇게 출사 여행을 많이 다니나 봅니다.

 

청룡산 아래는 동굴이 있고 화포동이라고 부르나 봅니다.

관광객이 없는 시기라 아예 문을 닫아버렸습니다.

 

그 안은 어떻게 생겼을까요?

이 지역은 석회암 지역이라 이런 동굴이 많지 싶네요.

 

예전에 이 부근에 왔을 때 빠메이라는 마을을 찾아간 적이 있었습니다.

그곳도 석회암 지형이라 위의 사진에 보이는 이런 동굴을 배를 타고 30분 정도 들어가야 마을로 갈 수 있었지요.

 그곳은 마치 도넛처럼 사방이 높은 산으로 빙 둘러 막힌 곳으로 안으로 들어가고 나올 때는 오직 산 아래

수로를 통해 배를 타고 드나들어야 했던 곳이었습니다.

신기하게도 산 밑으로 이런 동굴이 있어 물이 흘러 들어가고 반대편으로 나오는 그런 마을이었지요.

 

배를 타고 안으로 들아가면 사방으로 삥 둘러 산이 있어 마치 무릉도원과도 같은 그런 마을이 있습니다.

이곳에서 멀지 않기에 빠메이라는 곳을 들렀다가 갈까 생각했지만,

집사람에게는 캄캄한 동굴을 작은 쪽배에 의지하고 30여 분 동안이나 지나간다는 게

두렵고 그리 유쾌한 느낌이 아니었나 봅니다.

 

개인적으로는 도연명의 무릉도원이 연상되어 좋았던 곳인데...

사람에 따라 부부라도 그 느낌이 다른가 보네요.

위의 사진에 보이는 것은 빠메이 마을 한가운데 있는 대용수라는 반얀트리로 마을의 수호신처럼

뿌리를 드러낸 체 세월을 이기고 있는 모습입니다.

그냥 쿤밍으로 돌아가야겠네요.

 

그러나 아주 특별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곳은 분명합니다.

사는 동안 이런 경험도 좋지 싶네요.

혹시 이 부근을 지나는 분이 계신다면 빠메이는 꼭 들러보세요.

추천합니다.

 

여기서 빠메이를 가시려면 치우베이에서 광난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광난에서 빠메이를 가는 버스로 갈아타면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혹시 푸저헤이에 오셨다면 빠메이도 하루 정도 시간 내셔서 다녀오시는 것도 좋지 싶습니다.

물론, 쿤밍에서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입니다.

 

빠메이에도 숙소가 있지만, 숙박은 큰 도시인 광난에서 하시는 게 좋지 싶습니다.

우리가 갔던 그때는 숙소 사정이 그리 좋지는 않았고 식당도 없었습니다.

물론, 그때가 제법 오래되었기에 지금은 많이 변했을 겁니다.

중국은 무섭게 변하는 곳이라 지금은 숙소 사정도 좋지 싶습니다.

 

이제 푸저헤이와는 안녕을 고해야 합니다.

늘 위의 사진에 보았던 이런 평화롭고 아름다운 풍경은 마음 속에만 남겨두어야겠습니다.

저런 풍경이 펼쳐진 자연 속으로의 도보 여행이 바로 푸저헤이였습니다.

여러분도 푸저헤이에 가신다면 꼭 걸어서 즐기시기를 바랍니다.

천천히 걸어 다니면 보이는 것이 있고 보이는 것이 있으면 느끼시는 것도 있지 싶습니다.

 

오늘 신선이 사는 곳에서 슬쩍 담아온 복주머니를 여기에 풀어놓고 갑니다.

건강과 재물은 물론 여러분이 원하는 모든 것이 담겨있는 선인동 마을의 복 주머니입니다.

지금 빨리 풀어서 저 안에 담겨있는 복을 여러분도 많이 받아가시기를 바랍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중국을 다니다 보면 많은 곳이 세외도원이라고 광고를 하며 여행자의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빠메이라는 마을도 세외도원이라고 하더군요.

도연명이 도화원기에서 언급한 마을과 접근하는 방법이 대단히 비슷하기에 그런 표현을 하나 봅니다.

우리가 이틀이나 머물렀던 푸저헤이도 다른 곳과 비교해 전혀 뒤지지 않는 그런 아름다운 마을이었습니다.

그러나 세상에 많은 세외도원이 있지만, 내가 사는 곳이 그런 곳이 아닐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