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족이 모여사는 선인동촌 마을

2017. 3. 30. 09:00중국 여행기/윈난성 여행 2016

청룡산 구경을 끝내고 이족이 사는 선인동 마을을 찾아갑니다.

푸저헤이는 산과 호수가 아주 잘 어울린 그런 곳이네요.

푸저헤이란 선인동 마을에 주로 모여 사는 이족의 언어로는 물고기와 새우가 많은 호수라는

의미라 하며 호수나 봉우리를 중심으로 서로 건너편에는 다른 민족이 살아가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오늘 푸저헤이를 중심으로 두 발로만 걸어 다니며 구경할 곳입니다.

숙소는 푸저헤이촌에 정하고 아침과 저녁에 청룡산을 두 번 올랐고 제일 왼쪽에 보이는

채화정 마을과 선인동촌을 걸어서 다닐 예정으로 제법 먼 거리지만, 걷는 것이 여행이라 생각하기에

전혀 힘들지 않았고 청룡산을 내려와 버스가 다니는 길을 따라 걷다가 경구 대문 조금 못 미쳐

호수를 건너 선인동 촌으로 갑니다.

 

신선의 모습을 내려다 보고 내려와 길을 걷다 보니 인간계로 내려왔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걸어가는 도중에 본 모습입니다.

복숭아 과수원에 바닥에는 호박을 심어 오늘 추수하는 날이네요.

호박의 크기가 무척 큽니다.

호박이 맞겠지요?

 

호박밭도 많고...

푸른 대나무도 잘 자라네요.

이렇게 기웃거리며 걷는 여행도 좋습니다.

이곳이 어떤 곳인지 굳이 알려고 하지도 맙시다.

그냥 내 눈으로 쓰윽 쳐다보고 혼자 생각만으로 다녀도 좋습니다.

 

이곳에는 산과 호수가 어우러져 있고 그사이를 경계로 여러 민족이 떨어져 살고 있답니다.

우리 숙소가 있는 푸저헤이는 주로 한족이 살고 집은 붉은 황토 벽돌로 짓고 삽니다.

재미있는 것은 같은 지역에 살아가지만, 민족이 다르면 집의 형태도 다르다는 겁니다.

 

채화정 마을은 먀오족(묘족:苗族)이 살고 선인동 마을은 이족(族)이 모여 사는 곳이라네요.

이렇게 호수를 건너고 또 산모퉁이를 돌아가면 서로 다른 민족이 살아갑니다.

사람이 아름다운 것은 다른 민족이라도 서로 배척하지 않고 이웃으로 함께 살아가는 일이

아닌가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단일 민족임에도 정치판을 보면 서로 적인 냥 싸움만 하지요.

 

이렇게 두리번거리며 걷다 보니 마을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입구 양쪽에 혈통을 알 수 없는 석수(石獸)를 만들어놓았습니다.

이런 모습의 석수는 마을이 번성하고 안녕을 기원하는 의미라고 생각되네요.

중국을 여행하다 보면 자금성을 비롯해 대부분의 건물이나 집 앞에는

사자 두 마리를 입구 양쪽에 세워두었는데...

여기는 신품종 동물 모습을 만들어 세워두었습니다.

 

이족 마을을 왜 선인동 촌이라고 이름 지었을까요?

정말 신선이 사는 곳일까요?

청룡산에 올라 내려다보니 신선이 살 듯하기는 했지만, 내려와 걷다 보니 인간계가 분명한데...

위의 사진에 보이는 마을 간판 중 제일 아래 보이는 글자가 이족의 상형문자라고 합니다.

 

한족의 사는 모습은 이미 올려드린 사진을 통해 보셨을 겁니다.

황토로 벽돌을 만들고 붉은 기와지붕을 앉고 살아가는 모습이지요.

지금은 그런 모습은 대부분 사라지고 콘크리트로 모두 객잔을 짓고 있어

예전의 황톳집 모습은 사라지는 중입니다.

 

그러나 이족의 사는 모습은 같은 푸저헤이 지역일지라도 너무 다르네요.

나무로 집을 짓고 평범한 기와에 나무 장식이 아주 요란스럽습니다.

게다가 집집이 복을 기원하는 복주머니를 아주 크게 만들어 걸어둔 모습이 다르더라고요.

 

위의 사진은 마을 한가운데 있는 광장에 세워둔 빨간 스카프를 두르고 멋을 잔뜩 낸

석수로 이빨과 눈에다 악센트를 둔 동물입니다.

아까 마을로 들어올 때 입구 양쪽에서 보았던 동물과 같은 것으로 고양이처럼

생각되기도 하지만, 아마도 이족이 가장 신성시하는 상상의 동물이 아닐까요?

 

석상 받침돌에 새긴 글을 자세히 보시면 리장을 중심으로 사는 나시족의 동파문이

생각나는데 그러니 동파문이 유일한 상형문자라는 것은 분명 아니지 싶습니다.

또 다른 민족인 水族이라는 민족도 그들 고유의 상형문자를 분명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 동물의 형상은 선인동 마을의 지붕 위에도 보입니다.

언뜻 보면 궁궐이나 신전 등 주요 건물 지붕 추녀마루에 올려둔 토우인 잡상으로 보일 수도

있는데 그런데 이번 여행 중 아래 사진처럼 나시족이 사는 옥호촌의 지붕에서 보았던

형상과 비슷하지 않나요?

물론, 형태는 조금 다르지만, 연관성이 있는 같은 의미로 볼 수 있지 않을까요?

 

두 민족은 상당히 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모습의 조형물을 지붕에 올려두었네요.

나시족의 옥호촌에는 현어와 함께 위의 사진처럼 지붕 추녀마루에 같은 형상의 석수였지요.

제 여행기를 보신 분은 위의 옥호촌 모습이 기억이 나실 겁니다.

다른 점은 옥호촌 나시족은 한 마리만 올려두었는데 여기 이족은 두 마리 이상

여러 마리를 올려두었다는 점입니다.

질 보다는 양으로 승부하자는 말이겠지요?

 

그래서 두 민족 사이에 무슨 연관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여 알아보았습니다.

이 두 민족 사이에 연관성을 찾아보면 이족의 큰 카테고리 속에 나시족이 포함된다고 합니다.

우리가 아는 바이 족이나 하니 족도 이족의 한 부류라고 하네요.

그랬기에 고양이처럼 생긴 비슷한 형상을 지붕에 올려두어 가정의 행복과 복을 비나 봅니다.

 

조금 전 보았던 이족의 글자와 나시족의 동파문이 비슷하지 않나요?

글자도 그렇고 그들의 복을 빌고 안전을 기원하는 주술적인 의미의 조각상도 그렇고...

결국, 이들은 원류는 하나의 민족이라는 의미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이는 뭣도 모르고 여행 중인 佳人의 엉터리 추측입니다.

뭐 좀 틀리면 어떻습니까?

내 돈 내고 내가 떠난 여행인걸요.

그러나 분명한 것은 선인동 촌이라고 이름 지었지만, 신선을 결코 없었고 우리와 같은

36.5도의 따뜻한 피를 지닌 인간이 살아가는 아주 평범한 마을이었습니다.

그러나 사실은 이족의 유전적인 형질은 우리 한민족과도 많이 공유되는 점이 있다고 합니다.

 

물론, 인간이 복을 빌고 가족의 안녕을 기원하는 의미라고는 하지만, 동물 같은 형상으로는

인간이 사는 동안 저런 형상의 짐승이 무슨 도움이 될까 생각해 봅니다.

흙으로 빚은 토용의 손에 칼을 쥐게 하고 외침으로부터 지켜달라고 비는 게 인간이 아닌가

하며 인간은 자연에 비해 나약하기에 이렇게 어디엔가 기대고 싶은 마음을 지녔나 봅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여행도 우리 삶과 같아 언제 어떤 일이 생길지 알 수 없습니다.
계획했다고 다 그대로 이루어지는 것도, 계획도 없던 것이 갑자기 이루어지기도

 하는 것이 우리네 삶인걸...
미래를 모두 아는 그런 삶은 너무 재미없잖아요?
그냥 그때의 감을 믿고 행동하면 되지 않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