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채의 마술사, 훈데르트바서와 쿤스트하우스 빈

2022. 7. 1. 04:00독일·오스트리아 2018/비엔나

 

내일 오스트리아 빈을 떠날 예정이라 이번 여행도 오늘로 마지막 날이 되었습니다.

오늘 계획은 온전하게 하루를 구경할 수 있기에 아침에 벨베데르 궁전에 들러

오스트리아의 자랑인 크림트 외에 많은 작가의 예술작품을 구경하고

많은 음악가가 잠든 빈 시립 묘지를 들렀습니다.

 

오늘 이야기는 훈데르트바서(Hundertwasser, 1928~2000)의 작품인

훈데르트바서 하우스(Hundertwasser house)와 쿤스트하우스 빈(Kunsthaus Wien)을

구경할까 합니다.

그는 오스트리아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매우 널리 알려진 예술가라고 하네요.

 

 

사실 오스트리아에서는 아는 예술가로는 키스라는 작품을 통해

구스타프 크림트(Gustav Klimt)외에는 훈데르트바서라는 예술가는

이름조차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크림트와 에곤 실레와 더불어 훈데르트바서는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3대 화가 중 한 명이라고 하네요.

 

 

"혼자 꿈을 꾸면 꿈에 그치지만 모두가 함께 꿈을 꾸면 그것은 새로운 세상의 시작이다."

라며 우리의 꿈을 현실로 만들어갔던 훈데르트바서 스페인에 안토니오 가우디가 있다면

오스트리아에는 훈데르트바서가 있다고 할 정도라지요.

그만큼 훈데르트바서는 오스트리아 사람들에게는 자랑스러운 예술가라는 의미지 싶습니다.

 

 

 1928년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난 훈데르트바서는 그 만이 구사할 수 있는

다채로운 색채와 곡선으로 독창적인 디자인 기법을 통해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창조해 낸 건축가이자 화가라고 합니다.

 

 

이곳 훈데르트바서 하우스(Hundertwasser house)는 프리덴슈라이히 훈데르트바서가

설계한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임대주택이라고 합니다.

훈데르트바서 하우스는 낡고 오래된 서민아파트를 고친 주거시설로 오스트리아 빈의

헤츠가세(Hetzgasse)역 근처에 있네요.

 

 

시가 운영하는 임대주택이지만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공존을 주창해 온 미술가이며

건축가이자 생태운동가인 프리덴슈라이히 훈데르트바서의 예술 철학을 담은

건물이라고 봐야겠지요.

 

 

1980년대 초 임대주택을 대량 건립하고 있었던 시 당국은 훈데르트바서에게

공동주택의 설계를 맡겼다는데 1986년 2월 완공된 훈데르트바서 하우스는 주택 52가구와

상업 시설 5곳, 놀이터, 윈터가든 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바닥과 벽, 창문, 계단 등이

각양각색이고, 주택의 규모도 다양한 것으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집 주변과 옥상, 창가 등 공간마다 화초들이 자라서 건물은 온통 초록빛으로 뒤덮여 있습니다.

 

 

그의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오늘 찾아보는 쿤스트하우스나 빌리지 외에도

슈피텔라우 쓰레기 소각장(Müllverbrennungsanlage Spittelau)이라고 있습니다.

이곳은 특히 우리나라 지자체 의원들이 해외 시찰이라는 명분으로 외유를

즐기는 곳 중 가장 유명한 곳이더군요.

 

 

훈데르트바서는 어느 나라나 혐오시설인 쓰레기 소각장을 마치 놀이공원처럼

보이도록 만들었는데 그만의 독특한 재치가 엿보이는 곳이라네요.

 

 

아름답게 장식한 외관뿐 아니라 쓰레기 소각장이라는 기능면에서도 공해 물질이

전혀 배출되지 않게 설계되어 친환경적으로 만든 곳으로 유명하다고 하네요.

슈피텔라우 지하철역과 바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찾아갈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곳으로 그는 삭막하고 획일적이며 특징 없는 현대 주택이나 건물을

지양하고 현대인들이 꿈꾸는 건축물을 목표로 하여 과거 왕이 살던 위엄 있고

웅장한 왕궁 같은 집과 건물을 만들고자 하였다지요.

 

 

직선은 인간을 위한 것이고 곡선은 신을 위한 것이라고 스페인의 걸출한

건축가였던 가우디가 말했나요?

그러나 훈데르트바서는 신이 만든 자연에는 완벽한 직선이 존재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현대 건축물이 직선으로 이루어진 것에 의아함을 품었던

그는 딱딱한 직선을 배제하고 자연스러움을 추구했다고 합니다.

 

 

그러니 완벽한 선이란 직선이 아니고 곡선이라는 말인 듯합니다.

실제로 훈데르트바서는 건축 설계도를 그릴 때도 자 대신 자신의 손을 이용해

선을 그었다고도 하고 또 특이하게도 모든 건축물의 지붕을 식물로 덮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건축물 사이사이 식물을 심어 자연과 건축물이 완벽한 조화를

이뤄야 함을 강조했다고도 하고요.

 

 

인간은 자연에서 와서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생각에 인간이 거주하는 공간은

자연 속에 함께 생활해야 한다는 생각이 그를 지배했나 봅니다.

그는 1983년 빈 시의회의 의뢰로 공공 주택 리모델링 작업에 참여하면서 "건축은

네모고 자연에는 직선이 없으며, 인간은 이 땅의 모든 생명체와 더불어 자연스럽게

살아가야 한다."라는 신념을 갖고 탄생시킨 것이 바로 오늘 구경하는

훈데르트바서 하우스입니다.

 

 

약 3년이 흐른 뒤 평범했던 아파트는 새로운 시영 아파트로 1986년 3월에 재탄생하게

되었다고 빨강, 파랑, 노랑 등 강렬한 원색과 다양한 창틀과 둥근 탑, 곡선형의 복도와

각각 다른 창문과 발코니 등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는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지요?

 

 

마치 예술작품과도 같은 이 아파트에는 처음 이 아파트가 지어졌을 당시는 너무

파격적인 모습에 많은 사람이 거부감을 나타냈다고 하네요.

그러나 지금은 빈을 찾는 많은 여행자가 그의 작품을 구경하기 위해

이렇게 많이 찾아온다는 사실을 몰랐지요.

 

 

지금도 약 50여 가구에 150명 정도의 주민이 실제로 살고 있다고 하는데

그들은 세계적인 예술작품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아닌가요?

알록달록 화려한 컬러 때문에 멀리서도 한눈에 들어오는데,

마치 동화 속에서 상상했던 집입니다.

 

 

근처에 있는 쿤스트 하우스 빈(Kunst Haus Wien)은 훈데르트바서가 설계한 오스트리아

최초의 사설 미술관으로 현재는 미술관과 문화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또 주변 길거리를 걷다 보면 골목길이나 담장에도 그의 작품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훈데르트바서 파크에 가면 입구에 “당신은 자연에 초대된 손님입니다. 예의를 지키세요.

(You are a guest of nature-Behave)."라는 글자가 있답니다.

이 말은 훈데르트바서의 환경운동가로서의 신념을 느낄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훈데르트바서는 인간은 자연에 잠시 들린 손님이라고 생각했다는데....

 

 

훈데르트바서 그림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특징은 나선의 형태라고 합니다,

 그에게 나선은 생명과 죽음 상징하는 일종의 윤회사상이지 싶습니다.

시작과 끝이 정해져 있지 않고 돌고 있는 나선은 우리의 삶과 닮았다고 생각했다네요.

 

 

그는 직선을 혐오에 가까울 정도로 싫어했다고 합니다.

그가 늘 말하기를 "직선은 부도덕하며 인간성의 상실로 이어진다"라고 주장했다고

하며 가우디는 직선은 인간을 위한 선이고 곡선은 신을 위한 선이라고 했는데...

 

 

우리나라 제주의 섬, 우도(牛島)에 훈데르트바서 파크가 문을 열었다지요.

우도에 들어선 대규모 테마파크에 22년 전 작고한 오스트리아의 화가이자 건축가인

훈데르트 바서의 이름이 붙은 이유는 그가 생전에 환경운동에 심취했기 때문이라고

하며 그렇다고 그가 생전에 우도는 물론 한국에도 온 적은 없었지만

우리나라와의 인연을 맺은 예술가네요.

 

 

그는 화가이며 건축가며 동시에 환경운동가라고 하지요.

완성한 활동을 하던 그는 2000년 2월 19일 태평양을 항해하던 엘리자베스 2호에서

심장마비로 생을 마감했다네요.

그의 유언에 따라 뉴질랜드의 그의 마당인 행복한 죽음의 정원 튤립나무 아래에

자연으로 돌아갔다네요.

 

이제 우리는 다시 트램을 이용해 시내로 들어가 빈의 야경을 구경하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