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퍼서 더 아름다운 폼페이의 모든 것

2017. 8. 28. 09:00이탈리아 여행기 2015/폼페이

먼저 사진 한 장 보고 갑니다.

HACKERT, Jacob Philippe라는 화가가 그린 View of the palacio at Caserta with the Versuve입니다.

양 떼가 노니고 가족과 소풍 나온 사람의 모습도 보입니다.

베수비오 화산 북쪽에 있는 카세르타 궁전에서 바라본 평화로운 풍경의 베수비오 화산의 모습이지만,

그때는 지금 저 산 너머의 남쪽에 있는 폼페이는 아수라장이 되어 생과 사의 갈림길에 서 있었겠지요.

 

폼페이는 재앙의 현장입니다.

그러나 그런 재앙이 순식간에 일어났기에 당시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곳이지요.

역설적으로 재앙이 만든 아름다움입니다.

 

누구에게는 급작스럽게 당했던 재앙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후세 사람들은 오히려 그런 재앙 때문에 그때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는 곳입니다.

비록 사라져 버린 도시였지만, 그들의 모습은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화산재 두께가 4~6m 정도로 덮었기에 당시 모습이 그대로 보존되어 지금도 발굴되고 있습니다.

발굴하고 보니 위의 사진처럼 아름답게 그림을 그려놓고 풍요롭게 살았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네요.

화려한 색으로 벽을 칠하고 그곳에 그림을 그려놓았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1/3은 발굴하지 못하고 그대로 덮여있는 상태입니다.

이는 당시 로마의 도시형태를 그대로 보여주는 살아있는 민속촌이며 박물관인 셈입니다.

나머지 부분도 발굴되면 어떤 놀라운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릅니다.

 

폼페이는 그야말로 인류 역사상 최초의 대규모 타임캡슐인 셈입니다.

이렇게 완벽한 상태로 남은 옛 도시도 흔치 않을 겁니다.

지금 우리는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며 상상의 나래를 펴고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다닙니다.

 

폼페이의 불행은 후세 사람에게는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는 행복한 박물관이 되었습니다.

이것은 분명 자연적인 재앙이었을지라도 당시 세상의 모든 사람은 폼페이가 저주를 받았다고 손가락질했다네요.

무역을 통해 상대적으로 더 부유했고 부유했기에 더 거들먹거렸던 곳이라 저주라고 미움을 받았습니다.

 

향락과 사치로 다른 도시의 미움을 받았기에 더 그런 생각이 강했지 싶습니다.

그런 이유로 폼페이에 살다가 재앙으로부터 탈출해 살아남은 사람은 자신의 출신 지역을 숨기고 살았다고 합니다.

왜?

폼페이에 살았다고 알려지면 재수 없는 사람이라고 왕따를 시켰답니다.

 

이랬기에 폼페이는 점차 세월이 흐르며 사람들의 뇌리에서 지워지며 잊힌 도시가 되었답니다.

주변 가까운 도시에 살았던 사람조차 폼페이를 입에 올리지 않았다고 하니...

자연재해가 분명한데 이렇게 사람은 피해를 입은 다른 사람에게 더 큰 상처를 주나요?

 

위의 사진에 보이는 생활 도구는 아마도 곡식을 빻기 위한 도구로 보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사용했던 연자방아와 같은 원리가 아닐까 생각되네요.

이렇게 서로 교류하며 살지는 않았지만, 사람이 사는 방법은 크게 다르지 않았나 봅니다.

 

만약, 아무 준비 없이 이곳에 왔다면 이런 가이드를 이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유적이란 풍경과는 달리 누군가 설명이 있으면 그곳에 대한 느낌이 완전히 달라지잖아요.

폼페이 워킹 투어에 참여하려면 한 사람이 가이드 비용으로 12유로를 내야 한다고 적혀있습니다.

 

2시간 정도 폼페이 유적에 대한 전문 가이드를 따라다니며 구경한다 합니다.

물론, 입장료는 각자 따로 본인이 부담해야 하겠지요.

그러나 영어를 이해해야 할 텐데...

우리 같은 사람에게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그러나 어느 정도 미리 공부하고 온다면 자유롭게 다니며 구경하는 것도 좋지 싶습니다.

굳이 학술적인 조사를 위해 이곳에 오지 않고 우리처럼 그냥 여행자로 온다면 미리 인터넷을 통해

이곳에 대한 정보를 검색하고 오면 자유롭게 내 마음대로 구경하는 게 더 좋습니다.

 

요즈음 손가락만 까닥해도 인터넷에 수많은 정보가 쏟아지잖아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이곳에서 돌로 포장된 길을 걷다가 그만 집사람이 발을 삐고 말았습니다.

돌로 포장한 바닥이 마차 바퀴 자국 때문에 험하게 파여 발을 헛디뎠나 봅니다.

다행히 바로 일어났지만, 상태가 심상치 않습니다.
이제 밖으로 나가야 하겠습니다.

제일 가까운 문이 원형경기장 옆에 있어 그곳으로 나가 택시라도 타고 숙소로 돌아가야 하겠네요.

원래 원형경기장을 구경하고 다시 포르타 마리나 방향으로 돌아가며 미처 구경하지 못했던

몇몇 곳을 더 구경하고 폼페이의 석양까지 즐기려던 계획을 포기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