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광장(Piazza di Spagna)과 계단

2016. 9. 22. 09:00이탈리아 여행기 2015/로마

스페인 광장(Piazza di Spagna)은 우리에게도 아주 익숙한 곳이죠.

그 이유는 로마의 휴일에서 나온 곳이기 때문일 겁니다.

로마의 휴일이라는 영화는 깜짝하게 예쁜 오드리 헵번과 멋진 신사 타입의 그레고리 펙이

출연한 영화로 그야말로 로마시에서 찍은 홍보영화라 해도 틀린 말이 아니지 싶습니다.

 

포폴로 광장에서 스페인 광장을 찾아가는 길은 광장을 등지고 쌍둥이 성당을 바라보고

세 개의 길 중 제일 왼쪽 길을 따라가면 바로 스페인 광장으로 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로마에 웬 스페인 광장이죠?

 

원래 이곳에는 17세기경 스페인 대사관이 있었기에 붙인 이름이랍니다.

여기는 한때 일부가 스페인 영토였다 합니다.

따라서 스페인 사람 외에는 통행이 자유롭지 못한 때도 있었다네요.

 

그러나 프랑스 사람은 예외였다 합니다.

그 이유가 바로 계단 위에 보이는 성당이 프랑스 소유였기 때문이라나요?

 

사실 광장이라기보다 계단이 더 유명한 곳이죠.

로마의 휴일에 한 번 나온 곳이라고요.

왜 오드리 헵번이 아이스크림 먹던 장면 말입니다.

 

모두 137개의 계단으로 이루어진 스페인 계단은 1722년에 만들었다 합니다.

계단 오른쪽에 보이는 집은 영국 시인 키츠의 집으로 현재 그의 기념관으로 사용 중이라네요.

그냥 스페인 계단이라 부르지만, 원이름은 트리니타 데이 몬티 계단이라네요.

 

언덕 위에는 삼위일체 성당(Trinità dei Monti)이 보이고 그 앞에 성모 마리아 기둥이 보입니다.

프랑스 국왕 루이 12세의 명령에 따라 1585년 완공한 성당으로 두 개의 종탑이 이색적인 곳이죠.

오늘은 계단은 수리 중이라 막아두었고 성당 두 개의 종탑도 구경할 수 없네요.

재미있는 일은 이 계단은 전액 공사비를 프랑스에서 내고 만들었답니다.

 

그런데 이름은 스페인 계단이라고 알고 있지요.

아마도 옆에 스페인 대사관이 있었기 때문은 아닐까요?

이곳에 계단을 만들기 전에는 그냥 숲이 우거진 언덕이었답니다.

 

그런데 위에 있는 프랑스 성당에서 내려다 보니 로마의 가난한 젊은 남녀가

늘 이곳에 와 아주 진한 애정행각을 수시로 벌렸답니다.

이 꼴이 보기 싫어 개발한답시고 이렇게 계단을 만들었는데 왜 스페인 계단입니까?

로마에도 가난한 영혼이 많았나 보네요.

 

그냥 그대로 내버려 두어 그런 애정행각을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지 않나요?

이 또한 관광자원이 아닐까요?

佳人이 변태적인 기질이 농후하다고요?

 

우리 같은 여행자는 이곳이 왜 그렇게 유명한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 주변에 바이런, 리스트, 괴테, 발자크, 안데르센, 존 키츠 등 많은 유명인이 살아

이들이 이 광장과 계단을 무지 사랑했다 합니다.

사랑했다기보다 주변에 갈 곳도 별로 없기 때문이 아닌지요?

 

광장 한가운데는 낡은 배의 분수라는 바르카차의 분수(Fontana della Barcaccia)가 배 모양을 하고

있는데 이곳에 배의 모습으로 분수로 만든 이유는 바로 옆으로 흐르는 테베레 강을 오르내리며

와인을 실어 날랐던 배의 이름이 바로 바르카차였기에 그랬다는군요.

 

로렌초 베르니니의 아버지인 피에트로 베르니니가 만든 것이라 합니다.

언젠가 그 옛날 홍수로 테베레 강이 범람해 이곳을 덮쳤을 때 홍수가 지나간 후 와인을 실어

나르던 배가 범람했던 물을 따라 이 광장에 올라와 물이 빠진 후에도

강으로 내려가지 못하고 덜렁 남았더랍니다,

이에 착안한 분수가 지금의 모습이라고 합니다.

 

이곳 분수의 물은 수돗물이 아니라 옛날부터 자연적으로 솟아나는 용출수라 합니다.

물맛이 좋기로 이름난 곳으로 트레비 분수와 쌍벽을 이룬다 하네요.

그러나 분수의 물을 마시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스페인 광장을 찾는 여행자 대부분은 로마의 휴일을 떠올릴 겁니다.

이 계단에서 두 사람이 젤라토라는 아이스크림을 먹던 장면을 떠올리며 따라 하고 싶어 하지

싶은데 그러나 지금은 계단에서 음식물을 먹는 것은 법으로 금지되어 있다고 합니다.

걸리면 벌금이 엄청나다고 하네요.

사실, 계단도 광장도 평범합니다.

다만 광장의 바르카차의 분수는 명인의 작품이라 볼만합니다.

영화 때문에 계단이 유명하지 정말 멋진 예술작품은 뒷전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