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트레비 분수

2016. 9. 26. 09:00이탈리아 여행기 2015/로마

트레비 분수(Fontana di Trevi)도 로마에서는 대단히 유명한 장소라죠?

로마에는 많은 광장이 있고 광장마다 분수 하나씩은 가지고 있지요.

특히 나보나 광장은 분수가 세 개나 있는 곳이지요.

각 광장마다 있는 분수도 제각각 멋이 있습니다.

 

그러나 누가 뭐래도 로마에서 제일 유명한 분수가 바로 트레비 분수입니다.

어디 로마뿐일까요?

세상에서 제일 유명한 분수가 트레비 분수라 해도 누가 뭐라 하지 못할 겁니다.

바로크 양식의 최고의 걸작이니까요.

 

제일 유명하다는 말은 제일 아름답다는 말이기도 하지요.

정말 그 말에 태클 걸고 싶지 않습니다.

로마의 휴일에 나와서 아름다운 게 아니라 실제로 보면 감탄사가 절로 나오지요.

트레비라는 말은 세 갈래 길(Trevi)이 합쳐진 곳이라는 것에서 유래한 이름이라네요.

 

세상에 이렇게 길이 만나는 지점이 한둘이겠어요?

정말 이름을 알고 보면 허탈해지는 곳도 많습니다.

분수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데 이름 짓기 싫은 사람이 생각해 낸 이름이 아닌가 생각되네요.

그러니 트레비 분수는 우리말로는 삼거리 분수네요.

 

트레비 분수는 그 뒤에 있는 팔라초 폴리라는 건물에 덧대어 만든 조각에 분수를 설치한 것입니다.

분수의 건축 양식은 바로크 양식으로 로마에서는 가장 마지막에 만든 것이라 하네요.

1453년 교황 니콜라우스 5세의 명으로 만들었고 교황은 아우구스투스 황제가 만든 고대의 수도인

아쿠아 비루지네(처녀의 샘이라는 의미)의 수원을 천 년 만에 복원하려고 분수를 만들라고 했다네요.


그 후 1762년 교황 클레멘스 13세가 니콜라 살비에 의뢰해 지금의 모습으로 만든 것이랍니다.

신화에 등장하는 포세이돈의 아들로 반인 반어로 바다의 신인 트리톤과 대양의 신 오케아노스 등이 조각되어

분수와 아주 잘 어울리는 모습입니다.

분수 가운데는 역시 포세이돈인 넵튠이 마차 위에서 위엄을 자랑합니다.

 

이 정도의 분수를 만드는 데 30년이나 걸렸다네요.

우리나라라면 3개월이면 충분하지 싶은데...

원래 분수가 세워지기 전에는 처녀의 샘이라는 아주 작은 샘이 있었나 봅니다.

목마른 로마 병정에게 한 소녀가 나타나 이곳 샘으로 인도했다고 해서 처녀의 샘이라네요.

 

여기서 오른손에 동전을 들고 뒤로 돌아 왼쪽 어깨너머로 한 번 던지면 로마에 다시 올 수 있고

두 번 던지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세 번 던지면 그 사람과 결혼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어

여기만 오면 동전 던지기 놀이에 세계인이 함께 빠지는 곳이죠.

 

우리 같은 사람은 연인이고 결혼이고 다 물 건너 간 나이가 되었고

로마도 다시 올 이유가 없으니 어쩌면 좋겠습니까?

열 번 던지면 돌아갈 때 비행기 일등석이라도 나온다면 몰라도...

 

이 모든 게 로마 시청의 부수입만 늘어나는 일이지 싶습니다.

어디 로마 시청에서만 부수입이 생기겠어요?

이런 곳에는 늘 부수입이 아니라 주 수입을 노리는 꾼들이 제일 좋아하는 곳이잖아요.

 

역시 물이 있는 곳이라 분수 제일 가운데는 대양의 신 오케아누스의 모습이 보입니다.

두 마리 말이 끄는 조개 모양의 마차에 올라서 있고 두 마리 말을 끄는

 조각상은 바다의 신 트리톤이라고 합니다.

트리톤은 두 마리의 말을 이끌고 나팔을 불면서 바다를 항해합니다.
한 마리의 말은 고요의 바다요, 또 다른 말은 격동의 바다겠지요.

오케아누스 옆으로 두 명의 여신은 각각 풍요와 건강의 상징이라 합니다.

그 앞에 펼친 넓은 수반은 바다를 의미한다 합니다.

 

이렇게 물에 관장하는 신을 자꾸 등장시키는 이유가 당시 로마는 비만 내리면 수시로 물에 잠겨

물에 대한 공포가 있기에 물이 잔잔해지기를 기원하기 위해서랍니다.

이런 소망이 이루어져 많은 사람이 이곳에 동전을 던져 그 돈으로 수리시설을 하면 되겠네요.

파사드를 위를 장식한 네 명의 여신은 각각 사계절의 의미라 하네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이곳으로 흘러들어오는 물은 기원전 19년 아그리파가 만든 수로를 통해서 들어온다 합니다.

정말 오랜 세월 흐른 물길이었네요.

아그리파는 정말 공사의 달인이었나 봅니다.

유럽 여행에서 그가 만든 공사의 현장을 자주 보게 됩니다.

아그리파는 이때 22km나 떨어진 곳으로부터 수로를 통해 로마로 흘러온 물을 이용해

분수를 무려 160개나 만들었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