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5. 4. 08:30ㆍ이탈리아 여행기 2015/피렌체
꽃의 도시 피렌체...
바로 이 도시가 우리도 아는 르네상스를 꽃피운 그 도시가 아니겠어요?
꽃의 도시답게 백합 모양에 가운데 알약을 형상화한 메디치 가문이 있어 어린 미켈란젤로를
데려다 공부시키고 라파엘로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기에 예술의 도시가 되었지 싶습니다.
메디치 가문의 시작은 약사 출신이라 했나요?
그래서 그들의 문장에 알약을 넣었나 봅니다.
피렌체는 물로 인근 도시를 여행하다 보니 메디치 가문의 문장은 자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문장은 열쇠 두 개가 크로스로 있으니 레오 11세 교황을
배출했다는 의미로 읽어야 할까요?
이 말은 그들의 세력이 피렌체에 국한되지 않고 이 주변 멀리까지 힘을 썼다는 말이겠지요?
르네상스의 요람이며 메디치 가문의 고향인 이곳 피렌체는 도시 자체가 박물관이자
아름다운 예술작품입니다.
이곳에서 태어나고 예술활동을 함으로 아름다운 문예 부흥을 이끌었던 많은 예술가는
그 자체가 그 이상의 작품이며 이탈리아에서 꼭 봐야 할 3대 명품인 콜로세오와 피사의 사탑
그리고 나머지 하나가 브루넬레스키의 역작이라는 두오모의 큐폴라가 아니겠어요?
콜로세오는 누가 뭐래도 대단한 건축물이지만, 피사의 사탑은 사실 부실공사의 결과가
아닌가 생각되며 그런데 큐폴라는 시대적으로 가장 늦은 시기의 건축물임에도 불구하고
3개 명품 중 하나라고 하니...
그런 큐폴라를 보는 방법 중 한 가지가 바로 여기 미켈란젤로 언덕 위에서 바라보는 것입니다.
정말 여기서 시내를 바라보면 보이는 것은 왕 뚜껑뿐입니다.
물론, 아래서 올려다보는 방법도 있고 위의 사진처럼 조토의 종탑에 올라서 바라보는 방법도
있지만... 바라보는 여러 가지 방법에 따라 두오모의 큐폴라가 얼마나 위대한
작업이었는지 알 수 있을 테니까요.
2015년 10월 12일 월요일의 이야기입니다.
숙소에서 아침을 일찍 먹고 배낭을 숙소에 맡기고 나옵니다.
오늘은 일찍 피렌체 두오모 큐폴라와 종탑 두 곳을 올라보고 세례당과
두오모 지하 성당도 둘러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시에나에 가려고 합니다.
그러니 바쁜 날이기에 아침부터 서둘렀습니다.
예술에 관심이 많거나 조예가 깊은 사람은 여기가 꿈의 도시겠지만,
우리 같은 사람은 조금 부지런만 떨면 하루하고 반나절을 보니 충분했습니다.
일찍 나온 이유는 8시 30분부터 오픈하는 종탑과 두오모 큐폴라에 올라가기 위해서입니다.
어제 낮에는 올라가려는 사람이 많아 대기시간이 상당히 길어 짧은 여행에 아까운 시간을
기다리며 낭비하기 싫어 포기하고 다른 곳부터 구경하고 아침 일찍 올라가려고 합니다.
표 파는 곳은 두오모 앞에 보이는 세례당 북문 건너편 안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위의 사진 왼쪽에 보이는 GIOTTO라고 쓴 작은 문이 매표소 입구로 안으로 조금 들어가면
표를 파는 곳이 있습니다.
이 표로는 두 곳 꼭대기에 오를 수 있고 세례당과 두오모 지하 박물관과 두오모 뒤에 있는
박물관까지 들어갈 수 있는 표입니다.
우선 조토의 종탑부터 올라가렵니다.
위의 사진처럼 이른 아침에는 역시 예상대로 기다리는 사람이 전혀 없이 바로 올라갑니다.
시간이 넉넉하지 못한 여행자는 아침 일찍 이곳을 오르면 되겠습니다.
1334년 조토가 설계했으나 기초공사만 마친 후 사망함으로 완공을 보지 못하자 그의 제자
피사노와 탈렌티가 1359년에 완공한 종탑으로 그 높이가 84m에 이른다 합니다.
성당과 마찬가지로 흰색, 녹색 그리고 붉은색의 대리석을 조화롭게 사용해 만듦으로
성당과 아주 잘 어울립니다.
한 면에 4개씩 모두 16개의 조각상은 주교나 예언자를 그린 것이라죠?
올라가며 중간마다 작은 창 사이로 보이는 큐폴라의 모습도 보기 좋습니다.
그런데 여기도 낙서가 많습니다.
그것도 한글 낙서...
이곳에 낙서를 하니 그렇게 자랑스러운가요?
전체 계단의 숫자가 414개라 하니 마음 단단히 먹고 올라가야 합니다.
종탑과 두오모 두 군데 모두 올라가 보면 좋겠지만, 힘이 들어 한 곳만 올라간다면
개인적으로 종탑을 추천합니다.
왜?
종탑에서 아름다운 두오모 꼭대기와 그 주변 풍경을 한꺼번에 볼 수 있으니까요.
두오모에 오르면 종탑의 정상은 그리 감동을 주지 못하잖아요.
조토의 종탑 높이가 두오모의 높이보다 조금 더 높습니다.
그러나 설계만 했던 종탑은 건축 과정에 설계와는 다르게 많이 변형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면 엄밀하게 종탑의 이름을 조토의 종탑이라고 하면 안 되는 것 아닌가요?
그럼 뭐라고 하느냐고요?
그것도 그렇네요. 나 원 참!!!
사진 몇 장 더 보며 오늘 이야기를 끝내겠습니다.
이제 종탑을 내려와 건너편에 보았던 두오모 큐폴라에 또 올라가려고 합니다.
피렌체는 고난의 등반입니다.
하나라도 더 보기 위해서는 이 정도의 수고는 해야 하지 않겠어요?
그러나 두 곳 모두 올라가지 않고도 피렌체 구경을 하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아침에는 두 곳에 오르려는 여행자가 많지 않기에 기다리지 않고 바로 올라갈 수 있지만,
나이가 들어 이렇게 높은 곳을 걸어서 올라가려니 쉽지가 않습니다.
피렌체를 제대로 즐기려니 만만한 곳이 아니었습니다.
아직 무릎이 버틸 수 있어 고마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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