템플로 데보드(Templo de Debod)

2016. 3. 22. 08:30스페인 여행기 2014/마드리드

물 위로 떠 있는 듯한 아주 멋진 조형물이 보입니다.

무슨 의미로 만든 조형물일까요?

조형물이 아니고 템플로 데보드라는 데보드 신전이라네요.

신전 주변에 만든 연못이 잔잔해지면 아주 예쁜 반영이 생기지 않겠어요?

 

이 신전은 스페인의 신전이 아니라 이집트의 신전인데 이집트 신전이 통째로 이렇게

남의 나라에 이사한 일이 세상에서는 몇 곳 있다고 하지요.

그 사연이 궁금합니다.

 

오늘 이야기는 먼저 템플로 데보드(Templo de Debod)라는 곳을 찾아간 이야기입니다.

위치는 에스파냐 광장 바로 옆에 있습니다.

약간 언덕을 올라가야 하네요.

 

주변에 왕궁도 있고 산책하기도 훌륭한 곳입니다.

이곳은 주변이 모두 탁 트인 곳으로 주변 풍경도 좋아 마드리드에서는 제법 괜찮은 곳입니다.

 

1972년에 만든 것으로 이곳 스페인과는 아무 관련도 없는 오래된 유적입니다.

이 신전은 틀림없이 이집트의 진짜 신전이라 합니다.

그렇다면 스페인이 무적함대를 거느리고 한때 목에 힘을 줄 때 강탈해온 것은 아닌가요?

 

아니랍니다.

단언컨대 아니랍니다.

그럼 무슨 이유로 이곳에 덜렁 앉아있단 말인가요?

 

데보드 신전은 이집트의 누비아 지역에 있던 신전으로 그 지역이 아스완 댐의 건설로 말미암아

모두 수몰 위기에 처하자 스페인이 당시 이집트를 지원해주었다고 해

1968년 감사의 표시로 기증한 신전이랍니다.

통째로..

 

당시 아부 심벨 대신전과 필레 신전, 데보드 신전 등 많은 유적이 수몰의 위기에 처했답니다.

이집트로는 기술적으로나 경비 문제로 속수무책으로 손 놓고 오직 세계를 향해

구원의 손을 내밀었다고 합니다.

 

이때 스페인이 앞장서 도와주어 아부 심벨 대신전은 무사히 살아나게 되었다고 하네요.

그러나 스페인은 그때뿐만이 아니라 이전부터 이집트의 유적에 재정적인 지원과

고고학적인 연구 지원을 계속하고 있었기에 이집트는 그 고마움의 표시로

데보드 신전을 통째로 기증하기에 이르렀다지요?

만약, 그대로 두었다면 지금 물 속에 잠겨 물고기가 섬기는 수중 신전이 되었겠지요.

 

그런 일로 이집트를 구경하지 못한 우리도 이집트 신전을 들어가 보게 됩니다.

위의 모형은 아마도 수몰 직전의 나일 강의 모습으로 보입니다.

강을 따라 무척 많은 신전이 보입니다.

이렇게 많은 신전이 사라지는 마당에 여러 개 살리고 이것 하나 기증한다고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았겠네요.

 

기원전 2세기경 이 지역을 다스리던 아디칼라마니(adikhalamani)왕이 신전 건설을 시작했으며

신전이 완성된 것은 로마 황제 아우구스투스, 티베리우스, 하드리아누스 황제 시대를 거치며

완성되었다고 알려졌다네요.

그러니 이집트 신전 중에는 가장 최근에 지었다는 의미네요.

 

지금 이곳을 옮겨 4년여의 공사 끝에 공원을 조성해 전시해놓고 있습니다.

그러니 나일 강 변에 한가하게 있다가 혼잡한 마드리드 시내 한가운에 우뚝 솟아있습니다.

이렇게 오랜 유적도 그 앞날을 알 수 없네요.

 

이 신전은 2.200여 년 전에 만든 신전으로 무척 오래된 신전이라네요.

그런데 조상의 유산인데 이렇게 아무에게나 기증해도 되겠습니까?

그대로 두어 수몰되면 안 되겠지만, 다른 곳으로 옮겨놓으면 될 텐데...

 

위의 모습은 수몰되기 전 이집트에 있던 모습으로 폐허로 변하기 바로 전으로 보입니다.

수몰되어 물 속에 있는 것보다는 오히려 여기에 안전하게 보호받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네요.

 

신전이라고 하는 작은 건물이 있고 그 건물 앞으로 두 개의 문을 일렬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주변에 물을 가두어 연못을 만들고 보호받고 있어 보기에도 좋습니다.

이곳은 파란 하늘과 어울려 사진 찍기에 무척 좋은 장소네요.

 

낮은 낮대로 좋지만, 밤에는 조명을 밝혀 또 다른 풍경을 연출한다고 하니

시간이 있는 분은 두 번은 방문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신전 내부는 수많은 조각이 새겨져 있습니다.

주로 신에게 공양하는 모습입니다.

위의 사진처럼 선명한 것도 있지만, 조각의 대부분은 어둡고 무척 흐립니다.

 

데보드 신전의 내용은 파라오였던 모로에 아디칼라마니(adikhalamani)가 신들의 왕인

아문과 호루스 신의 어머니이며 오시리스 신의 누이이자 아내인 이시스 여신을 기리기 위해

지은 신전이라 합니다.

 

신전 내부를 장식한 신을 모셨던 모습을 몇 장 여기에 옮겨봅니다.

두 사람의 모습이 보이고 왼쪽에 의자에 앉은 사람은 신들의 아버지라는 아문(Amun)입니다.

오른쪽의 사람은 아디칼라마니(adikhalamani) 왕으로 쟁반에 빵을 담아 공양하는 모습입니다.

 

위의 사진은 세 사람의 모습이 보입니다.

제일 왼쪽은 여신인 테푼트(Tefunt)이며 가운데 보이는 신은 아렌스누피스(Arensnuphis)로

오른쪽의 아디칼라마니(adikhalamani)왕이 공양하는 모습을 부조로 나타냈습니다.

 

오른쪽의 아디칼라마니(adikhalamani)왕이 신의 아버지인 아문과 여신인 무트(Mut)에게

우유가 담긴 항아리 두 개를 들고 공양하는 모습입니다.

이런 모습을 볼 때 신에게 공양하는 음식은 빵과 우유나 과일 등

인간이 즐겨 먹는 그런 음식입니다.

 

이번 사진의 모습도 같은 모습입니다.

다만, 공양하는 음식이 포도주(또는 향유)가 담긴 술잔을 공양한다는 것이죠.

신은 오른 손에 영원한 생명을 의미하는 앙크라는 열쇄같은 것을 들었고

왼손에는 권력의 상징인 지팡이를 든 모습입니다.

 

이번에는 음식이 아니라 정의를 상징하는 작은 조각품을 아문에게 올리는 모습입니다.

조각품이 수탉의 모습처럼 보이네요.

그 아래에는 고대 이집트 상형문자인 히에로글리프가 보입니다.

 

이번에는 좀 특이한 모습입니다.

왼쪽의 아디칼라마니(adikhalamani)왕이 오시리스(Osris)와 이시스(Isis)에게

목걸이를 공양하는 모습입니다.

여신도 목걸이 같은 것을 공양하면 좋아하나 봅니다.

 

이번에는 술과 향을 바칩니다.

타악기도 바칩니다.

인간이 좋아하는 것은 빠지지 않고 모두 바칩니다.

 

음식도 엄청난 양을 바치네요.

신은 대식가인가요?

결국, 신전의 내용은 주로 공양의 모습입니다.

만약, 신이 실제로 저런 것을 모두 받아 소비했다면 인간은 굶주림 때문에 살아남지 못했을 겁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신전 내부 관람은 무료입니다.

내부 자체는 크지 않습니다.

월요일만 휴관이고 나머지 날은 동절기나 하절기에 따라 다르고 요일별로 조금 다르지만,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는 관람이 가능하고 오후는 요일에 따라

오후 4시 이후라 편차가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