넵튠 분수의 청동상과 기울어진 사탑의 도시

2016. 1. 20. 08:00이탈리아 여행기 2015/볼로냐

위의 사진은 청동으로 만든 네투노 분수(Fontana del Nettuno)의 넵투누스입니다.
기단 위로는 트리아이나라는 삼지창을 든 포세이돈 그러니까 이탈리아에 와서 이름이

넵투누스라고 바뀐 포세이돈이죠.

원래 신도 그리스에서 살다가 집을 떠나면 그런 취급받습니다.

해신(海神)이라면 우리나라에서는 장보고?

 

아마도 볼로냐를 찾아온 관광객이라면 이곳 네투노 분수를 찾지 않은 사람이 없을 것이고

이 앞에 서서 기념사진 한 장 찍지 않은 사람은 없지 싶습니다.

헉! 기념사진 찍지 않은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접니다.

만약, 인증 사진을 찍어 올리면 민폐라고 난리가 납니다.

 

이 부근에 공장이 있는 마세라티 자동차에서는 저기 보이는 삼지창을 포세이돈이

상표 등록하지 않았다고 무단으로 사용하고 있지요.

포세이돈이 바다에서나 힘쓰지 땅에서는 소송도 하지 못할 것 아니겠어요?

아마도 여기 네투노 분수를 구경하고 마세라티 자동차의 심벌 마크를 만들었지 싶네요.

 

분수 아래로 눈이 내려가는 순간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듭니다.
헉!!! 아줌마! 왜 그래~~

무척 아름다워 치명적이라고 소문이 자자한 바다의 요정 세이렌(Seiren)으로 생각되는

조각상이 그 아래 있습니다.

 

반대편은 다른가 하여 돌아가서 사진을 또 찍어보았습니다.
그곳에도 마찬가지로 네 귀퉁이에 돌아가며 요염한 자세로 사내의 시선을 빼앗아버립니다.

야하다고 하면 佳人의 예술 감각이 없다고 할 테니까 예술성이 아주 높은 자세입니다.

외설과 예술의 경계는 어디입니까?

 

분수의 물이 나오는 위치가 아무리 생각해도 야합니다.

바로 세이렌이 젖꼭지를 손으로 짜서 나오게 했고 아이가 돌고래를 고문하며 거꾸로 들어 올려

주둥이로 나오게 했다는데 늦가을 철이라 분수 가동을 멈추어버렸습니다.
그래도 오줌 싸는 동상의 아이처럼 넵튠의 고추에서는 물이 나오지 않는다 합니다.

 

교황 피오 4세의 명령으로 1566년 잠볼로냐(Giambologna)가 만든 청동으로 만든 조각상입니다

교황은 자신의 권위를 생각해 만들라 했지만, 좌파 성격이 강한 도시이기에

일부러 이렇게 만든 게 아닐까요?

세이렌 조각상 위로 이 근방에서 한가락했던 가문의 문장이 보입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호빵처럼 생긴 타원형 문장은 바로 메디치 가문의 문장이죠.

 

지금 우리는 어디에 있고 어디를 보아야 할까요?
잠시 볼로냐 중심지의 지도를 살펴보고 갑니다.

하늘에서 본 볼로냐 중심가는 그야말로 붉은색의 도시입니다.

 

볼로냐를 일컫는 말 중 탑의 도시라고도 부른다지요?

중세 많았을 때는 200여 개나 되었다는데 지금은 60여 개만 남았다 합니다.

그중 많은 사람이 찾는 탑이 바로 아시넬리 가문이 세운 아시넬리 탑과

48m의 가리센다 탑이라 합니다.

관광의 중심지라는 마조레 광장에서 멀지 않은 곳이라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탑이 볼로냐에 많이 생기게 된 이유가 재미있습니다.

12~13세기경 볼로냐에서는 귀족파와 황제파가 주도권을 놓고 피비린내 나게 싸웠답니다.

당시 이렇게 탑을 세우게 된 이유도 바로 그런 투쟁의 결과물이라네요.

서로 경쟁하기 위해 탑을 더 높이 쌓는 경쟁을 했다 합니다.

결국, 탑의 높이는 권력의 높이와 같았다는 말이 되나요?

 

볼로냐에서는 귀족파가 황제파를 누르고 권력의 주도권을 쥐었다 합니다.

가리센다 탑보다 아시넬리 탑이 더 높아 그 높이가 97m에 이른다지요?

탑 내부에 나무로 계단을 만들어 꼭대기에 올라 시내 구경을 할 수 있네요.

 

그 계단의 숫자가 500개에서 2개가 빠진다네요.

혹시 500개로 계단을 만들라 했는데 만들며 숫자를 세다가 2개를 빼먹은 게 아닐까요?

가리센다 탑은 상당히 기울어 쓰러질 듯합니다.

원래 높은 탑이었으니 건설 도중 기울기 시작해 중단했다고도 하고 탑의 안전을 위해

기울기 시작하자 윗부분을 제거했다는 말이 있습니다.

피사의 사탑만 유명한가요?

이곳의 가리센다 탑도 사탑이기에 유명합니다.

 

수직에서 3.2m나 기울어 올라갈 수 없습니다.

아시넬리 탑도 수직에서 1.3m나 기울어 두 탑 모두 사탑인 셈입니다.

위의 사진은 옆에서 두 탑을 일직선으로 바라보고 찍은 사진입니다.

 

탑의 아랫부분입니다.

여러분이 보시기에도 왼쪽이 많이 가라앉았지요?

서로 다른 생각을 하는 집단이 서로 헐뜯고 싸우지 말고

 이런 방법으로 경쟁하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여기 볼로냐에서는 탑 쌓기로 경쟁했나 봅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이탈리아 남자들은 볼로냐를 3T의 도시라 부른다네요.

하나는 탑이 많기에 탑을 의미하는 Torre와 볼로냐의 명품 파스타인 송편 모양의

토르텔리니(Tortellini),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여자의 젖가슴을 의미하는 텟테(Tette)랍니다.

볼로냐 여자의 젖가슴은 네투노 분수의 세이렌처럼 미인에 풍만한 젖가슴을 지녔다 합니다.

확인해보았느냐고요?

볼로냐 귀신이 되려면 무슨 짓을 못하겠어요. 그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