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데나에서 포르티코(Portico)의 도시 볼로냐로

2016. 1. 8. 08:00이탈리아 여행기 2015/볼로냐

이제 모데나 구경을 모두 마치고 포르티코(Portico)의 도시라는 볼로냐로 돌아갑니다.

사실, 모데나 다른 곳도 더 구경하고 싶었으나 볼로냐도 구경거리가 많다고 해 볼로냐로 돌아갑니다.

모데나에서 볼로냐행 기차는 수시로 다니기에 굳이 시간을 보면서 기차역으로 갈 필요가 없네요.

 

모데나는 관광객조차 별로 보이지 않는 아주 한가한 도시였습니다.

그만큼 구경거리가 많지 않다는 의미기도 하지요.

그러나 자동차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꿈의 도시요, 꼭 들러보고 싶은 곳이지 싶습니다.

 

그리고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대성당 두오모는 외부 모습은 평범했지만,

그 안을 장식한 조각은 아름다웠습니다.

특히 위의 사진에 보이는 성 세바스찬은 Dosso Dossi의 유화작품은 대단히 유명한 그림이라

하고 르네상스 시대에 페라라 화파로 본명은 조반니 루테리라고 합니다.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모데나에서 보았던 성당을 안팎으로 장식한 두 장의 사진이 자꾸

떠오르는데 위의 사진 중 왼쪽의 조각은 성당 안의 기둥 아래를 장식한 것으로

기둥을 받치는 모습이 아주 우스꽝스럽고 또 하나는 오른쪽 사진으로 창문 위의 아치에 보이는

손가락 모습이 암시하는 바를 알지 못하겠습니다.

손가락을 잘못 구부리면 큰일일 텐데...

 

볼로냐 역에서 내려 구시가지 중심으로 걸어 들어갑니다.

기차역 광장 부근이 옛날 볼로냐 성벽이 있는 것으로 보아 여기부터가 구시가지가 아닐까요?

볼로냐도 넓이가 크지 않아 모두 걸어 다니면 구경할 정도입니다.

 

볼로냐 첸트랄레역 광장을 건너 약간 왼쪽으로 가면 남으로 이어지는 큰 거리가 보입니다.

이 거리를 볼로냐의 메인 거리라 해도 되겠네요.

볼로냐는 구시가지로 찾아가는 방법이 무척 간단합니다.

 

그 거리의 끝이 마조레 광장으로 구경거리 대부분은 바로 이 광장을 중심으로 있기

때문인데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천천히 걸어서 20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습니다.

볼로냐 첸트랄레 역으로부터 네투노 분수가 있는 곳까지 길이가 2km 정도나 될까요?

 

기차역에서 인디펜덴차 거리로 들어서는 곳에 성벽이 보이고 그 앞에 큰 문이 하나

보이는데 문 이름이 Porta Galliera라네요.

그 건너편이 바로 버스 터미널입니다.

볼로냐의 성문은 모두 12개였다는데 지금은 9개만 온전히 남아있다고 하네요.

 

성벽 안쪽으로 언덕이 있고 그 언덕 위로 Parco Montagnola라는 공원이 있네요.

이 성벽은 볼로냐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세운 것으로 그 길이가 7.6km나 된다고 하네요.

지금은 외곽도로를 낸다고 성벽 대부분을 헐어버리고 흔적만 남았습니다.

 

거리의 끝은 마조레 광장(Piazza Maggiore)으로 그 길로 이어지는 도로를 인디펜덴차

거리라 하며 이 거리로 들어서면 처음 눈에 띄는 게 바로 포르티코(Portico)라고 부르는

주랑 아케이드입니다.

회랑이라고도 부르는 포르티코(Portico)는 처음부터는 없었다 합니다.

 

회랑이 생기게 된 이야기가 재미있습니다.

볼로냐에 이런 회랑이 많은 이유는 여기서 장사하던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더 넓게 사용하려고

건물 안에서 작업하고 그곳에서 만든 물건을 상가 앞쪽에 내놓고 손님 호객행위를 시작하며

장사를 하기 시작했다 합니다.

그러다가 눈비를 피할 목적으로 나무를 덧대어 건물 앞으로 차양처럼 만들기 시작했다네요.

 

처음 시작한 가게를 따라 하나둘 건물에 덧대어 도로로 나오기 시작하자

서로 경쟁적으로 상가 앞을 자기 땅처럼 물건을 내놓기 시작했을 겁니다.

이런 문제는 비단 여기만이 아니지 싶습니다.

 

그러다 보니 온통 시내 전체가 혼란스러워져 볼로냐 정부에서 법으로 "노점상을 허용하되

회랑을 만들어라"라고 하며 지금의 아름답고 특이한 볼로냐의 회랑이 시작되었다 하네요.

회랑의 높이도 2.66m로 말을 탄 체 통과할 수 있는 높이라 하네요.

 

또 다른 이유로는 볼로냐 대학 때문이라고 합니다.

유럽에서는 가장 오래된 대학이고 유명한 대학이기에 유럽 전역에서 학생이 모여들기

시작했으며 그러다 보니 학생을 도시에서 모두 수용하기가 어려워져 아래는 회랑을 만들어

사람이 다니게 하고 그 위로 건물을 더 올릴 수 있도록 해 더 많은 학생을 수용하게 되었답니다.

 

그 덕분에 볼로냐 대학은 당시 캠퍼스가 변변치 못하여 많은 학생에게 강의할 장소가

따로 없었기에 이렇게 회랑 아래서 야외 수업도 많이 이루어졌다 하네요.

 

좌우지간 볼로냐 시내의 회랑 길이가 모두 40km나 된다고 하니

회랑의 도시라 불러도 누가 반대할 사람이 없지 싶네요.

말이 40km 지 작은 중세도시에서 상상이나 가는 거리인가요?

여행을 하다 보니 정말로 이상한 곳도 구경합니다.

 

길을 걷다가 TIM 매장이 보입니다.

어제 베네치아에서 유심칩을 사려고 했는데 품절이라 사지 못했습니다.

물어보니 28유로에 5기가의 데이터를 제공한다고 하네요.

로밍보다는 무척 저렴합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해외여행에서 로밍은 너무 비싸 1주일 이상만 되면 도착한 나라의

유심칩으로 사서 사용하는 게 훨씬 유리합니다.

그런데 이 나라 사람은 일 처리하는 시간이 무척 오래 걸립니다.

간단한 칩 하나 판매하는데 30분도 더 걸리네요.

그게 여유라고 하겠지요.

우리나라 사람에게 유심 칩 하나 사는데 그만한 시간은 무척 긴 시간입니다.

인내하는데 고통이 따릅니다.

우리 같은 여행자에게 뭣이 중헌디?